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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여름은 사람으로 완성된다

2026-07-06 06:00
박미정 대구문인협회 수필분과 부위원장

박미정 대구문인협회 수필분과 부위원장

여름에는 사람을 광장으로 불러내는 힘이 있다. 겨울에는 따뜻한 실내를 찾고, 비 오는 날에는 발걸음을 재촉한다. 그러나 여름밤만큼은 다르다. 사람들은 하나둘 집을 나와 음악이 흐르고 웃음이 번지는 곳으로 향한다. 계절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를 조금씩 좁혀 준다.


7월의 대구 두류공원이 그랬다. 해가 기울자 공원은 축제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서서히 채워졌다. 무대에서는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오고, 치킨을 튀기는 고소한 냄새가 바람을 탔다. 시원한 맥주잔을 든 사람들의 얼굴에는 오랜만에 만난 여유가 번졌다. 무더위조차 그날만큼은 사람들의 웃음을 이기지 못했다.


나는 무대보다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아이의 손을 꼭 잡은 부모는 공연보다 아이의 웃음에 더 행복해 보였고, 친구들은 잔을 부딪치며 반가운 안부를 나누고 있었다. 연인들은 같은 노래를 따라 부르며 서로의 시간을 채워 갔고, 혼자 축제를 찾은 사람도 어느새 사람들 속에서 자연스럽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니 한 가지가 선명해졌다. 축제는 무대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표정이 완성하는 것이었다. 치킨과 맥주는 오래전부터 우리 곁에 있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해마다 두류공원을 찾는다.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서만은 아닐 것이다. 같은 노래를 듣고, 같은 박수로 마음을 나누며, 같은 여름밤을 함께 기억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우리는 바쁜 일상 속에서 사람보다 시간을 먼저 바라보며 살아간다. 서로 마주 앉아도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는 일이 더 익숙해졌다. 그러나 축제는 잠시 걸음을 멈추게 한다. 같은 음악에 귀를 기울이고, 같은 리듬에 몸을 맡기며, 같은 순간을 함께 살아가게 한다.


어둠이 내려앉자 두류공원은 또 다른 풍경을 펼쳐 보였다. 무대를 밝히는 조명과 83타워의 불빛이 여름밤을 환하게 비추고, 사람들의 웃음은 밤공기를 따라 멀리 번져 갔다. 그 순간 대구는 축제의 도시가 아니라 사람의 도시였다.


축제는 며칠이면 끝난다. 무대는 철거되고 조명도 꺼질 것이다. 그러나 함께 웃었던 시간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계절은 지나가도 사람의 온기는 오래 마음속에 머문다.


우리는 살아가며 수많은 여름을 만난다. 그러나 오래 기억에 남는 것은 무더위가 아니라 그 계절을 함께 건너온 사람들이다. 같은 노래를 흥얼거리며 웃었던 얼굴, 같은 박수로 하나가 되었던 순간들은 시간이 흘러도 삶의 따뜻한 장면으로 남는다.


여름은 더위로 기억되는 계절이 아니다. 사람의 온기가 가장 눈부시게 피어나는 계절이다. 그래서 여름은, 사람으로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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