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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부모를 기다리는 아이들

2026-06-11 06:00
조윤화기자〈사회1팀〉

조윤화기자〈사회1팀〉

"다 커서 입양된 아이들은 부모 눈치를 많이 봅니다. 아이가 부모를 편하게 대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미어지죠. 입양은 하루라도 빨리 이뤄져야 합니다."


최근 공적 입양체계 시행 이후 현장 변화를 취재하며 만난 한 입양 부모가 건넨 말이다. 그의 말 속엔 제도 변화에 따른 불만보다, 아이가 하루라도 빨리 안정된 가정을 만나야 한다는 안타까움이 짙게 묻어났다.


우리나라는 그간 민간 기관 중심으로 입양 업무를 운영해 왔다. 하지만 이른바 '정인이 사건' 이후 입양 과정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커졌다. 결국 지난해 7월부터 국가와 지자체가 중심이 되는 공적 입양체계가 본격 시행됐다. 아이의 안전과 권리를 두텁게 보호하자는 취지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문제는 현장상황이다. 제도 변화로 입양 업무 주체는 지자체와 공공기관으로 옮겨갔지만, 현장에선 여전히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가장 큰 난관은 절차 지연이다. 국가아동권리보장원에 따르면 공적 입양체계 도입 후 지난 4월까지 입양이 최종 완료된 사례는 단 1건에 그쳤다.


이 혼선의 가장 큰 피해자는 입양을 기다리는 아이들이다. 행정 절차가 지연될수록 아이들은 가정이 아닌 시설에서 더 오래 머물러야 한다. 영유아기 아이들에게 몇 달의 시간은 결코 짧지 않다. 정서적 애착을 형성하고 안정적인 돌봄을 받아야 할 골든타임에 제도 전환의 공백을 온몸으로 견디고 있는 셈이다.


실제 시설에서 지내다 6살 때 입양된 서윤이(가명)는 새 가정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초인종 소리만 들리면 책상 밑으로 숨었다고 한다. 누군가 자신을 데리러 와 이제 막 만난 가족과 헤어질 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입양 부모는 아이가 "여기가 네 집이고, 우리는 네 가족"이라는 말을 받아들이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다행히 정부도 이 같은 우려를 인지하고 개선에 나섰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4월 9일 제2차 입양정책위원회를 열고, 결연 방식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가정위탁 아동과 위탁부모 결연을 우선 심의하고, 기존의 '보호조치 순' 상정 방식을 '시설 아동 등 개별 상황 우선' 방식으로 바꾸기로 한 것이다.


공적 입양체계는 아이를 더 안전하게 보호해야 한다. 제도 전환 과정의 혼선과 지연이 아이들에게 더 긴 기다림으로 돌아간다면 당초 제도변화 취지는 퇴색될 수밖에 없다. 입양 제도의 중심에는 행정도, 기관도, 절차도 아니라 오롯이 '아이'가 있어야 한다. 국가가 입양을 책임지겠다고 큰소리를 친 만큼, 이제는 그 책임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냉정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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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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