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 자선공연 이상우씨 “아빠 이해하는 계기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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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이 소리를 배우고 자선공연도 벌이고 있다는 것을 세 자녀에게 보여주고 싶은 이상우씨가 지난달 30일 범물실버복지센터 강당에서 어르신들을 위한 공연을 벌이고 있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
지난달 30일 오후 1시쯤. 대구 수성구 범물실버복지센터 3층 강당 무대에 한복을 차려입은 이상우씨(52)가 올라섰다. 한 손에는 부채, 또 다른 한 손에는 마이크를 든 그가 소리를 시작했다. 이날 무대는 자신의 공연을 자녀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이씨의 소원이 이뤄지는 자리였다.
20대 초반 결혼해 두 딸과 아들을 낳고 10여년 동안 행복하게 살았지만, 막내 아들이 세 살때 아내와 헤어졌다. 이후 이씨는 세 자녀를 혼자 키웠다. 다시 10여년이 흘러 막내아들(17)은 고등학생이 됐고 둘째딸(25)은 취업 준비, 큰딸(27)은 대학 졸업 후 간호사로 일하고 있다. 나름 최선을 다해 세 자녀를 키워왔지만, 그들과 함께 보낸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았다는 게 이씨에게는 늘 큰 후회로 남아 있었다.
소리를 했던 부모님의 피를 물려받아서인지 늘 소리에 대한 갈증이 있었던 그는 생계를 위해 노래방을 하면서 틈틈이 소리를 배웠다. 지금도 자신보다 스무살이나 어린 선생님을 찾아다니며 배우고 있다. 그렇게 배운 소리로 지금도 1년에 20여차례 크고 작은 무대에 오르고 있다.
하지만 생업과 자선공연 등을 쫓아다니다 보니 아이들과 보낼 시간이 적을 수밖에 없었다. 아이들 눈에는 늘 바쁘기만 한 아빠였던 이씨는 늦었지만 이제라도 아이들이 자신의 일과 꿈을 이해해주길 원했다.
영남일보 ‘소원을 말해봐’ 코너를 통해 이씨는 “국악을 배우고, 또 자선공연을 한다는 말을 아이들에게 직접하기 쑥스러웠다. 지금까지 아이들은 내가 무엇을 하는지도 제대로 몰랐을 것이다. 공연 소식이 신문에 실린 것을 보고 아이들이 내가 하는 일을 이해해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짜증을 내어서 무엇하나. 성화(成火)는 바치어 무엇하나. 속상한 일도 하도 많으니. 놀기도 하면서 살아가세. 늴리리야 늴리리야 니나노.”
마이크를 통해 경기민요인 ‘태평가’가 울려퍼지자 객석에 앉아 있던 200여명의 어르신이 자리에서 일어나 어깨춤을 추기 시작했다. 소리를 따라 부르며 두 팔을 올려 흥겨운 무대를 즐겼다.
30분가량의 공연의 마지막 곡을 마치자 어르신들을 “앙코르”를 외쳤다. “예정된 시간이 30분이어서 오늘은 여기까지 해야 한다”는 이씨의 말에도 앙코르 소리는 그치지 않았다. 결국 “다음에 오늘 못한 앙코르는 물론 더 다양한 내용의 공연을 선물하겠다”는 이씨의 약속에 어르신들은 박수로 그를 보내줬다. 복지센터 노인회장은 “외롭게 지내는 노인들에게 이런 공연을 선물해줘 고맙다”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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