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정치인들의 거짓말 행진이 이어지면서 거짓말과 관련된 책들이 새삼 화제다. 독일 일간지 쥐트도이체 차이퉁 기자 위르겐 슈미더가 2011년 출간한 ‘우리는 왜 끊임없이 거짓말을 할까’도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고 한다. 40일 동안 거짓말 한마디도 안하기에 도전한 저자의 경험을 고스란히 녹여낸 책이다. 친구의 비밀을 폭로해 얻어맞기도 하고 정직하게 소득을 신고해 세금 덤터기를 쓰는가 하면, 아내가 만든 음식을 “토할 정도로 맛이 없다”고 혹평했다가 이혼 위기를 맞기도 했다. 슈미더 기자는 “‘40일간 거짓말 안하기 프로젝트’를 통해 거짓말을 하지 않고 사는 게 얼마나 어리석고 불가능한 일인가를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CIA 비밀공작원 출신 메리앤 커린치가 쓴 ‘더 트루스(The Truth)’는 ‘진실을 읽는 관계의 기술’이라는 부제가 암시하듯 거짓과 진실을 구분하는 방법론을 다룬 책이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추문이 불거졌을 때 “난 성관계를 갖지 않았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팔을 마치 망치질하듯 위 아래로 세 차례나 움직이면서. 커린치는 평소와 다른 과장된 제스처나 행동은 거짓임을 판단할 수 있는 힌트라고 말한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거짓말을 하면서 살까. 2010년 런던과학박물관이 3천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영국 남자는 1년에 1천92번, 영국 여성은 728번 거짓말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보다 거짓말을 훨씬 더 많이 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심리학과 폴 에크먼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은 하루 200번 이상의 거짓말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일상의 소소하고 하찮은 습관성 거짓말까지 다 포함했기 때문일 게다.
‘비록 고관대작들이라도 그들이 하는 말을 공평하게 검토해보면 열 마디 중 일곱 마디가 거짓이더구나’다산 정약용이 아들에게 보낸 편지에 나오는 구절이다. 성완종 메모지에 나오는 현대판 고관대작들의 거짓말이 어디까지 밝혀질지 궁금하다.
박규완 논설위원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