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거점 연계 휴머노이드 전주기 생태계 구축
감속기·센서·배터리 등 핵심부품 국산화 박차
2조2천억원 민간투자…제조업 로봇 전환 가속
대구 휴머노이드 로봇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4대 거점 설명. 대구시 제공
'휴머노이드 로봇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를 품은 대구가 휴머노이드 로봇산업의 전주기 생태계 구축에 나선다. 대구 전역에 흩어진 AI(인공지능)·소프트웨어(SW), 연구개발(R&D), 부품 제조, 완제품 생산 역량을 하나의 산업 가치사슬로 묶는 게 핵심이다. 기계·자동차부품 등 기존 제조업에서 축적한 역량과 로봇 인프라를 바탕으로 'AI 첨단로봇 수도'로의 도약을 본격화한다는 구상이다.
30일 대구시에 따르면, 휴머노이드 국가 특화단지는 로봇산업의 전주기 단계를 공간적으로 분담하는 4대 핵심 거점을 중심으로 구축된다. 비수도권 최대 IT·SW기업 집적지인 수성알파시티는 휴머노이드의 '두뇌'를 담당한다. 집적된 AI·SW기업을 중심으로 로봇의 AI 제어와 지능화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서비스 로봇 모델을 창출하는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국가로봇테스트필드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등 주요 기반시설이 자리한 테크노폴리스는 휴머노이드 R&D 전초기지로 구축된다. 연구기관과 대학, 기업을 연계해 핵심부품 설계와 원천기술 개발에 나서고 전문인력도 양성한다. 국가로봇테스트필드와 휴머노이드 안전인증센터 등을 연계해 실증 기반을 갖추고, 향후 로봇의 물리적 기능을 고도화하기 위한 'Physical 훈련센터' 등도 순차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대구의 전통 제조업 집적지인 성서산단에는 휴머노이드의 '몸통'을 제작하는 역할이 주어진다. 기계·자동차부품 제조 역량을 활용해 휴머노이드 핵심부품을 공급하고 시제품을 제작하는 한편, 실제 제조현장을 테스트베드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같이 개발·생산된 기술과 부품을 집약해 완제품을 만드는 최종 생산거점은 대구국가산단이 맡는다.
대구 특화단지 4대 거점별 강점. 대구시 제공
특화단지 지정과 함께 휴머노이드 핵심부품 국산화에도 속도를 낸다. 단기적으로 준직구동 감속기와 고토크 밀도 모터를 비롯해 지능형 멀티모달 센서, 고토크 밀도 모터 제어기, 고밀도·고출력 배터리, 고강성 경량 프레임 등의 기술 개발에 나선다. 중장기적으로는 휴머노이드용 통합구동모듈과 고해상도 시촉각 센서, 실시간 고대역폭 신경망 통신모듈, 배터리 안전·열관리 통합기술, 저관성 동력전달 기구 모듈 등으로 국산화 범위를 확대한다. 완제품 생산에 그치지 않고 이를 구성하는 핵심부품과 모듈의 공급망까지 지역에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전략의 밑바탕에는 대구의 탄탄한 제조업 기반이 자리 잡고 있다. 휴머노이드는 모터와 감속기, 센서, 제어기 등 정밀기계·전자부품에 AI·SW가 결합된 산업이다. 자동차·기계부품을 중심으로 축적해온 제조 노하우를 휴머노이드 부품과 모듈로 확장할 경우 전통 제조업을 미래 신산업으로 전환하는 추경호표 '대구경제 대개조'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게 대구시의 판단이다.
이를 위해 HD현대로보틱스와 에스엘, 에이로봇, 대동로보틱스, 삼익THK 등 지역 선도기업을 중심으로 전후방 공급망을 구축하고 지역 중소·중견 제조기업의 참여를 확대한다. 선도기업 12곳이 계획한 중장기 민간투자 규모만 약 2조2천억원에 달한다. 대규모 기업 투자를 마중물 삼아 기존 제조기업의 로봇산업 전환과 새로운 부품·모듈 공급망 구축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대구시 이윤정 기계로봇과장은 "이번 특화단지 선정은 대구의 탄탄한 로봇산업 기반과 HD현대로보틱스 등 지역 선도기업의 투자가 뒷받침된 성과"라며 "앵커기업을 중심으로 휴머노이드 완제품과 핵심부품 개발을 차질 없이 추진해 대구가 명실상부한 AI 첨단로봇 수도로 도약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연내 개정이 예상되는 메가특구법에 따른 로봇 메가특구도 신청할 계획"이라며 "지역 로봇기업들이 규제에 구애받지 않고 로봇을 개발·실증하고 사업화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승엽
대구시청 경제부서와 산업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작은 목소리도 끝까지 듣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