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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일 칼럼] 그들은 대구를 버릴까

2026-06-08 06:00

정치는 가치의 권위적 배분
“생각없이 투표한 대구사람
이재명 정권이 도와주겠나”
이 대통령의 수구초심 심리
대구 방치 않을 것으로 고대

박재일 논설실장

박재일 논설실장

생방송 라디오 출연이 끝나자마자 전화가 왔다. 내 목소리가 좋았다는 친구는 "야~ 대구 이제 끝났다. 이재명 정청래가 뭐가 좋아서 도와주겠나". 그는 민주당 김부겸 후보가 시장에 당선되는 것이 대구를 위해서 이롭다고 주구장창 주장해온 바 있다. 솔직히 나도 그의 '전략적 투표론'에 공감이 없지는 않았다. 대구의 현실 때문이다. 말하기도 민망하나 33년째 경제력이 전국 꼴찌고, 최근 2년간은 마이너스 성장의 도탄에 빠진 대구 아닌가.


"아니, 지난 정부에서 하지 뭐했어요". 이재명 대통령이 대구 타운홀 미팅에서 던진 말이다. TK신공항을 정부가 맡아달라는 시민패널 건의에 여태껏 뭐했냐는 반문이었다. 물론 대통령은 "어렵지만 정부가 도울 일이 있으면 찾아 보겠다"고 했다. 사실 신공항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10년동안 설계도만 그렸다. 국방 핵심전력 K2를 확장 이전하고, 공사비는 대구시 니가 알아서 해라는 그 설계도다. 대구 국회의원 누구 하나 이런 꼴이 날지 제대로 짚은 이가 없다.


이재명 대통령의 수구초심(首丘初心)은 인정할 만하다. 그의 가족이 어떤 연유로 고향을 떠났는지는 중요치 않다. 이 대통령은 벌써 여러번 안동을 찾았다. 난 이번에는 안동시장에 민주당 후보가 되는 줄 알았다. 대한민국 최초로 지방중소도시 안동에서 선진국가 수반을 불러 정상회담을 했지 않은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수상과 함께 한 하회마을(河回) 줄불놀이는 역사적 장면이다. 안동 유권자는 어쩌면 이번에 실수한 지도 모른다.


'정치란 무엇인가'. 정치학에 관심있는 이들이라면 들어봤을 게다. "정치는 가치(value)의 권위적(authoritative) 배분이다". 데이비드 이스튼 이란 학자가 정의한 개념인데 널리 통용된다. 가치는 돈 혹은 자원이다. 권위적이란 권력의 개입을 뜻한다. 일전에 이재명 대통령도 이와 비슷한 취지의 말을 한 적이 있다. 정치는 가치 배분을 통해 권력을 공고히 하며 시민을 달랜다. 그게 잘못되면 앙심과 반란이 일어난다. 자원배분은 표를 몰아준 쪽에 집중될 개연성이 높다. 솔직히 과거에는 대구경북이 전라도 호남에 비해 자원 배분에서 덕을 본 적이 있다. 역전됐다는 소리가 들린 지는 오래다.


20년간 흙만 퍼 날랐다는 새만금에 대해 민주당계 인사가 귀뜸을 했다. 그쪽 토호 건설업자들이 바다를 메우며 줄기차게 배를 불렸다. 이제는 현대차가 온다나. 그는 나의 칼럼 '대구 사람 착하다'를 상기하며 진짜 대구사람 어리숙하다고 했다. 김부겸을 찍어야 한다는 그는 부연하길 "대구 사람처럼 국가 부채 걱정하고, 정부 재정 아끼는 시민이 있을까" 했다. 서울공화국에 시달리는 지방사람이 무슨 오지랖으로 정부예산 걱정하느냐고 했다. 그건 기획재정부 관리가 할 일인데...비아냥이나, 틀린 말도 아니다 싶었다.


정청래 대표가 그랬던가. 김부겸이 요청하면 다 들어줄 용의가 있다고. 김 후보도 그랬다. 대구에 예산폭탄을 가져오겠다고. 대구시민은 그들에게 패배를 안겼다. 친구 말대로 한 푼도 건져오지 못할 운명에 처했는가? 난 '설마 그렇게까지' 라고 일말의 기대를 품고 있다. 이 대통령의 심리를 나름 관찰한 뒤의 결론이다. 이 대통령은 은근히 TK출신임을 드러낸다. 대구경북에서 인정받고 싶다는 심리가 포착된다. 그는 선거 직전 대구 군위군을 찾았다. 군위가 생긴 이래 대통령이 온 것은 처음이란다. 대구시장 선거도 어찌 됐든 김부겸이 거의 이길 뻔 하지 않았나. '가치의 권위적 배분'이 대구를 마냥 비켜만 갈까. 물론 나의 착각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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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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