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통증에도 투혼, 중국 한자위 등 꺾고 대회 2연패
조현진 감독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포커페이스, 최대 강점”
우승 확정 후 기뻐하는 반효진 선수(사진 가운데). 국제사격연맹(ISSF) 제공
한국 여자 사격 간판이자 '대구의 딸' 반효진(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이 2026 국제사격연맹(ISSF) 도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출전권(쿼터)을 획득했다.
반효진은 3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루사일 사격장에서 열린 대회 여자 10m 공기소총 결선에서 253.1점을 쏴 한자위(중국·252.2점)를 0.9점 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카이로 세계선수권대회에 이은 대회 2연패다. 앞서 열린 본선에서 1위에 올랐던 반효진은 결선 초반 한자위에게 1.1점 뒤진 2위로 출발했다. 그러던 중 18번째 사격에서 189.9점으로 동점을 만들었고, 20번째 사격부터 단독 선두로 나선 뒤 마침내 역전 우승을 완성했다.
반효진은 결선에서 24발을 평균 10.55점으로 명중시키며 침착하게 경기를 이끌었다. 올해 내내 선수를 힘들게 한 허리 통증을 이겨내고 거둔 값진 승리였다. 반효진은 올해 허리와 골반 통증으로 훈련과 치료를 병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우승으로 반효진은 또 한 번의 올림픽 정상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이번 대회 각 종목에는 국가당 1장씩 총 3장의 LA 올림픽 쿼터가 걸려 있다. 중국이 2위와 3위(왕즈페이·231.0점)를 차지해 1장을 가져갔고, 4위에 오른 오세안 뮐레르(프랑스·209.5점)가 남은 1장을 챙겼다.
2024 파리올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 반효진은 '대구의 딸'이라 불릴 정도로 특히 대구와 인연이 깊다.
2007년생인 그는 대구가 고향으로, 대구체고를 졸업했다.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고 대구로 돌아왔을 때 모교에서 환영식이 열리는 등 지역 곳곳이 기쁨에 들썩이기도 했다.
그는 올해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 사격팀에 입단하는 등 대구와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반효진은 지난 4월 대구시 홍보대사로 위촉되기도 했다.
반효진의 금메달 소식에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 사격팀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는 반효진과 이건혁을 비롯해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 사격팀 소속 선수 4명이 출전했다. 반효진은 이번 대회 직전까지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 코치와 훈련을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여자 사격 간판이자 '대구의 딸' 반효진 선수.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 제공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 조현진 사격팀 감독은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효진이가 다시 한번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할 수 있게 돼 너무 기쁘다"며 "랭킹으로만 보면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을 물리치고 일궈낸 승리라 더욱 의미 있고, 효진이가 너무 장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조 감독은 "이번 경기를 지켜보며 효진이가 정말 뛰어난 선수라고 새삼 느꼈다. 잘 맞을 때나 못 맞을 때나 표정 변화가 거의 없었다. 경기 중간중간 위기도 찾아왔는데, 표정 하나 안 바뀌고 경기를 치러냈다"라고 이번 대회를 평가했다. 그는 이어 "효진이가 허리가 조금 안 좋아서 걱정 많이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과를 냈다. 대한민국 사격의 중심은 대구라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준 것 같다"고 말했다.
반효진의 LA 올림픽 금메달에 대한 기대도 나왔다. 조 감독은 "효진이는 나이답지 않은 침착함과 노련함이 최고의 강점인 선수다. 이번 경기만 봐도 얼마든지 다음 올림픽 금메달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다"라며 "다만, 선수에게 너무 부담을 주고 싶진 않다. 한 경기, 한 경기 부담 없이 경기를 즐기면서 성장해 나가길 바란다"고 했다.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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