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맞는 스승의 날은 어느 때보다 무거운 마음이 앞선다. 교내 폭력과 집단 따돌림으로 인해 상처받는 학생들이 많고, 이와 맞물려 교권(敎權) 또한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승의 날이라고 하지만 솔직히 선생님은 선생님대로, 학부모들은 학부모대로 이날을 어떻게 보내야할지 고민되는 것이 현실이다.
스승의 날은 1963년 청소년적십자사 중앙학생협의회가 퇴직한 교사들을 위로하기 위해 ‘은사의 날’을 제정한 것이 출발점이다. 이후 65년부터 세종대왕 탄신일인 5월15일을 ‘스승의 날’로 정했으나, 73년 국민교육헌장 선포일에 통합돼 폐지되는 우여곡절을 겪고서, 82년에 다시 채택돼 오늘에 이른다. 교단에 선 이 땅의 모든 스승에 대한 존경심을 널리 선양하기 위한 것임은 물론이다.
31회 스승의 날을 맞는 오늘, 외견상 우리 교육현실은 상당한 발전을 이뤘다. 교사 1인당 학생 수나 교실환경, 교육기자재 등 인프라는 과거와 비할 수 없을 만큼 나아졌다. 하지만 최근 학교 현장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은 우리의 교육환경이 전보다 더 심각한 위기상황에 직면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절대다수 선생님들의 헌신에도 불구하고 학부모와 학생들의 학교에 대한 신뢰는 그리 높지가 않다.
흡연을 하지 말라는 교사에게 주먹을 휘두르는 학생들, 아이를 체벌했다고 교사를 폭행하는 학부모, 자신을 꾸중하는 여교사의 머리채를 잡아 흔드는 학생까지. 선생님들이 교육현장에서 봉변을 당하는 경우도 갈수록 늘고 있다. 성적 지상주의의 경쟁에 몰려 학교적응에 실패하는 학생들도 부지기수다. 교육계에 밀어닥친 진보-보수의 이념적 대립은 교육주체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공교육이 사교육의 들러리로 추락하고 있는 현실은 우리교육이 당면한 위기다.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는 미덕이 쇠퇴한 것은 교육현장의 탓만 아니다. 실용과 경쟁을 앞세워 지식주입을 최우선으로 여긴 교육정책이 큰 몫을 차지한다. 세상이 온통 실용의 교육으로 나가던 때조차, 40년간 협동의 교육으로 일관한 핀란드의 정책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큰 틀에서 교육의 방향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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