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한국 문화예술사에 큰 족적을 남긴 향토 출신 인사들의 재조명 사업을 벌인다. 이들의 뿌리찾기 등을 통해 지역 문화예술의 전통과 정체성을 재정립한다는 방침이다. 튼튼해진 문화토양을 바탕으로 ‘대구판 문화한류’ 바람을 일으키고 관광자원으로도 활용한다는 게 대구시의 복안이다.
대구시가 올해 집중 조명할 향토 문화예술인은 시인 이상화, 소설가 현진건, 작곡가 박태준, 서예가 서병오·서동균, 독립운동가 이경희 등 6명이다. 고택보존사업을 추진 중인 민족시인 이육사의 자료수집과 고증에도 공을 들인다. 이와 함께 노동운동가 전태일, 인권변호사 조영래의 발자취를 재조명하는 작업도 펼칠 계획이다. 문화예술인의 범주를 광의(廣義)로 해석해 다양한 인물의 성취와 업적을 지역 문화콘텐츠로 삼겠다는 대구시의 의도가 읽힌다.
대구시가 향토 문화예술인을 조명해 문화한류를 진작하고 지역 문화진흥을 일으키겠다는 발상은 맥을 제대로 짚은 것이라 판단된다. 전국 명소가 된 대구 중구 근대골목과 김광석 길도 문화콘텐츠로 재단(裁斷)하지 않았으면 그대로 사장됐을 가능성이 크다. 이 두 곳을 찾는 관광객이 한 해에만 100만명이 넘는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열광하는 중국인들을 보면서 문화 한류의 힘이 얼마나 큰가를 새삼 절감한다.
대구가 문화예술의 도시라는 건 여러 측면에서 증명된다. 대구에 근대예술이 태동하던 1920년대는 서화가 서병오를 중심으로 미술단체이자 미술교육기관인 ‘교남 서화연구회’가 결성됐으며, 1907년엔 대구 신명여학교에서 피아노 교육이 시작됐다. 대구콘서트하우스, 대구미술관, 대구예술발전소, 대구문학관 등 다양한 예술 인프라가 구축돼 있고, 대구오페라축제,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 열리는 등 공연도시로서도 손색이 없다. 게다가 2021년 두류공원에 전국 최대 규모의 CT공연플렉스파크가 조성되면 첨단기술을 접목한 CT공연과 전문인력 양성의 메카로 우뚝서게 된다.
다양한 문화콘텐츠 발굴은 당대 최고의 예술인들을 배출한 대구를 명실공히 문화예술도시로 만드는 지름길이다. 다만 이왕이면 문화예술인 재조명 사업의 파급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 ‘대구판 문화한류’를 어떻게 관광자원으로 접목할 것인가도 고민해야 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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