전문은 역사적 연혁 보여주는 공간, 기본 원리 충돌 안 해
전문 길어진다는 우려, 큰 문제 없어
동서 아우르는 상징성 주목, 전문 전체 재정비 접근도 제안
대구 두류공원에 위치한 2·28민주운동 기념탑. 김현목기자
'대구 2·28민주운동'의 헌법 전문 수록 여부와 관련해, 지역 헌법학자들은 "일부에서 우려하는 헌법적 가치 훼손이나 작동상의 문제는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대구 2·28은 대한민국 민주화운동의 효시이자, 4·19혁명의 도화선이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
계명대 최우정 교수(경찰행정학과 헌법전공)
계명대 최우정 교수(경찰행정학과 헌법전공)와 배병일 전 영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법 전문 성격을 '상징적 선언'으로 규정했다. 직접적인 규범력을 갖기보다는 국가 정체성과 헌법이 형성돼 온 역사적 맥락을 보여주는 기능이 핵심이라는 것.
최우정 교수는 "헌법 전문은 우리 헌법이 형성돼 온 연혁과 정체성을 드러내는 영역"이라며 "2·28이 포함된다고 해서 헌법 안정성이나 기본 원리에 영향을 주진 않는다"고 했다. 이어 "헌법재판소도 전문 자체 규범력은 제한적으로 보지만 기본 원리는 해석의 기준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헌법 전문은 그만큼 상징성과 방향성을 드러내는 성격이 강하다는 의미다.
배병일 전 영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배병일 전 교수는 일각에서 제기된 전문 길이가 늘어나는 것에 대해 "헌법 전문의 길고 짧음이 헌법 가치에 영향을 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 헌법도 전문이 상당히 긴 경우가 적지 않다"며 "길이는 본질적인 쟁점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최 교수는 "사건마다 별도 부연 설명을 달 필요 없이 '2·28, 3·15, 4·19, 5·18 민주이념'과 같이 쉼표(,)를 활용한 병렬 구조를 택하면 된다"고 제안했다. 이 방식을 도입할 경우, 전체 문장은 반 줄 정도만 늘어날 뿐이다. 헌법의 간결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역사의 맥락을 모두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두 교수는 2·28 헌법 전문 추가가 헌법 작동 원리와 직접 충돌하지 않는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자유민주주의·국민주권·기본권 보장 등 헌법 핵심 원리는 조문 체계에 따라 작동해서다. 전문에 역사적 사건이 추가된다고 해서 법적 효력이 변하는 것은 아니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오히려 민주주의 형성 과정의 맥락을 보다 충실히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2·28이 포함되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최 교수는 "4·19, 5·18과 2·28을 병기하면 민주적 기본질서가 형성된 흐름을 더 입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며 "동서 지역을 아우르는 상징성도 갖는다"고 강조했다.
다만, '포함 가능성'과 '현실적 추진'은 구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최 교수는 "헌법 개정은 국민투표를 거쳐야 하는데 결국 국민적 합의가 가장 중요하다"며 "사회적 공감대 없이 추진되면 오히려 갈등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배 교수도 "현재 논의처럼 특정 문구만 고치는 방식보다는 헌법 전문 전체를 재정비하는 접근이 필요하다"며 "산업화와 국가 형성 과정까지 폭넓게 담는 게 헌법 정신을 더 충실히 반영하는 방식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현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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