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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성구 범어동 MBC내 갤러리 M에서 전시(8월3일까지)되고 있는 서
양화가 김동기씨(42)의 ‘등사잉크 가득한 밤’전은 대구지역 뿐 아니라 타
지역에서도 보기 드문 표현주의적 작품전이다.
컴컴한 밤 유령같은 형상의 사람들이 뒤돌아보는 섬뜩한 눈빛. 벌거벗은
채 팔을 들고 저항하는 인간. 개를 어깨에 걸머지고 피곤한 기색으로 밤
길을 가는 사람 등 한결같이 칠흑같은 어둠을 배경으로 인간들의 형상을
그렸다.
그래서 기획자는 기형도 시인의 시에서 따와 ‘등사잉크 가득한 밤’이
라는 제목을 붙였다. ‘아름답다’라는 그림이 갖는 통상의 속성을 깨는 영
혼의 울림을 건드린 작업들이다.
어둠속에서 ‘응시’하는 인물들이 기기묘묘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다.
슬픈 눈빛과 공포에 젖은 얼굴, 절망에 빠진 얼굴 등 인간 내면을 종이
위에 다양한 모습으로 옮겼다. 드물게 흰색으로 나타나는 개, 물고기, 새의
깃털 등은 희망을 상징한다.
작가가 지난 5년여 동안 그린 블랙페이퍼 작품 225점 중 30여점을 추
려 걸었다. 먹과 아크릴물감, 금속가루, 목탄 등 혼합재료를 사용했다. 바
탕 종이를 긁어내고, 찢어 내 희게 표현하기도 했다.
/원도혁기자 ends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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