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물류·제조자동화 전시회서 국가산단 홍보
"세수는 늘어도 지역에 사람이 머물 산업 고민해야"
영주시 적서동과 문수면 권선리 일원에 첨단베어링 국가산업단지 조성이 한창이다. <권기웅기자>
경북 영주 첨단베어링 국가산업단지가 지역 인구 증대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영주시가 로봇·물류·제조자동화 등 기업을 주요 유치 타깃으로 정하면서다. 자동화 공정 업체가 들어오면 경제 활성화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사람이 북적이는 도시로 변모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영주시는 1~3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2026 로봇물류제조자동화산업대전'에 참가해 영주 첨단베어링 국가산업단지 투자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 산업대전은 제조용 로봇, 스마트팩토리, 물류자동화 시스템, 인공지능(AI) 기반 제조기술 등을 소개하는 산업 전시회다.
영주시는 이 자리에서 국가산단의 입지와 교통망, 기업지원 정책을 알리고 미래 제조산업 분야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 상담을 진행한다. 첨단베어링 국가산업단지는 영주시 적서동과 문수면 권선리 일원 117만9천109.9㎡, 약 36만 평 규모로 조성된다. 총사업비 2천964억원이 투입되며 경북도개발공사가 시행을 맡고 있다. 영주시는 국내 유일의 하이테크베어링기술센터와 중앙고속도로, 중부내륙철도 등 교통망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문제는 산업정책의 방향이 빠르게 로봇과 자동화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국가산단이 지역 인구 유입과 생활경제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3대 메가프로젝트에서도 피지컬 AI가 핵심 산업으로 제시됐다. 경북에서도 구미를 중심으로 AI로봇 양산 거점 논의가 부각되면서, 제조업의 무게 중심이 사람보다 로봇으로 옮겨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역에서는 영주 국가산단을 단순 제조·자동화 기업 유치 중심으로 끌고 갈 것이 아니라, 사람이 일하고 배우고 머무를 수 있는 산업 구조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영주시민 A씨(45)는 "산단에 로봇 공장이 들어오면 세금은 늘 수 있겠지만, 정작 영주 시내 식당과 상가에 사람이 늘어날지는 모르겠다"며 "불 켜진 공장 안에서 로봇만 돌아가고, 퇴근길 거리는 조용한 도시가 되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B씨(60)는 "첨단산업이라는 말만 앞세울 게 아니라 청년이 취업하고, 가족이 이사 오고, 협력업체와 교육기관이 함께 움직이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베어링 산단도 이제는 '무엇을 만들 것인가'보다 '누가 와서 살 것인가'를 기준으로 다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기업 유치가 단순히 공장 조성에 그치지 않고 주거·교육·상권·청년 일자리까지 연결되는 도시 재생의 동력으로 활용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있다. 이에 영주시 박미선 기업지원실장은 "첨단베어링 국가산업단지의 우수한 투자환경과 성장 가능성을 적극 알리고, 실질적인 투자 상담과 기업유치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권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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