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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용 자전거도로 이제 그만!…행인·자전거·車 ‘상생의 생태도로’ 절실

2014-05-02

●대구 ‘자출문화’ 활성화를 위한 전문 바이커 4人 좌담

자전거를 이용해 출근하는 사람(자출족)이 급증하고 있다.

자출족에게 자전거는 ‘자가용’이다. 승용차와 동격이다. 각종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차량을 피해 전후좌우를 주시하면서 라이딩해야 되기 때문에 다들 ‘전장으로 나가는 전사의 기분으로 페달을 밟는다’고 한다. 차도에 자전거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아직 승용차 천국이다. 각종 차량이 갑이고 자전거는 ‘을’ 축에도 못낀다. 주말 한적한 시골 도로를 다닐 때와 달리 평일 출근할 때 도심 차도에서의 라이딩은 살벌하기 이를 데 없다. 이 심정을 마이카족은 잘 모른다. 그런데 자출족 마이카족이 늘고 있어 자출문화는 더욱 활성화되고 성숙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자전거 관련 각종 민원을 청취하고 정책을 입안하는 부서는 대구시 교통관리과. 거기서 파악하고 있는 각종 자전거 동호회는 45개. 이 밖에 개인적으로 건강과 레저 차원에서 산악용 자전거(MTB)를 타는 사람과 일반 생활자전거족까지 포함하면 족히 10만명에 육박할 수도 있다. 2010년 현재 대구시의 자전거교통수단 분담률은 3%. 전국 평균은 2.16%.

전국 최고 파워를 자랑하는 ‘자전거로 출근하는 사람들’이란 네이버 카페의 회원은 55만여명. 대구에는 1만5천여명이고 이 중 2천~3천명이 자출족. 이들이 자출족 사회를 위한 다양한 담론을 형성하고 있다.

이제 자전거·승용차·오토바이·버스·지하철·도보를 통해 출근하는 사람들의 현황과 그들의 다양한 욕구를 파악해야 된다. 그걸 통해 신개념 도로망을 구축해야 된다. 자출족은 계속 늘어난다. 그렇다면 승용차 위주 정책의 문제점을 보완해야 된다. 차와 자전거와 도보객이 공존하는 생태도로가 절실하다. 이전에는 관주도의 전시행정적 자전거전용도로가 많았다. 옥에 티가 많았다. 이제 바이커와 지자체, 자전거 판매업자, 자전거시민운동가, 자전거동호인 등이 한 몸으로 돌아가야 된다.

대구시가 위클리포유 측에 각종 자전거정책 관련 홍보자료를 보내왔다. 대구시 홈페이지 생태정보시스템에 들어가면 2010년판 자전거투어지도를 볼 수 있다. 네이버에선 전국 자전거도로지도를 상세하게 안내한다. 대구의 경우 216개 구간에 걸쳐 자전거도로가 깔려 있다. 국가자전거도로도 123㎞나 깔려 있다. 주말 가장 인기를 얻는 신천~금호강~낙동강을 잇는 90㎞급 자전거길도 완성됐다. 신천 둔치도 인도와 자전거길이 구분돼 있다. 신천 자전거길은 동서남북의 대구 부심지에서 도심으로 출근하는 바이커가 애용하는 간선자전거도로가 됐다.

그렇다면 보완해야 될 사안은 없을까.

전문 바이커의 생각이 궁금해 긴급 간담회를 요청했다. 4명의 바이커가 우중을 뚫고 영남일보 사옥 앞에 모여 기를 모았다.

네이버 카페 ‘자전거로 출근하는 사람들’ 대구경북방의 회장인 김기영씨. 고교시절 통학용으로 자전거와 인연을 맺었다, 직장에 승용차로 출근하니 차량은 늘어나고 주차장은 좁아 자전거로 출근하게 되었다. 10여㎞를 자전거로 출퇴근하면서 근력과 폐활량이 늘어났다. 월 15만원 정도의 교통비도 아낄 수 있었다. 그는 소방공무원이다.

김장근 바이크소셜밴처 대표는 사람의 체격과 여건에 맞는 다양한 맞춤형 자전거 제작에 몰두하고 있다. 2011년 자전거 전국일주 이후에 자전거에 일생을 걸어보자 마음먹고, 부산에서 다니던 학교를 휴학하고 자전거 공부를 시작했다. 서적으로 기초를 쌓으며, 서울의 바이크아카데미와 BCI 자전거 학원에서 프로미케닉 과정을 수료하고 바이크아카데미와 영싸이클(양산시에 위치한 40년 전통의 자전거 공방)에서 자전거 프레임 빌딩과정을 수료했다. 지난해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주최한 ‘소셜벤처 경연대회’에 자전거를 주제로 참가하게 되어 2014년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을 지원 받아 현재에는 대구 북성로 장거살롱에서 자전거 공방 창업을 준비 중이다. 매일 경산 자택에서 북성로까지 자전거로 출근한다. 지금 사용하는 자전거도 직접 만든 것이다. 그는 자전거 소재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크로몰리(스테인리스나 베어링 등에 사용되는 강철에 탄소, 크롬, 몰디브덴 등을 첨가하여 강하게 만든 소재) 튜빙을 이용해 제작한다.

‘전방위 문화게릴라’로 활동하면서 시민운동 사각지대를 파고들며 핫이슈를 양산시키고 있는 서태영씨. ‘자전거 전도사’로 불리는 그는 무려 6대의 자전거를 갖고 자전거 위에서 본 세상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포토바이커’로 활동 중이다.

올해 2년차 여성 바이커인 김미영씨는 자전거가 화석연료에 찌든 21세기를 살리는 슈퍼맨이라고 여긴다. 하루 60㎞를 가뿐하게 라이딩하는 그녀는 생활 MTB를 타고 대구 곳곳을 누비며 신 자전거담론을 찾아내고 있다. ‘대구 자전거둘레길’도 만들고 싶어한다.


훼손된 곳 많아 항상 사고 위험
천편일률 거치대 개선도 필요

20140502
김장근씨

◆김장근= 솔직히 강변 자전거 길을 타지 않는 이상 자전거로 출퇴근할 때에는 자전거도로를 이용하기보다는 차로 가장자리를 많이 이용하는 편이다. 자전거 전용도로가 아니라 인도 위에 설치된 보행자와 자전거 겸용도로다 보니 시야확보가 어렵다. 돌발상황에 대한 우려가 크고 도로가 끊어진 곳이 많아 모든 것을 종합해 볼 때, 안전성과 이동속도가 많이 떨어진다. 지난해 11월부터 경산에서 대구시 중구까지 20여㎞를 자전거로 다니면서 느낀 점은 대다수 자출족이 이용하는 차도 가장자리 부근에 움푹 파이거나 훼손된 부분이 많아 큰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자전거거치대 등 자출족을 위한 각종 편의시설도 아무렇게나 방치된 상황이다. 이용자의 눈높이에 맞추지 않아 불편하다. 관이 움켜쥐려고 하지말고 각종 자전거동호회가 이런 시설을 위탁관리하도록 하면 더욱 효율적일 것 같다. 거치대도 천편일률적이다. 쪼그려 앉아 자물쇠를 채워야 하는 게 대세인데 걸이식 등 다양한 모델을 개발했으면 싶다. 앞으로 자전거가 대세인 국면이 올 것이다. 그때를 대비해서 자전거와 자동차가 공존할 수 있는 생태적 도로망을 새로 기획해봐야 될 시점이다.




자전거 도로 인도와 분리를
자출족에게 인센티브 줘야

20140502
김기영씨

◆김기영= 우리나라 어느 도시를 가도 자전거도로가 매우 잘되어 있는 도시가 거의 없는 것 같다. 다행히 경주는 관광도시라 자전거도로가 잘되어 있긴 하지만 인도와 같이 자전거도로가 설치되어 안전사고에 취약하다. 부디 정부나 지자체의 담당공무원은 자전거도로를 개설하기 전에 외국, 특히 유럽을 방문해 많은 걸 벤치마킹했으면 싶다. 현재 자전거 전용도로는 신천강변이나 금호강변(둑)에만 놓여있는것으로 알고 있다. 시내도로에는 거의 기존 인도 1/2를 자전거도로라고 설치해 놓았는데, 구분이 확실치 않아서 보행자와 자전거와의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자전거로 출근하는 라이더들에게는 출근하는 코스의 흐름이 끊어지는 경우가 많다. 자전거도로를 설치할 때는 자전거로 출근하는 사람들과 협의하여 설계했으면 좋겠다. 물론 완벽하게 설치는 못하겠지만 잘못 설치하여 원성과 민원이 생기는 일은 줄어들 것이다. 자전거도로는 기존 인도 위에 설치할 것이 아니라 넓은 인도의 경우 인도의 50%를 차도와 같은 눈높이의 자전거도로를 개설했으면 하는 생각이다. 유럽의 자전거도로는 인도와 완벽하게 분리되어 있다. 자전거도 도로교통법에 차로와 구분되어 있으므로, 당연히 자전거 전용도로도 차도 가장자리에 설치되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즘 승용차 요일제를 선택하면 주차장의 주차비도 저렴하고, 보험적용률도 감액되는데 자연친화적인 교통수단인 자전거는 전혀 혜택이 없어서 많은 직장인이 자전거는 불편하고 안전사고에 취약하다는 생각에 이용을 꺼리는 실정이다. 정부시책에 호응하는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에게 인센티브나 피부에 와닿는 혜택이 있었으면 한다.


곳곳 흐름 끊겨 주행하기 불편
이용자 중심의 전용도로 시급

20140502
서태영씨

◆서태영= 일단 자전거길이 관료들 편의로 만들어 지고 있다. 이용자 중심의 길이 아니다. 길은 이어지는 게 중요한데 도처에 흐름이 끊긴다. 공사 관계자도 자전거를 탈텐데 왜 그렇게 허술하게 공사를 마감하는지 궁금하다. 복현오거리 쪽에서 경북대 북문을 지나 도청 가는 길도 그렇고 수성구 두산오거리에서 신천동로 쪽으로 가기 위해 직전하면 갑자기 전방에 주유소가 나타나고 이때 바이커는 어디로 가야할지 헷갈린다. 누구나 식별할 수 있는 안내시스템이 부재한 것이다.

차도와 인도의 연결공학에 대해서도 배려가 부족하다. 공기를 빨리 맞추려고 하다보니 기울기를 너무 가파르게 처리한 구간이 적잖게 눈에 띈다. 유모차, 전동휠체어 등 교통약자가 지나기에 불편하며 위험하다.

정리하자면 일단 자전거길에 대한 철학이 부재한 것 같다. 도로교통법상에서 인정하는 자전거인데 세금을 덜 내서 그런지 교통주체로 인정해주지 않는다. 그래선 자출사회가 불가능해진다. 차도로 다녀야 하는데 차도는 자전거를 인도쪽으로 밀어낸다. 자전거는 인도에 붙어 빈대치며 살고 있다. 사고가 나면 자전가가 모두 뒤집어 쓴다. 경적도 위법이라 사용하지 못한다. 기존 도로는 차량만 전제로 한 길이다. 그런데 그 길을 자전거가 다니려고 하면 새로운 개념의 도로공학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해관계자들이 참석지 않은 가운데 마구 자전거길을 조성하니 총론에서 안 보이던 문제가 각론에서 분출되는 것이다.


자전거路 점령 얌체 자동차 많아
사회지도층이 자출 솔선수범을

20140502
김미영씨

◆김미영= 자전거 타기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건 잘 알겠는데 과연 각종 차량에서 내뿜는 매연이 항상 중국발 미세먼지처럼 꺼림칙하게 느껴진다. 심할 경우 방독면을 착용하고 다녔으면 좋을 것 같다. 이 참에 자출족을 위한 기능성 머플러 등이 개발됐으면 좋겠다.

또한 자전거전용도로를 점령한 얌체 승용차도 자전거의 발목을 잡는다. 이젠 우리가 나서 직접 그런 차량을 사진으로 찍어 고발해야 되겠다.

아직 체면 때문에 자전거를 못타겠다는 사람도 보수적인 대구에선 의외로 많은 것 같다. 이제 자출은 세계적 패션의 하나로 정착했다. 자전거로 세계를 도는 여행가도 있다. 한때 자전거 타는 국회의원도 있었다. 외국에선 양복 차림으로 자전거에 서류 가방 하나 싣고 국회에 들어오는 국회의원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제 사회 지도층이 솔선수범해서 자전거를 타야 한다. 그래야 일반 시민들이 따라서 자전거를 탄다.



20140502
자전거로 출근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자전거 마니아 4명이 우중에도 불구하고 유니폼 차림으로 영남일보 사옥 앞에서 결의에 찬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으로부터 2년차 여성 바이커 김미영씨, 자전거 보급에 앞장서고 있는 문화게릴라 서태영씨, 네이버 카페 ‘자전거로 출근하는 사람들’의 대경방 회장 김기영씨, 바이크소셜밴처 김장근 대표.


자전거도로 Tip

◆자출족이 추천한 명품 자전거로드

강정고령보 코스를 주목하라. 이 코스를 목적지로 정했다면 도시철도를 이용하여 편리하게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는데, 도시철도 1·2호선을 이용하여 2호선 강창역 또는 대실역에서 하차하면 되고, 신천자전거길을 이용하면 자전거로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 자전거를 휴대하지 못한 시민들은 도시철도역의 무료대여 자전거나 강정고령보 입구에 있는 민간 대여소를 이용하면 된다.

노곡동 하중도의 코스모스 군락지와 동촌유원지, 동촌보도교, 사계절 생태관광 학습원으로 자리 잡은 안심습지 코스가 있는데 이곳에서는 자연환경을 체험할 수 있으며, 주변에는 율하체육공원, 박주영 축구장, 그리고 비내리는 고모령의 이야기가 녹아있는 고모간이역, 가족단위 야외쉼터인 수성패밀리 파크가 있다. 2012년 전국광역지자체로서는 최초로 선정된 ‘살림길’은 낙동강, 금호강, 신천을 비롯해 도심을 한 바퀴 도는 도심순환 자전거길이 잘 단장되어 있어 근거리 이동의 편의성을 제공하며 대구의 도심의 생활상을 보여준다.

이 밖에 대구올레1코스(금호숲길·아양교~화랑교~강촌햇살교~금호강둑자전거길~신매천~신매역)/대구공항~파군재~지묘동~신숭겸사당~왕산임도~노태우생가~파계로~파군재~불로동~대구공항/대구박물관~지산고개~범물동~관계삼거리~범안로농로길~대구미술관 왕복코스/대구팔공산올레4길 경유(공항~불로동~도동측백수림~평광동~광복소나무~청백당~평광지~도동측백수림~불로동~공항)/팔공산 북지장사 힐링코스(공항~불로동~파군재~공산터널 위~백안삼거리~방짜유기박물관~북지장사 왕복)/남지장사 코스(가창삼거리~대림생수~우록리~남지장사 왕복코스)도 강추.

◆대구 국가자전거도로

대구스타디움~안심국도변~대구공항 앞~북현오거리~경대북문~도청교~대구역~반월당~명덕네거리~영대병원~남구청~중동교~동일하이빌~가창~청도 팔조령

◆신천 자전거안전교육장

신천 우안 희망교(구 신천수영장) 근처에 자전거교육장이 있다. 교육은 2개 과정(초급 여성 자전거교실, 청소년 자전거안전교육)이 있다. 교육시간 은 월~금 2시간씩 2주 교육. 교육인원은 1회 30명(교육완료후 수료증 발급). 수강료는 1만~2만원. 자전거타기운동연합 대구본부 신천교육장(053-959-5336). 대구시 교통정책과 자전거정책담당(053-803-4912). 서구 중리동 상리공원 내에도 상리 자전거 교통안전 교육장(053-663-2981)이 가동중. 생활자전거 1만원. 산악자전거 2만원. 과정별 2주 교육.

◆자전거 수리센터

자전거 이용환경 저해요인 해소와 공공 및 희망근로 대상자에게 자전거 정비교육 실시와 근로기회를 제공하고 나아가 창업 등을 통한 자립기반 지원을 위한 자전거 수리센터가 시내 곳곳에 설치돼 있다. 중구는 동신교 서편, 동구는 지하철 동촌역, 서구는 상리공원내, 남구는 희망교 하부, 북구는 침산교 하부, 수성구는 수성시니어클럽이다. 단순수리사항(펑크, 오일 첨가, 스포크 교정 등)은 무료, 부품교환은 원가.

▶자전거 마일리지 운동

에너지 절약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자전거로 개인당 지구 한바퀴(4만㎞)를 타자는 녹색시민운동. 자전거마일리지 앱 및 회원관리 인터넷 홈페이지(www.ecobike.org) 운영.
글·사진=이춘호기자 leek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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