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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에 사면 손해봅니다…여름엔 패딩점퍼, 겨울엔 에어컨

2012-01-28
제철에 사면 손해봅니다…여름엔 패딩점퍼, 겨울엔 에어컨

‘여름엔 모피, 겨울엔 에어컨’‘여름에는 화로를 겨울에는 부채를 산다’는 ‘하로동선(夏爐冬扇)’의 어리석음이 유통업계에서는 매우 유용한 격언으로 떠오르고 있다. 여름철에 겨울상품을, 겨울철엔 여름상품을 판매하는 ‘역시즌 마케팅’은 유통업체로서는 이월상품을 판매해 보관 비용을 줄이고 소비자는 파격적인 가격에 질 좋은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대표적인 윈윈 마케팅이다. 유행에 민감한 제품은 피하고 비싼 가격 때문에 구매하기 힘든 에어컨, 모피, 가죽의류 등을 구매하는 것이 효과적인 역시즌 상품의 쇼핑 요령.


역시즌 쇼핑의 요령

에어컨 판촉전 한겨울에 치열
‘4D 입체냉방 방식’ 등 신제품

할인된 가격에 예약 판매
모피·스키용품 등 비싼 겨울상품
여름에 사면 반값에 살 수 있어


제철에 사면 손해봅니다…여름엔 패딩점퍼, 겨울엔 에어컨

◆한겨울 에어컨 판매전 치열

롯데백화점 대구점과 상인점 가전매장에서는 27일부터 2012년도 에어컨 예약 판매에 들어갔다. 3월31일까지 진행되는 이 행사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은 2012년 신형 에어컨 모델 전시 및 안내 책자를 매장에 비치하고 본격적인 에어컨 예약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여름도 아닌 한겨울에 가전업체가 이처럼 신형 에어컨을 잇따라 선보이는 까닭은 무엇일까.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여름 성수기에 앞서 신제품 론칭을 앞당겨 실시함으로써 고객을 미리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정작 한여름이 되면 몰리는 에어컨 수요를 다 소화하지 못하는 것도 이유로 꼽힌다. 때문에 3월쯤이면 예약 주문을 했던 소비자의 가정이나 사무실은 에어컨 설치가 시작되기 마련이다.

한겨울에 에어컨을 팔면 에어컨이 여름에만 판매되는 제품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는 마케팅 효과를 얻을 수 있기도 하다. 여름이 아닌 비수기에도 에어컨 판매 비중을 올리면 제조공장의 효율성을 같이 올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올해 출시된 에어컨은 한 단계 더 진화해 냉방기능은 물론 공기청정, 제습, 제균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겨울에는 온풍기로도 사용할 수 있는 사계절 상품이다. 지난해에는 초슬림 디자인을 앞세운 기능형 에어컨이 대세였다면 올해는 스마트 에어컨이 전면에 등장했다.

삼성전자는 ‘2012년 삼성 스마트 에어컨Q’ 신제품을 선보였다. 강수 정보와 같은 날씨전망을 분석해 냉방, 청정, 제습 기능을 추천해주고 스마트쿨링 시스템으로 다량의 냉기를 뿜어낼 수 있다. 또 최대 89.5%까지 소비전력을 절감해준다.

LG전자는 ‘2012년 리얼 4D 입체냉방’을 선보이고 있다. 몸집을 줄여 가로·세로폭을 20∼30% 낮췄고, 냉방속도는 기존 대비 3배 빠른 슈퍼 인버터 기술을 적용했다. 또 실내뿐 아니라 실외에서도 스마트폰으로 에어컨을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

◆모피, 여름에 사면 더 싸요

여름철 대표 역시즌 상품은 모피다. 무더위가 한창인 7월이면 백화점은 일제히 한겨울이 제철인 모피 판매에 열을 올린다. 모피 브랜드들이 선보이는 신상품을 소개하고 패션쇼를 열고 상품권 증정행사도 갖는다. 가격도 50%가량 저렴하다.

여름에 모피행사가 활발한 이유는 본격적인 상품 제작과 판매에 앞서 디자인이나 색상 등 트렌드에 대한 고객 반응을 확인하는 사전 테스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모피는 고가 상품이기에 곧바로 대량 생산을 하는 대신 재고가 남지 않도록 고객의 구매 동향에 촉각을 세운다. 한번에 다량을 생산하는 일반 의류와 달리 모피는 초도 물량은 적게는 30벌에서 100벌 가량 제작해 소진되는 속도에 맞춰 추가물량을 생산하는 것이 특징이다.

대부분의 모피 제품이 여름에 첫 상품이 출시되는 것도 이유다. 모피 업계 관계자는 “모피 브랜드는 5월까지 원피를 확보하고 6월부터 브랜드별로 제품 기획 및 생산을 시작하고, 7∼8월에 그해 첫 상품이 출시된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비수기로 꼽히는 여름철 매출 확대에 이같은 역시즌 마케팅은 효과적이다.

온라인 쇼핑몰도 한여름에 겨울 상품을 시중가 대비 최고 85%까지 할인 판매를 실시하면서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오픈마켓 ‘옥션’의 지난해 8월 매출 중 코트, 부츠, 스키장비 등 겨울상품 판매는 전년대비 33%가량 증가했고, ‘롯데닷컴과 아이스타일24’ 역시 겨울상품 판매가 전년대비 각각 8%, 20%씩 상승했다.

롯데홈쇼핑은 4년째 역시즌 특집방송인 ‘8월의 크리스마스’를 매년 진행하고 있다. 모피, 가죽재킷, 패딩코트 등 겨울 인기상품을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으며 방송 수익금 중 일부는 구세군에 기부해 저소득층 지원에 쓰고 있다.

롯데홈쇼핑측은 “여름철에 겨울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는 실속 고객이 늘고 있다. 모피 등 고가 제품은 가을 혼수 예단을 미리 구매하려는 예비 신혼부부로부터 특히 인기가 좋다”고 설명했다.

◆재고부담 덜고 싼 가격에 구입 ‘윈윈’

역시즌 마케팅 대상은 코트나 모피 등 의류뿐만 아니라 부츠, 스키용품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제철에 사는 것보다 최고 80%까지 저렴해 이를 절호의 쇼핑 찬스로 활용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주요 보일러 업체도 일제히 여름에 신제품을 내놓고 판매에 나서고 있다.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에 접어들어서야 보일러 신제품이 나오던 예년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린나이 코리아측은 “보일러는 대표적인 겨울용 제품이지만 최근에는 전체 판매량의 20%가 6∼8월에 팔릴 정도로 여름 판매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여름 보일러 판매량이 점차 늘어나는 이유로 보일러 개보수 시장의 확대를 꼽았다.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보일러 시장에서 여름철에 주로 이뤄지는 대규모 아파트 보일러 개보수가 업체 입장에서는 ‘쏠쏠한 장사’가 된다는 의미다. 한 보일러 회사 관계자는 “여름 시장을 선점한 보일러 브랜드가 겨울에도 시장을 주도한다. 앞으로 여름 동안 보일러 무상점검 서비스도 확대되는 등 보일러 업계의 역시즌 마케팅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한여름에 겨울상품을 판매하는 식의 역시즌 마케팅을 진행하는 이유는 이월된 재고상품을 소진하고 고객이 선호하는 디자인과 고객의 구매동향을 미리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은경기자 le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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