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총리 방문, 국제 외교 도시로 성장 가능성…엘리자베스 여왕 다녀간 퀸스로드도 재조명
줄불놀이 즐긴 하회마을, 도산서원 등 한국 전통미 오롯이 즐길 수 있어 일본 관광객 증가 기대
한일 정상회담이 경북 안동에서 열리면서 '가장 한국적인 도시' 안동의 국제적 위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방문 이후 세계 주요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졌던 안동이 이번에는 한일 외교의 무대로 선택되며, 동아시아 문화교류 거점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19일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안동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안동 도심과 주요 도로에는 일본 다카이치 총리 방문과 한일 정상회담을 환영하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이번 회담은 한일 셔틀외교가 지방 도시로 확장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여섯 번째 한일 정상회담이자 다카이치 총리 취임 후 세 번째 정상 간 만남이다.
안동은 한국 유교문화의 본산이자 '한국정신문화의 수도'로 불린다. 퇴계 이황의 학문 정신이 깃든 도산서원과 병산서원, 600년 전통의 하회마을은 안동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대표 문화유산이다. 하회별신굿탈놀이와 유교책판 등 세계적으로 가치를 인정받은 유산도 보유해 안동은 유네스코 3대 유산 분야를 아우르는 역사문화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정상회담 이후 두 정상의 친교 일정이 하회마을에서 이어진 점도 눈길을 끈다. 만찬 장소는 하회마을 내 한옥 숙소인 락고재로, 전계아와 안동한우 갈비구이, 안동소주 등 지역 전통 음식과 전통주가 나왔다. 하회마을 나루터 일원에서는 선유줄불놀이도 펼쳐져 안동의 전통미를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안동은 1999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방문을 통해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여왕이 하회마을에서 생일상을 받은 뒤 안동은 국제적인 전통문화 관광지로 주목받았다. 여왕이 다녀간 길은 '퀸스로드'로 불리며 유명 관광자로 자리 잡았다.
지역 관광업계는 이번 한일 정상회담이 일본 관광객 유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회마을과 도산서원, 봉정사, 월영교 등 전통문화 자산에 줄불놀이와 종가음식, 안동소주 같은 체험형 콘텐츠를 결합하면 체류형 관광지로서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안동이 '가장 한국적인 도시'를 넘어 세계인이 찾는 전통문화도시로 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박종진
정운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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