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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茶具有味' (다구 따라 차맛이 달라진다)

2008-08-28

초보자는 유리다관
보이차, 자사호 제격

실용차 문화의 확산으로 1인용 다구, 티백, 대용차 등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차 관련 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오랫동안 차를 접하고 살아온 전문가들은 간편하게 차를 마시는 것도 좋지만, 조금 번거롭더라도 제대로 된 다구에 잎차를 우려 마심으로써 차의 품격과 여백을 제대로 누리기를 권장한다. 즉, 1인용 다구에 간편하게 차를 마시는 것은 음식문화에서 '패스트푸드'와 같다는 설명. 대구지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다구전문점 청백원 부설 청백갤러리 강미영 관장이 초보자를 위한 다구 가이드로 나섰다.

◆ 유리다관 2∼3인용 한세트에 3만원대에 구입 가능

사무실 등에서 간단하게 차를 마시기 위해 애용되는 1인용 다구는 거름망을 가진 간단구조다. 제대로 차맛이 우러나기 위해서는 찻물이 다관을 한바퀴 돌아야 하는데, 일인용 다구에서는 찻물이 원활하게 돌지 않는다. 조금 불편하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식 다구를 권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초보자들은 도자기로 된 비싼 다구를 구입하기보다는 유리다관이 보다 실용적이다.

유리다관은 투명한 유리를 통해 차의 우러난 정도를 쉽게 알아낼 수 있어 좋다. 따라서 초보자들도 차가 우러난 정도를 쉽게 색을 통해 알 수 있다. 또한 유리다관은 국화차, 장미차 등 꽃차를 우리게 되면 물속에서 하나 둘 꽃잎이 펼쳐지면서, 활짝 만개하는 모습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 차의 향과 맛을 잘 흡수하지 않으므로 다양한 화차를 우려 마시는데 적합하지만, 사용법이 간편한 데 비해서 열전도율이 높아 손을 델 우려가 있으므로 조심히 다뤄야 한다. 유리다관은 이와 함께 백호은침, 백목단 등 차호 밑으로 가라앉으며 꼿꼿이 서는 차의 특징을 투명한 다관을 통해 확인할 수도 있다. 일반인이 가볍게 사용할 수 있는 다관은 2~3인용 한 세트에 3만원대에 구할 수 있다.

다만 다관을 이용해 차를 우릴 때는 한 자리에서 다 먹어야지, 두었다가 다시 우려 먹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 찻잎이 젖어 있는 상태에서는 바로 산화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 보이차 마시는데 사기나 유리재질 다완은 좋지 않아

'중국사람은 향, 일본사람은 색깔, 한국사람은 맛'이라는 말이 있다. 차를 선택할 때 각 나라별 특징을 일컫는 것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차가 지닌 향과 색상보다는 맛에 선호도를 둔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거부감 없이 좋아하는 차는 숭늉맛이 나는 차다. 예를 들면 메밀, 둥글레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대체적인 추세일 뿐이며, 자신의 기호에 따라 적합한 차를 선택하면 된다. 옛날에는 차의 종류도 그다지 많지 않았지만, 지금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차가 시중에 소개되고 있으며, 지금도 꾸준히 개발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커다란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 보이차는 자사호를 이용하면 좋다. 자줏빛 진흙의 특색을 지닌 자사호는 중국 장쑤성 의흥 지방에서 나는 독특한 흙으로 만드는데, 표면에 미세한 구멍이 많아 공기가 잘 통하므로 차의 맛을 좋게 하고, 향을 탈취하지 않으며 찻물을 고온으로 유지시켜준다. 보이차는 뜨거운 물로 우려야 제 맛을 내므로 물이 빨리 식는 사기나 유리재질의 다완 대신에 자사호가 적합하다.

철관음이나 우롱과 같이 향기가 좋은 차는 그 향을 더욱 깊이 음미할 수 있도록 길쭉하게 생긴 문향배를 사용하면 좋다. 문향배는 대만에서 개발된 것으로 문향배에 담긴 차를 찻잔에 천천히 따르고, 문향배를 손으로 감싸쥔 뒤 향을 맡으면 차향으로 머리가 맑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다양한 종류의 다구들

▲ 찻사발

가루차를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차선으로 저어 거품이 나게 하여 마시는 그릇. 도자기, 옥, 돌, 나무 등으로 만들어진다.


▲ 다관

잎차를 넣고 더운 물을 부어 우려내는 용기로 옆손잡이, 뒷손잡이, 왼손잡이 등이 있다. 예전에는 횡파형, 후파형, 상파형이라 했으나 지금은 쓰지 않는다.


▲ 찻잔

다관에서 우린 차를 나누어 마실 수 있는 작은 잔. 찻잔은 크기와 형태가 다양하기에 선택의 폭도 넓다. 찻잔을 받치는 접시는 주로 나무로 된 받침이 애용된다.


▲ 식힘그릇

뜨거운 물을 식혀 다관에 붓거나 우린차를 찻잔에 따를 때 쓰는 귀가 달린 사발 형태의 그릇. 식힘그릇의 크기는 다관의 크기 즉 3인기, 5인기에 맞춰 쓰는 것이 좋다.


▲ 버림그릇

예열한 물이나 허드렛물을 버리는 넓고 큰 그릇. 가능하면 큰 것을 쓰면 찻자리가 끝이 날 때까지 비우지 않아도 되고 쓰기도 편리하다.


▲ 물항아리

찻물을 담아두는 항아리. 도자기, 옹기 등을 사용하는데, 물을 항아리에 담아 두고 쓰면 이물질도 가라앉고, 원적외선 등에 의해 물이 순화된다.


▲ 찻통

봉지에 든 차를 덜어 넣어 두고 쓰는 작은 통. 차는 냄새와 습기를 빨아들이는 성질이 있다. 그래서 차는 작은 통에 자주 덜어 쓰는 것이 좋다.


▲ 탕관

차를 마시면서 화로 위에 올려두고 쓰는 주전자. 물이 새거나 터지지 않아야 하고, 절수가 잘 되어야 한다. 도자기, 돌, 금속, 내열유리 등으로 제작한다.


▲ 향로, 향꽂이

불을 피워 향을 피우기도 하고, 가공된 향을 피우기도 하는 용기. 요즘은 대체로 가공된 향을 쓰고, 나무향은 잘 피우지 않는다.


◇ 도움말=강미영 청백갤러리 관장, '차도구, 차생활의 모든 것'(신수길 저)

김선식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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