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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성] 갯벌

2012-05-14
[자유성] 갯벌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지난해 충남 태안군 마도 해역에서 고려시대인 1208년에 난파된 마도 1~3호선에서 발굴한 도기조각을 6개월에 걸쳐 조합해 분석한 결과 고려인들이 젓갈을 담아먹던 생선 등의 종류가 밝혀졌다. 난파선에서 발견된 목간(木簡)에는 생선이나 게는 물론, 전복의 젓갈을 실었다는 기록이 있었다. 생선을 비롯한 발굴물의 뼈의 구조와 단면을 분석해보니 밴댕이와 전어, 넙치는 물론, 껍질은 농게의 것으로 드러났다. 800년전 젓갈이 현재 우리가 먹던 것과 흡사했다.

국내 서·남해안에 주로 분포된 갯벌은 유럽 북해 연안과 미국 동부 조지아 연안과 함께 세계 3대갯벌로 꼽힌다. 특히 국내 갯벌 면적은 2천489㎢(2008년말 기준)로 대구면적의 2.8배다. 이곳에는 어류 200여종과 갑각류 250여종, 연체동물 200여종, 갯지렁이 100여종, 바다새우 120여종이 살아숨쉬는 생태계의 보고다. 지구가 탄생이후 수십억년 동안 이어져온 조수간만의 차이에 의해 생겨났다.

서·남해안도 사람이 살기 시작하면서 갯벌을 이용했다. 여기서 생산된 수산물이 어민들을 배부르게 했다. 갯벌은 육지의 홍수나 바다에서 해일이 발생할 경우 에너지를 일시적으로 흡수해서 피해를 줄여준다. 또한 조개나 갯지렁이는 물론, 미생물과 습지식물이 육상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정화한다.

이처럼 인간에게 너무도 유익한 갯벌의 일부가 1964년 이후 이어진 대규모 간척사업으로 절반 가까이 사라졌다. 최근 정부가 갯벌양식어업을 육성하겠다며 어촌 지역주민에게만 허용된 맨손어업에 대기업 진출을 허용할 태세다. 어촌인구의 고령화와 어장이 황폐해진다는 게 이유다. 생태적·경제적인 측면에서 무한한 가치를 지닌 갯벌에 양식업이 성행하고 특정 양식품종에 집중된다면 갯벌 생태계는 단순화되고 교란될 수밖에 없다.

이는 어수룩한 공무원들이 잇속에 밝은 대기업의 논리에 휘둘리는 것으로 비쳐진다. 그동안 민영화를 빌미삼아 대기업에 들러리선 게 어디 한두가지인가. 갯벌은 지금 그대로 두는 게 옳다. 잘못 건드리면 엄청난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
장용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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