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은 왕을 상징한다. 왕의 얼굴, 의자, 의복을 용안(龍顔), 용상(龍床), 용포(龍袍)로 존칭한다. 임금의 노여움은 역린(逆鱗)으로 표현했다. 역린은 용의 턱 아래 거꾸로 난 비늘이다. 신화 속의 동물 용을 통해 왕의 권위와 통치권을 신성시하고, 나라의 수호자 이미지를 각인했다. 신라 문무왕은 죽은 후에 '동해의 호국대룡' 칭호를 얻었으며, 호국 피리 만파식적 설화에도 용이 등장한다. 미르는 용의 순우리말이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땐 미르재단의 명칭이 의혹을 더 키웠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용띠여서다.
잠룡(潛龍)은 '하늘에 오르지 못하고 물속에 숨어있는 용'이란 뜻이다. 왕위에 오르지 못한 임금 후보군을 일컫는 말로도 쓰인다. 6·3 지방선거 후보 중에도 잠룡이 여럿 있다. 김부겸·한동훈·오세훈·조국 등이다. 이들에겐 당락이 절대 변수다. 당선되면 대선 가도에 안착할 추동력을 확보하겠지만, 낙선하면 대권 궤도에서 밀려날 개연성이 크다.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는 영남 출신 진보정당 주자라는 강점이 있다. 이재명 대통령처럼. 거기다 초박빙 판세로 전국 인지도를 높였다. 한국일보-한국리서치 여론조사에선 범여권 대선 주자 중 역량 평가 1위에 올랐고, 호감도 역시 선두였다. 한동훈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는 인지도가 압도적인데 비해 호감도는 낮았다.
잠룡들이 하나같이 오차 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양상도 흥미를 더한다. 도무지 예측 불가다. 6·3 선거에서 잠룡의 기량과 성적을 보는 건 색다른 관전 포인트다. 박규완 논설위원
박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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