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우울증을 머리에 헤드세트를 씌워 치료하는 방법이 나왔다. 우울증 등 정신질환자의 머리에 '가정용 경두개 직류전기자극(tDCS) 헤드세트'를 씌우는데 이것은 뇌에 약한 직류전기를 보내 신경세포를 활성화하는 장치다. 우울증은 신경 연결에 장애가 와서 생긴 증상으로 약한 전기로 뉴런을 '간질여 주면' 뇌의 전반적 기능이 활기를 띤다. 놀랍게도 뇌의 '공용어'는 전기다. 뇌가 자기 펄스, 초음파, 적외선 등의 신호를 받더라도 그것을 꼭 전기 펄스로 바꿔서 쓴다.
경련을 유도하는 전기경련요법(ECT)은 일찍이 1938년 이후 폭넓게 사용되어 왔지만 이것은 일시적인 기억력 저하, 두통 등 후유증이 있다. 1980년대 이후론 우울증 등에 SSRI라는 항우울제 약물을 써오고 있다. 미국인 6명 중 한 명이 이 약물에 의존하는데 여기도 부작용이 있다. 정신의학계는 이 헤드세트 요법으로 그런 약물에서 벗어나는 획기적인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조현병, ADHD, 뇌졸중으로 인한 마비, 다발성 경화증, 섬유근육통, 심지어 코로나19로 인한 후각상실 같은 증상에도 효과를 기대하며 연구 중이다.
영국에서는 처방 없이도 이 헤드세트를 개당 530달러에 살 수 있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도 이것의 사용을 일부 허가하였는데 이 조치는 장차 이 헤드세트 연구에 문을 활짝 열어놓은 셈이다. 그러나 아직은 그 효과가 미미하여 플라시보 효과 이상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최근에는 뇌의 회로를 '자기 펄스'로 자극하는 경두개자기자극술(TMS)이 더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하지만 이것은 꼭 병원에 가야 하는 불편이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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