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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뷰티풀선데이' 촬영장 공개

2006-09-01

형사-범죄자 서로 다른 사랑·인생 그려

영화
박용우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강한 소나기가 내릴 것이라는 기상청의 발표와는 달리 쾌청한 초가을 날씨를 만끽할 수 있었던 지난 27일 대전 영화세트장. 그간 궁금증만을 증폭시켜 놓았던 영화 '뷰티풀 선데이'가 이날 언론에 처음 촬영현장을 공개했다.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제작부의 통제가 쉽지 않았을 만큼 많은 기자들이 뜨거운 취재열기를 보여준 것도 영화에 대한 그동안의 관심과 기대가 컸음을 방증한다. 덕분에 신이 난 사람은 박용우, 남궁민. 밤샘 촬영에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던 두 사람이지만, 한 테이크가 끝나고 취재진들의 질문공세가 이어질 때면 살갑게 농담까지 섞어가며 일일이 답변을 해주는 모습이 행복해 보였다.

이날은 강 형사(박용우)와 민우(남궁민)가 경찰서에서 처음 만나는 장면을 촬영했다. 마약조직과 경찰서 내부 비리문제로 궁지에 몰린 강 형사가 여자를 죽였다며 자수를 하러 온 민우를 심문하는 장면으로, 두 캐릭터의 감정이 극도로 고조되는 중요한 신이다. 책상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 있는 박용우와 남궁민.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자수를 하러온 민우보다 취조하는 강 형사의 얼굴이 굳어져 있다. 자신의 비리가 탄로날 위기에 처한 탓에 담배를 종이컵에 담긴 커피에 살짝 찍어 입에 무는 모습이 불안해 보이기까지 하다. 그런 강 형사를 조용히 주시하는 민우.

"특이한 버릇이네요.…마음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신체부위가 손이죠. 그러니까 손이 뭘 하는지도 모르죠."

비꼬듯 이어지는 훈계조의 그의 말을 묵묵히 듣고 있던 강 형사는 순간 감정이 폭발하며 민우의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한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뒤로 넘어지는 민우. "좋았어"라는 감독의 오케이 사인이 떨어진다.

이어 모니터를 확인하러 온 남궁민에게 진광교 감독이 "타고난 액션배우야"라며 흡족한 미소를 지어 보이자, "본능이죠, 뭐"라며 활짝 웃는다.

이 신은 이례적으로 한 번에 오케이가 났지만 제작부는 "한 번 더 가겠다"며 사진기자들을 위한 배려를 잊지 않았다.

영화 '뷰티풀 선데이'는 식물인간 아내를 살리기 위해 마약조직과 결탁한 형사와 사랑하는 여자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죄를 저지른 남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만약 내가 그들이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가?'라는 삶의 딜레마를 화두로 제시할 만큼 영화는 죄의식과 속죄의 문제를 정면으로 파고든다.

진광교 감독은 "그릇된 욕심이 또 다른 욕망으로 이끄는 경우를 내 주위에서, 또 내 자신을 통해 보아왔다"며 "이 작품을 통해 괴물과도 같은 인간의 마음을 파헤쳐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뷰티풀 선데이'는 최근 주류를 이루고 있는 남성 버디 영화와는 다른 맥락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극중 두 남자는 의리도, 격정적인 대결도 없다. 그냥 사랑이라는 범주 안에서 그들이 겪는(혹은 아파하는)비극적인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갈 뿐이다. 식물인간이 된 아내를 살리기 위해 거대 마약조직과 결탁하고 결국 다른 마약조직과 강력반 내부감찰반에게 동시에 쫓기게 된 강 형사. 또 사랑하는 그녀를 얻기 위해 죄를 짓고, 그 죄는 더 큰 죄를 잉태하는 딜레마에 빠진 민우. 영화는 이렇듯 두 남자의 만남을 통해 사랑의 찬란함과 어두운 욕망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시도한다.

'달콤, 살벌한 여인' 등을 통해 충무로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박용우와 그의 뒤를 잇는 남궁민의 더블캐스팅으로 화제가 되었던 '뷰티풀 선데이'는 두 배우 모두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출연을 자청했다. 아내로 인해 비리를 저지르면서 점차 어둡게 변해가는 강 형사는 박용우가 늘 찾고 있던 바로 그런 캐릭터였고, 남궁민 역시 기존의 귀공자 이미지를 전복할 수 있는 도전적인 캐릭터인 민우를 놓치기 싫었던 것. 그는 연기자라면 누구나 탐낼만한 이 역을 위해 잠시 유쾌한 모습을 접고 선과 악의 양면성을 가진 인물로 다시 태어나기로 작정했다.

기자간담회에선…

박용우 "늘 찾고 있던 캐릭터" 남궁민 "이미지 변신, 이 작품이 딱"

1시간여의 현장공개가 끝난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 박용우는 이 영화를 위해 2개월도 채 안되는 기간에 8㎏ 체중 감량운동과 근육운동을 병행했다. 예민하면서도 음울한 강 형사의 캐릭터를 가장 잘 표현하기 위해서였다. 그 결과 박용우의 외적인 변화는 놀라울 정도. 서글서글한 눈매와 사람 좋은 미소 대신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과 이목구비가 또렷한 얼굴로 바뀌었다. 그는 이번 영화를 택한 이유에 대해 "마음에 드는 시나리오가 있으면 '그 안에서 내가 연기를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면에서 "강 형사 역은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특히 그는 "첫 느낌이 중요한데 개인적으로 '저런 이야기의 영화가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드는 작품이 영화로 만들어져서 매력적이었고, 내 이야기 같다는 느낌이 들어 이 영화를 좋아한다"며 "영화를 본 후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의문과 토론으로 영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평소 먹지 않던 보약까지 챙겨 먹으며 촬영에 열정적으로 임하고 있는 남궁민은 "첫 느낌이 좋아서 이 영화를 시작했다"며 "소재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고, 영화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좋은 영화라는 느낌에 확신이 생겼다"고 했다.

CF감독 출신으로 이 영화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진광교 감독은 "아무리 좋은 연출이 있어도 배우가 못하면 영화 속 모든 것들이 무의미해진다고 생각한다"며 "시나리오를 쓰면서 염두에 두었던 두 배우가 출연해 대단히 만족스럽다"고 했다. 그리고는 "좋은 영화, 제작사가 손해보지 않는 영화, 배우들이 만족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현재 60%가량 촬영이 진행된 상태로 2007년 초에 개봉된다.

영화
남궁민
영화
영화 '뷰티풀선데이' 두 주인공인 박용우(왼쪽)와 남궁민이 기자간담회 중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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