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은 양산 거점, 대구는 20년 축적된 실증·데이터 인프라 강점
송규호 DMI 원장 “제조 데이터 기반 강소기업 육성…대체 불가 부품망 구축”
대구시, 휴머노이드 특화단지 유치 총력 및 HD현대로보틱스 협력 강화
대구 달서구 에스엘주식회사 전자공장에서 AGV(Automated Guided Vehicle·무인운반로봇)가 완성된 LED 모듈을 제품 창고로 운반하고 있다. <영남일보DB>
정부의 새만금 피지컬 AI 양산 거점 지정에 따라 대구에서는 강력한 경쟁력을 갖춘 '강소기업' 육성에 힘을 모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0년 축적한 인프라와 제조 데이터를 바탕으로 '슈퍼 을(乙)'이 될 강소기업을 육성해 난제를 헤쳐 나가자는 의미다.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 발표 이후 관련 기업 이탈 우려가 제한적인 이유는 대구가 선점한 생태계의 무게감 때문이다. 양산 거점 조성의 첫 단추를 끼운 전북과 달리, 대구는 지난 20년간 연구개발(R&D)과 실증, 정책 지원이 연계된 집적화를 이뤄냈다.
대구에 둥지를 튼 로봇 기업은 250여개로 비수도권 최대 규모다. 든든한 후방 산업 역할을 하는 자동차 부품사까지 더하면 규모는 더욱 커진다. 로봇 산업 정책을 총괄하는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대구에 위치한 것도 기업 입장에서는 이점이다. 여기에 국가로봇테스트필드 조성으로 서비스로봇 실증의 핵심 권한까지 확보한 상태다. 타 지역에 대규모 양산 라인이 깔리더라도, 정밀한 부품 수급과 기술 실증을 위해 기업들이 대구를 거점으로 삼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송규호 대구기계부품연구원장(DMI)은 실질적인 피지컬 AI는 공장이 있는 제조 현장에서 도출된다고 진단했다. 그는 "산업 데이터를 확보하려면 중소 제조업이 밀집한 대구·경북이 유리하다"며 "제조 현장의 암묵지와 데이터를 구조화시켜 중소 제조업에 특화된 스몰 AI 에이전트를 만드는 것이 지상 과제"라고 설명했다.
송 원장은 지역 중소기업을 집중 육성해 대체 불가능한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네덜란드 ASML이나 이탈리아의 메가 프레스 업체처럼, 새만금으로 간 업체나 글로벌 대기업들이 거꾸로 대구의 부품을 찾으러 오게 만드는 강력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며 "집토끼를 확실히 키워 '슈퍼 을' 소재 기업을 만드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역 ICT업계는 지자체 중심의 대응 한계를 지적하면서 지역 경제계가 합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종태 대경ICT산업협회장은 "큰 틀의 정부 정책은 따라가되, 지역 내 경제단체들이 합심해서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대구시 역시 기존 정책을 꾸준히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대구시는 HD현대로보틱스를 비롯한 여러 기업과의 협력을 다각도로 구상 중이다. 현재 대구시의 최우선 과제는 산업부의 휴머노이드 로봇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공모 선정이다. 작년 AI로봇 글로벌 혁신 규제자유특구에 선정된 대구가 이번 공모까지 유치하면 휴머노이드 관련 부품·모듈·소프트웨어 밸류체인이 완성된다는 평가다. 이 과장은 "신청 조건에 맞춰 다양한 기업과 투자 의향을 논의했고 현재 선정평가를 받고 있다"며 "결과와 무관하게 기업들이 지역에서 투자를 넓혀가도록 지원 방안을 의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동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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