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원공약추적단 2기] ①
개편 마친 지방의회 전수조사…‘공약사항’ 메뉴 운영 10곳뿐
“공약은 유권자와의 계약”…제도 개선·공개 시스템 구축 필요
대구시의회 전경. <대구시의회 제공>
주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생활정치를 펼치는 지방의원들이 내놓은 공약이 정작 주민들에겐 쉽게 닿지 않고 있다. 전국 광역·기초 지방의회 대부분이 지방의원 공약을 홈페이지에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 지방의회 243곳(광역 16곳, 기초 227곳)은 민선 9기 출범에 맞춰 의원 소개와 의정활동 안내 등을 위해 홈페이지를 새롭게 정비하고 있다. 5일 기준으로 광역의회 16곳과 기초의회 190곳이 각각 개편을 완료했다.
영남일보와 경기일보·광주일보·충청투데이 등이 함께하는 지방의원 공약 추적단 2기가 홈페이지 개편을 마친 전국 광역·기초 의회 206곳을 대상으로 공약 공개 실태를 전수 조사한 결과, 광역·기초 의원들의 공약을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공약사항' 카테고리를 마련한 의회는 고작 10곳(4.9%)에 불과했다. 196곳(95.1%)은 지방의원 공약을 별도로 확인할 수 있는 메뉴나 게시 공간조차 마련하지 않았다.
전국 16개 광역의회 중에선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단 한 곳만 홈페이지에 공약사항 카테고리를 만들어 의원들이 공약을 공개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대구·경북을 포함해 개편을 마친 전국 기초의회 190곳 가운데 181곳에는 공약 공개란이 아예 없었다. 경기(수원·안양·양주·동두천·오산·여주) 6곳, 서울(구로구·도봉구) 2곳, 전남·광주(여수) 1곳 등 총 9곳(4.7%)만 공약을 공개할 수 있도록 개편했다.
지방의회 홈페이지는 주민들이 광역·기초 의원의 공약을 가장 쉽고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곳에서조차 공약을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은 유권자의 알권리를 외면한 처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공약은 유권자와의 계약이고 고용계약서다. 선거 때 공약을 중심으로 권력을 주는 것이 아니라 권한을 위임하고 이를 상시적으로 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사무총장은 "공약이 없다면 지방의원 자신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게 되고, 지역 주민과의 고리가 끊어진다. 정책 중심 선거가 훼손될 수 있다"며 "당선 이후에도 지방의원을 통제할 권한이 없어지며, 이는 지방의회 무용론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역 언론의 지방의원 공약 공개 작업은 지방자치와 지방의회의 제대로 된 역할을 찾아가는 첫발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가톨릭대 장우영 교수(정치외교학과)는 "지방의원이 공약을 홈페이지에 탑재하는 것이 의무사항이 아니다보니 공약을 지키지 못했을 때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부담 때문에 공개를 꺼리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며 "중앙선관위 차원의 아카이빙 등을 통해서라도 대표 공약들을 언제든지 열람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대구시의회는 홈페이지를 통한 공약 공개 여부와 관련해 "새로운 의장 선출과 원 구성이 마무리되면 검토하겠다"며 "시의원들의 의견이 모이면 홈페이지를 통해 공약을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민선 9기 대구경북 지방의원들의 공약은 영남일보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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