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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현장속으로] 영화 '우리동네'

2007-07-04

한 동네 두 살인마
숨막히는 게임은 시작되고…

[촬영 현장속으로] 영화

"촬영 들어가니까 잠시만 가던 길을 멈추고, 조용히 기다려 주세요. 부탁드리겠습니다." 행인을 향한 제작 스태프의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 애절하고 다급해 보였다.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정해진 분량을 소화해야 하는 제작진으로서는 (행인들의) 불평을 감수하면서까지 촬영을 서두를 수밖에 없는 상황. 더구나 언제든 예측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야외촬영이 아니던가. 감독과 스태프는 한 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다.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이문동 석관초등 앞 문방구. 연방 부채질을 해도 후터분함만을 느끼게 하는 날씨지만 영화 '우리동네'의 제작진은 흘러내리는 땀을 닦을 새도 없이 모여드는 구경꾼을 통제하느라 여념이 없다. 장소가 장소인지라, 이 날의 불청객은 통제가 어려운 초등학생들. 사인을 받으려 기다리고 있는 학생들은 그나마 양호한 편. 촬영 중간에 불쑥 나타나기도 하고, 친구들과 소리 높여 떠드는 등 마치 자신들의 놀이터인 양 여기는 몇몇 골치아픈 훼방꾼(?) 때문에 스태프의 입은 바싹바싹 마를 지경이다.

현재 50%가량 촬영을 마친 '우리동네'는 한 동네에 사는 두 명의 연쇄 살인마가 벌이는 숨막히는 게임과 이들을 둘러싼 비밀을 그린 스릴러물. '모방범죄'라는 소재를 최초로 시도한 영화이기도 하다. 두 명의 연쇄 살인마들은 단순히 한 동네에 사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모방한다. 특히 최초의 살인 후 10년을 버텨온 경주(오만석)는 자신의 살인이 뒤늦게 밝혀질까 봐 불안하다. 반면 이를 즐기는 효이(류덕환)는 새로운 살인을 계속하며 경주를 옥죄어 간다. 그들은 어떠한 이유로 서로를 모방하는 것인지, 영화는 그 모방의 비밀을 밝혀가며 지독한 스릴러의 매력 속으로 관객을 몰고 갈 예정.

이날 촬영은 극중 경주와 효이가 처음 대면하는 장면이다. 경주는 자신의 방 바닥에 깨져 있는 가족사진을 가지고 문구점으로 오고, 마침 문구점을 열던 효이와 맞닥뜨리게 된다. "사이즈에 맞는 액자 있어요" "가족사진인가 봐요?" "액자있냐고요?" 흠칫 당황한 효이. "예… 일단 들어 오세요."

감독의 "컷"소리와 함께 모니터를 위해 모인 오만석과 류덕환. 잠시후 오만석은 맘좋은 형처럼 류덕환에게 의견을 내놓는다. "이 장면에서 네 표정은 뭔가를 많이 숨기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해. 아직 서로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니까, 그보다는 평범한 표정을 짓는게 낫지 않을까." 이를 듣고 있던 류덕환은 "듣고 보니 그런 것 같아요"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는 "표현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관객이 느끼는 감정은 다른데, 이번에도 오만석 선배의 조언은 적절했다"고 웃음을 짓는다.

정길영 감독을 비롯한 배우들은 이처럼 촬영때마다 형, 동생의 위치에서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그 결과를 일정부분 반영하는 이례적인 연출방식을 취한다. 알고보니 류덕환(중앙대)을 제외한 감독, 배우 모두가 학교 선후배(한국예술종합학교)이자 13년 지기 친구(오만석과 이선균) 사이. 정 감독은 "이런 관계는 끈끈한 결속력을 다지는 역할을 했고, 서로 상충되는 부분없이 가족같은 분위기로 촬영할 수 있는 바탕이 되었다"고 말했다.

'

#주연배우 인터뷰

날카로운 눈빛과 강한 인상이 매력적인 배우 오만석은 뮤지컬과 연극을 넘나들며 천의 얼굴을 가진 배우로 인정받은 주인공 역. 뮤지컬 '헤드윅'의 스타에서 '포도밭 그 사나이'의 잘생긴 농촌 총각으로 브라운관을 접수할 때까지 그의 변신은 끝이 없어 보인다. '우리동네'에선 살인의 본능을 감추고 사는 소설가 지망생 경주. 그는 "일반적인 범죄 스릴러물이 아니라는 점이 흥미로웠다"며 "가해자이자 이 시대의 피해자인 경주를 다른 각도에서 풀어보면 재밌을 것 같았다"고 출연소감을 밝혔다

'하얀 거탑'의 최도영 역으로 대한민국 완소남 대열에 오른 연기파 배우 이선균. 그는 타고난 수사감각과 명석한 범죄 분석 능력으로 초고속 승진을 한 엘리트 형사반장 재신 역이다. 실제와 마찬가지로 극중에서도 경주와는 죽마고우 사이로 등장한다. 이선균은 "유일하게 선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형사지만 자신 역시 경주의 살인을 은폐하며 악의 구도로 접어든다"며 "야누스적인 캐릭터로 스토리에 흡수되어 긴박한 긴장감을 형성하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또한 '천하장사 마돈나'에서의 탄탄한 연기로 충무로의 주목을 받은 류덕환은 천사의 얼굴을 한 잔인한 살인마 효이 역으로 등장한다. 그는 "첫 성인연기인 만큼 파워풀한 카리스마를 내뿜겠다"는 각오다. 영화는 올 하반기 개봉할 예정.

[촬영 현장속으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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