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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는 현대인의 화두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살아갈 수는 없을까. 답은 없다. 현대인은 누구라도 작든 크든 (외부적인) 스트레스를 받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런 외부적인 스트레스보다는 '내부적인 스트레스'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즉, 스트레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성격적 성향이 스트레스의 본질에 더 가깝다는 것이다.
1959년 미국의 심장전문의 두 사람(Friedman, Rosenman)은 관상동맥 경화증을 앓는 사람들의 성격적 특성이 뭔가 남다르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추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어느 날, 병원 청소부가 던진 "왜 우리 병원 대기실 소파의 커버는 앞 가장자리만이 이렇게 잘 닳는지 모르겠다"고 무심코 내뱉은 푸념이 그들의 연구에 획기적인 방향을 제시해 주었다.
그랬다. 당시 심장병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그 병원은 항상 초조하고 불안하고, 급하고 안절부절못하는 특성의 사람들이 소파에 진득이 앉아 있지 못하고, 앉아서도 계속 손을 움직이는 바람에 가장자리만 닳았던 것이다. 그 두 사람은 청소부의 말을 흘려듣지 않았다. 이런 성격적 특성이 심장병과 관련이 있을 것이란 믿음을 가지고 연구를 한 것이 큰 성과를 이루었다. 즉, 개인의 독특한 성격성향이 신체적 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신경성 신체장애'의 개념을 확립한 것이다. 사돈이 논을 사면 왜 배가 아픈가. 싫은 사람과 밥을 먹으면 왜 소화가 안되는 것일까. 부담스러운 일을 만나면 왜 골치(두통)가 아플까. 바로 이런 현상들이 '심리적 원인으로 인한 신체적 증상'을 의미하며 이를 '신경성 신체장애'라고 한다.
그 두 연구자는 이런 결론을 냈다. 스스로 지극히 경쟁적이고, 성취 지향적이고, 급하게 서두르고, 야심만만하고, 편하게 쉬지 못하고 화를 참지 못하는 성격의 소유자들은 통계적으로 심장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고, 이런 형의 성격을 가진 인간을 'A-유형 성격'(Type-A behavior)이라 이름붙이기로 했다.
이들은 대기실에서 순서를 참지 못해 안절부절못하고, 항상 일과 성취에 대해 생각하고, 초조하고 불안해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성격의 소유자들은 스트레스에 취약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 혈압의 상승 및 심장 박동의 증가 등 교감신경계가 훨씬 민감하게 흥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A-형 성격의 소유자들은 직장에서 상사 또는 부하들과 갈등 빈도가 훨씬 더 많으며, 일에 대한 성취감을 덜 느낀다. 심지어 교통사고와도 관련이 깊다. A-유형의 성격은 운전 중 차로 변경과 추월 행동을 더 많이 하며, 브레이크를 더 자주 밟고 경적은 두 배 이상 누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유형이 스트레스를 쉽게 극복하지 못하며 심장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고 한다. 지금부터라도 천천히 안정되게, 느긋한 마음을 가지는 느림의 미학을 배울 일이다. 당신의 심장을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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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호순의 정신의학] A-유형성격](https://www.yeongnam.com/mnt/file/200706/20070626.010190749060001i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