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관 서울본부장
지역의 주요 기업은 물론 전국의 광역·기초자치단체는 서울에 별도의 사무소나 본부가 있다. 특히 '민의의 전당' 국회의사당이 있는 여의도 주변에 다수 포진해 있다. 매년 10~11월 국정감사 시즌이나 내년 예산안 심사·확정 시기에는 '대목'이라고 할 만큼 여의도 주변이 바쁘게 돌아간다.
경북도와 대구시도 각각 1997년과 2004년부터 여의도에 서울본부를 뒀다. 경북도 산하 22개 기초자치단체도 대부분 서울에 사무소나 본부가 있다. 이곳은 해당 지역 발전과 현안 해결을 위해 국회, 중앙정부, 기업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하는 전초기지다. 또한 수도권의 자본과 기업을 지역으로 유치하고 지역의 관광자원, 농특산물, 주요 축제 등을 서울 시민들에게 홍보하는 첨병 역할을 한다. 덧붙여 수도권 내 주요 출향인들과 협력 체계를 유지함으로써 인적 네트워크를 관리한다.
1995년 민선자치단체장이 처음 지자체를 이끌면서 구미시는 이듬해 서울사무소를 뒀다. 올해로 개소 31년째다. 2020년 3월 업무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 성북구 구미학숙에 있던 서울사무소를 여의도로 옮겼다. 안동시는 1996년 전국 기초자치단체 최초로 서울에 연락소를 뒀지만, 역할이 도드라지지 않다가 2018년 마포구에 서울사무소로 확장했다. 한편 포항시는 2007년 여의도에 둥지를 틀었다. 이 밖에 상주시, 김천시, 경주시 등의 자치단체도 사무소를 두고 있다.
김영달(63) 구미시 서울사무소장은 올해로 부임한 지 10년째다. 구미시 선산읍 해평면 출생으로 해평초·중·고를 졸업한 구미 토박이다. 가천대를 나와 <주>중화섬유를 설립해 경영하면서 재경 대구경북 시·도민회 사무총장을 하던 중 남유진 전 시장 시절 공모한 임기 2+3년의 구미시 계약직 공채에 합격했다. 2년 임기가 끝날 즈음 당은 달랐지만, 장세용 전 시장의 신임을 얻어 임기가 3년 연장됐고 다시 당이 다른 김장호 시장 체제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아 지금껏 서울소장의 중책을 맡고 있다.
보통 단체장은 자신의 측근이나 캠프 출신에게 자리를 주거나 서울에 연고가 있는 공무원을 발탁해 서울 소장을 맡기는데, 김 소장은 이와는 전혀 무관한 경우다. 그는 종종 "나는 정치적 이해관계엔 별로 관심이 없다. 오로지 첫째도 고향 구미의 발전, 둘째도 구미의 발전만을 생각한다"고 말한다. 그가 왜 소장으로 롱런하는지 의문이 풀린다. 탄탄한 인맥에다 향우회와의 깊은 신뢰관계, 일을 향한 의욕과 열정, 성과 덕분일 것이다.
실제 구미시 서울본부는 다른 시·군에선 볼 수 없는 차별화된 행사를 하고 있다. 매년 구미의 출향기업인을 대상으로 여는 '투자유치 설명회'와 서울시청 광장에서 진행하는 '로컬푸드 페스타'가 그것이다. 특히 지난 9월 열린 로컬푸드 페스타에선 구미지역 농·축특산물과 가공식품을 판매해 총 7억5천만원의 매출을 올려 작년 대비 95% 증가율을 기록할 만큼 급성장하고 있다. 이는 2022년 김장호 시장이 론칭한 구미시의 '푸드 페스티벌' 및 '구미라면축제' 등 미식축제와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 구미시가 구미의 맛을 전국적으로 홍보한 덕분에 이룩한 성과다.
경북의 기초자치단체장 중 여의도에서 가장 많이 마주친 수장은 김 시장이다. 그는 2022년부터 재임 5년간 국비 확보를 위해 구미 국회의원과의 간담회를 총 열 차례 열어 협조를 구했다. 구미시의 반도체와 로봇특화단지, 방산혁신클러스터, 기회·교육 특구 등은 정부로부터 거저 얻은 게 아니다. 그만큼 발품을 많이 팔았다는 의미다. 그 이면에 보이지 않은 김 소장의 역할이 컸다. 팀워크도 결국 사람이 만들어가는 것이다.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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