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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조 단위 공약’ 쏟아지는데 민심은 ‘전월세·물가’ 비명

2026-06-02 09:04

대구시장 선거를 바라보는 온라인 민심은 비명에 가깝다. 거창한 국책사업에 대한 희망 대신, 팍팍한 현실에 대한 분노와 피눈물 나는 호소가 주를 이루고 있다. 영남일보가 대구시장 후보 관련 네이버 및 다음 뉴스, 유튜브 영상에 달린 댓글 37만여 건을 인공지능(LLM·대규모 언어모델)으로 정밀 분석한 결과, 시민들이 쏟아낸 '진짜 결핍'의 압도적 1, 2위는 '전월세'와 '물가'였다. '전세 씨가 마르고 월세가 폭등해 신혼부부들이 갈 곳이 없다', '줄폐업에 물가 폭등인데 각자도생하자'는 절규가 댓글 창을 채우고 있었다.


더 충격적인 것은 후보 캠프의 안일한 인식이다. "온라인 댓글은 유권자 개인의 고충일 뿐, 신공항 같은 큰 틀의 의제를 좇아갈 수밖에 없다"거나 "시민들이 체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는 식의 답변은 심히 우려스럽다. 시민의 절박한 생존 문제를 애써 외면하고, 자신들이 짜놓은 거대 담론에 민심을 억지로 뜯어 맞추겠다는 의도나 다름없다. 후보들의 핵심 공약에 대한 반대가 찬성보다 최고 2.3배나 높게 나타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물론 온라인 댓글은 감정을 가진 유권자들의 과표집된 목소리일 수 있다. 표본추출 방식의 차이로 인해 거시적인 여론조사 수치와 괴리가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무미건조한 답변 중심의 여론조사와 달리 댓글 창은 익명의 공간에서 터져 나온 날것 그대로의 목소리다. 후보 캠프가 '개인의 하소연'으로 치부하며 거대 담론만 좇는 것은, 통계 착시에 숨어 진짜 민심에 눈감아버리는 행위이다. 거창한 공약 이전에 당장 내 삶부터 나아져야 한다는 시민들의 외침을 외면하는 정치는 존재 이유가 없다. 대구의 미래를 바꿀 거대 공약도 중요하지만, 바닥 민심의 경고를 무시하는 후보 또한 대구시장 자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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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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