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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처벌 특례법 1주년 실태

2015-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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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아동쉼터 대구경북 5곳뿐…관련 인프라 확충 예산도 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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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최은지기자 jji1224@yeongnam.com

# 1. 아홉살 수영(가명)의 작은 몸에는 멍자국이 가득하다. 엄마는 3년 전 아빠의 폭력을 견디다 못해 어린 수영이와 동생 현수를 남겨둔 채 집을 나갔다. 술에 취하면 아빠는 두 남매에게 손에 잡히는 대로 물건을 던지고 때린다. 두 아이의 울음소리를 들은 이웃의 신고가 있은 뒤에야 수영이는 아빠의 폭력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 2. 엄마와 단 둘이 사는 유리(가명)는 늦은 시간에도 집에 들어가지 않고 길거리를 돌아다닌다. 혼자 이상한 말을 하고 유리에게 욕을 하는 엄마가 무서워서다. 유리가 사는 집은 발을 디디기도 어려울 정도로 더럽고 위험하다. 유리는 심리적 불안감과 스트레스로 원형탈모에 시달리고 있다. 유리와 엄마의 상태가 걱정스러운 이웃의 신고로 엄마는 정신과 치료를 받게 되었고, 그동안 유리는 아동생활시설에서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다.


아동학대 신고 하루평균 23건
가해 69% 훈육 내세운 친부모

아동보호기관 전국 55곳 운영
지역선 대구 2·경북 4곳 그쳐
작년 쉼터 36곳에 1008명 수용
평균 28명 수용에 4명이 돌봐
높아진 관심 비해 지원 턱없어

“2019년까지 보호기관 100개로”
정부 방침과 달리 예산 27% 삭감


◆늘어나는 ‘영혼의 살인’

어린 피해자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입혀 ‘영혼의 살인’이라 불리는 아동학대 사건은 최근 들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조원진 국회의원(새누리당)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감 자료에 따르면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시행된 지난해 9월29일 이후 지난 6월까지 전국에서 신고된 아동학대 사건은 6천304건, 하루 평균 23건꼴이었다. 경기(1천926건), 서울(968건), 인천(428건), 강원(295건), 대구(291건), 경남(287건), 경북(278건), 충남(276건), 부산(272건), 울산(267건) 순으로 많았다.

가해자 1천101명 중 68.8%(758명)가 친부모이며, 보육교사(135명), 계부모(72명), 교원과 학원강사(각 22명), 시설종사자(19명), 친인척(14명) 등이었다. 아동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사람들이 오히려 가해자였던 것이다. 가정 폭력의 상당 부분이 ‘훈육’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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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적·정신적 가해 금지

남인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은 아동학대를 방지하기 위해 보호자의 아동에 대한 신체적 체벌을 ‘법률’로 금지하고, 아동학대 신고의무자 교육을 의무화하며,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신분 조회 범위에 가족관계등록부의 증명서를 포함한다.

이에 따라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장이 피해아동의 보호·치료 등을 수행함에 있어서 피해 아동, 보호자, 아동학대행위자에 대한 신분 조회 등 필요한 조치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요청할 수 있다. 또 아동학대 신고의무자에게 신고의무자임을 알리고 신고의무 교육을 받도록 의무화했다. 이에 따라 일정 규모 이상의 아동학대 신고의무자가 소속된 기관의 장에게 신고의무교육을 실시하도록 했다.

신체적 체벌 금지도 명문화했다. 개정 아동복지법은 훈육 목적이라고 하더라도 아동에 대한 체벌이 부모가 해서는 안 되는 행위라는 점을 명시했다는 데 의미를 가진다. 또한 신체·정신·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을 포함해 아동을 유기·방임하는 것까지 더 넓게 아동보호 책무를 강조했다.


◆아동보호 인프라 예산은 줄어

아동학대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지만 정작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예산과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현재 전국에서 운영 중인 아동 보호 전문기관은 중앙 아동 보호기관과 전국 54곳(대구 2곳·경북 4곳)의 지역 아동 보호기관, 학대 피해 아동 쉼터 37곳(대구 1곳·경북 4곳) 뿐이다. 지난해 학대 피해 아동 쉼터 36곳에서 수용한 학대를 당한 아동은 1천8명으로 한 곳당 28명을 수용한 셈이며, 이들을 돌보는 인력은 평균 4명이다.

아동보호 인프라 확충 예산은 크게 줄었다.

내년도 아동학대 예방 예산안은 185억6천200만원으로 올해(252억4천700만원)보다 26.5% 삭감 편성됐다. 보건복지부가 기획재정부에 요구한 503억8천800만원의 36.8% 수준이다. 2019년까지 지역아동보호전문기관을 100개까지 늘리겠다고 한 정부의 의지가 퇴색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내년도 예산안대로라면 현재 54곳에서 1개 늘어나는 데 그친다. 학대피해아동쉼터의 경우도 지난해 36개소에서 연말까지 22개소를 확충해 58개소 운영을 추진하고 있으나, 국고보조율이 40%에 불과하고 새해 예산안에는 추가 확충 요청이 반영되지 않았다. 이은경기자 lek@yeongnam.com


"아동학대는 범죄…
가해자 조기발견, 신속대처가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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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재욱 대구아동보호기관 팀장

대구아동보호전문기관 정재욱 복지사업팀장은 “아동학대 범죄를 막기 위해서는 피해 아동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가해자의 폭력을 조기에 발견해 대처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울산·칠곡 아동학대 사망 사건이 아동학대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는 계기가 됐지만 현장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는 정 팀장은 “여전히 가정 폭력이나 아동 학대가 가정 내의 일로 치부되는 인식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 팀장은 “양육자 등 가해자가 아동을 폭행하는 것을 훈육이라고 치부하는 사회 분위기가 아직도 만연하다. 아동에 대한 폭력은 범죄”라고 강조했다.

“아동학대범죄 특례법이 지난해 9월 시행된 이후 국가가 아동학대 문제를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게 되었고 피해아동의 신속하고 안전한 보호와 학대행위자에 대한 즉각적인 조치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한 정 팀장은 “아이들이 유일한 보호자인 부모를 거스르고 진실을 말하기는 쉽지 않은 만큼 주변의 방임이 결국 아이를 죽음으로 몰아간다는 점을 기억하고 신고와 후속 조치가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신고 의식을 강조했다.

지난 9월 현재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1곳과 54개의 지역아동보호전문기관이 운영되고 있다. 지역아동보호전문기관은 아동학대 신고접수, 현장조사 및 응급보호, 피해아동 및 아동학대행위자를 위한 상담 및 교육, 아동학대 예방 교육 및 홍보, 피해아동 가정의 사후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대구에는 어린이재단 대구아동보호전문기관과 굿네이버스 대구남부아동보호전문기관 등 두 곳이 있다.

이은경기자 le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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