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전 총리 대구시장 출마 공식화…“대구 국민의힘 버려야 산다”
김 전 총리 대구 현안 문제 짚으며 이재명 정부와 논의 의사 밝혀
군공항 이전 문제 부터 행정통합 문제까지 언급
김부겸 전 총리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국회 소통관에서 대구시장 출마 선언을 하고있다. 그는 오전엔 서울, 오후엔 대구로 향해 출마 선언을 했다. 서정혁 기자 seo1900@yeongnam.com
30일 오전 9시50분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국회 소통관의 분위기가 평소와 달랐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대구시장 출마 선언을 앞두고 취재진 및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소통관 2층 브리핑룸에 모여 인산인해를 이룬 것이다. 이날 회견에 참석한 기자들은 "대선 후보 출정식 같다"거나 "대구시장 선거가 정말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회견장에는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 이연희 전략기획위원장을 비롯해 김태년·권칠승·김영진·임미애(비례대표·민주당 경북도당 위원장) 의원 등이 함께했다.
기자회견을 시작하기 전 김 전 총리는 함께한 민주당 인사들과 담소를 나눴다. 김 전 총리의 표정은 밝았고, 굳건한 의지도 담겼다. 그는 오전 10시가 되자 민주당 의원들과 기자회견장으로 향했다.
김 전 총리는 기자회견장에서 국민의힘을 직격하며 "한국 정치가 균형을 찾고 제 자리를 잡아갈 절호의 기회"라며 이번 지방선거의 의미를 강조했다.
김 전 총리는 지난 2022년 정계 은퇴를 선언하면서 그동안 공백기가 있었지만 정치 관록은 여전히 남아 있는 듯했다. 긴장한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고 특유의 환한 웃음으로 말과 행동에서 여유를 보였다.
공식 발언이 끝난 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그는 대구시 현안 문제들을 짚었다. 대구 경제 발전을 위한 당 차원의 지원책에 대해선 "분명한 건 30년째 지역 내 총생산(GRDP) 꼴찌인 대구는 대변화·대전환이 일어나지 않으면 못 견딘다"며 "그 문제에 관한 한 당 지도부에게 단단히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또 '대구 군공항 이전 문제와 관련해 정부가 나서야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서 "지금처럼 대구시에 모든 책임을 떠맡기는 구조는 분명히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대구·경북 통합 논의가 무산된 데 대한 입장을 묻는 질의엔 "대구 시민들이 저에게 권한을 위임해 준다면 즉각 단체장들끼리 긴밀한 협의를 진행하겠다"며 "지방 재정에서 1년에 5조원씩 쓸 수 있다는 건 지역을 확 바꿀 수 있는 엄청난 재정 규모다. 이런 기회를 잃어버릴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30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2·28기념중앙공원에서 대구시장 선거 출마를 밝히던 중 한 시민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오후 1시쯤, 대구 중구 동성로 2·28기념중앙공원에는 행사 시작 2시간여 전부터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했다. 대구·경북(TK) 지역에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할 기초단체장·지방의원 후보들과 당원들도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
김 전 총리에게 정책을 호소하기 위해 대구지방선거 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통합신공항 시민발전위원회 등 시민단체 회원들도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구호를 외쳤다.
'홍준표 시장이 후퇴시킨 장애인 정책을 김부겸 후보가 바꿔달라'는 손팻말을 든 장차연 박동균 사무국장은 "매년 대구시에 장애인 권리 보장 정책을 요구하고 있는데, 발달장애인 가족 참사가 반복되고 있는 만큼, 시설 수용 중심을 넘어선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대구시장에 나서는 김 전 총리에게 호소하고자 왔다"고 말했다.
통합신공항 시민발전위원회 회원들도 "대구경북신공항을 국가사업으로 추진해달라"는 현수막을 들고 현장에 나왔다. 이들은 꽹과리와 북을 치며 행사 시작 전부터 분위기를 흥겹게 만들었다.
행사 직전 빗방울이 굵어지면서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우비를 판매하는 상인도 등장했다.
김 전 총리가 현장에 도착하자 "환영한다 김부겸" "2시간 전부터 기다렸다" "여기도 봐달라" "미래 대통령" 등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 '김부겸'이라는 이름을 연호하자 대구시당 측이 공직선거법 저촉 우려가 있다며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시민들은 김 전 총리 연설 흐름에 맞춰 박수와 함성으로 응원을 보냈다. 연설 도중 김 전 총리가 자신의 전화번호를 공개하자, "전화번호를 한 번 더 불러달라"는 요청이 이어졌고, 실제 휴대전화를 꺼내 번호를 저장하는 시민도 보였다.
연설이 끝난 뒤에는 민주당 소속 TK지방선거 출마자들이 김 전 총리와의 사진 촬영을 위해 줄을 섰다. 김 전 총리는 이후에도 현장에 남아 지지자들과 일일이 사진을 찍으며 접촉을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30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2·28기념중앙공원에서 대구시장 선거 출마를 밝히는 가운데 지지자들과 시민들이 몰려있다. 연합뉴스
서민지
장태훈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