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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성] 독설(毒舌)

2012-05-16
[자유성] 독설(毒舌)

요즘 정치권의 언사(言辭)가 불손함을 넘어 사납고 무섭다. 경선 부정을 둘러싼 통합진보당 당권파와 비당권파 사이의 부실·부정시비가 논리적 공방(攻防)에서 제식구 감싸기 궤변(詭辯)을 낳고, 치기 어린 야유(揶揄)와 욕설을 확대재생산하더니, 급기야는 폭력사태를 초래했다. 이쯤되면 ‘막 가자는’ 얘기로, 차마 눈 뜨고는 볼 수 없는 지경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일련의 과정에서 수위를 더해 가며 상대를 향해 퍼붓는 막말은 ‘막장 폭력 드라마’를 무색하게 했다. 상스럽고 부조리하다던 젊은이들의 온라인 댓글을 찜쪄먹고도 남지나 않을지 부끄러울 따름이다. 온라인 찧고 까불지 말고, ‘너나 잘 하세요’란 소리를 들어도 할말이 없게 됐다.

잘난 체 하는 진보에 넌더리를 내 온 사람들이 물을 만났다. 특히 그들의 대표격인 보수언론이 휘두르는 독필(毒筆)은 물이 오를 대로 올라 신들린 듯하다. ‘통합 주먹당’에서부터 ‘민주주의 집단폭행’ 등에 이르기까지 제목도 시원하고 깔끔했다. 지금까지 진보가 보수언론에 이렇게 과분한 대접을 받아 본 적이 있던가.

한술 더 떠 싸움을 말리기보다는 오히려 부추기면서, 보수의 진보에 대한 저주(詛呪)의 주술사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 기세다. 이번 기회에 질타(叱咤)로 끝내지 않고, 일소(一掃)·척결(剔抉)하고 소탕(掃蕩)·말살(抹殺)하려는 단호함이 여실히 읽힌다. 이 또한 진보의 자업자득이고 자승자박(自繩自縛)이니, 딱히 하소연할 길도 없다. 한마디로 통합진보당은 ‘보수의 우리’ 안에 던져진 싱싱한 먹잇감 신세다. 씹으면 씹을 수록 감칠 맛을 더하는.

독설의 마법에 걸린 나라, 대한민국. 그 주술을 풀 해독제(解毒劑) 역시, 언행에서 묘약(妙藥)이 찾아져야 할 터이다. 잘난 사람은 자신에게 관대하고 타인에게 엄격하다고 한다. 원인제공자인 진보 진영(陣營)이 먼저, 독설과 독기를 거둬들여라. 나아가 보수든 진보든, 독설보다 고언(苦言)을 우선해야 당장은 거슬리나 미래는 유익하다. 정치판의 ‘미스터 쓴소리’가 아쉬운 요즘이고, 촌철살인(寸鐵殺人)의 정치인은 언제 볼지 기약 없다.

조정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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