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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두산 경기 7회말 두산의 곽빈이 투구 연습을 하던 중 포수 양의지가 공을 피하는 장면. 정종수 주심도 공을 피해 부상을 입지는 않았다. 이에 두산 김태형 감독은 곧바로 양의지를 더그아웃으로 불러들여 질책했다. |
심판의 권위의식에서 나온 갑질일까, 선수의 과격한 항의에 대한 정당한 처벌일까. 올 시즌 초 프로야구판에서는 최근 며칠간 두산 경기에서 벌어진 일을 놓고 ‘갑론을박’ 중이다.
10일 삼성-두산戰 정종수 주심
7회 양의지에 스트라이크 판정
양, 불만 표하며 타석서 물러서
투구연습 중 공 받지 않고 피해
‘스트라이크 판정 복수’ 의혹
KBO 오늘 상벌위원회 개최
자초지종은 이렇다. 지난 3일 서울 잠실 구장에서 열린 두산-LG의 경기. 양 팀이 4-4로 팽팽히 맞서던 9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오재원은 볼카운트 1-2에서 LG 투수 진해수의 4구째 공에 반응하지 않았다. 이때 박종철 주심은 공이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왔다고 판단해 삼진을 선언했다. 오재원은 볼이라 생각했던지, 더그아웃으로 향하지 않고 몇 초간 박종철 주심에게 항의했다. 그러자 박종철 주심이 오재원에게 퇴장을 선언했다. 예상 밖의 일이었다. 관중석에서, 카메라 화면을 통해 잡힌 모습에서, 오재원의 과격한 행위를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논란이 커지자 KBO는 오재원의 퇴장 조치에 대해 “클린 베이스볼의 일환으로 엄격하게 규정을 적용하기로 했다. 지난달 열린 선수협 이사회와 KBO 미디어데이 감독 간담회 등 총 두 차례에 걸쳐 볼 판정에 대한 불필요한 질문은 하지 말라고 했고, 이에 맞춰 적용했다"고 밝혔다.
이틀 뒤 프로야구 선수협회는 이를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선수협은 5일 보도자료를 통해 “심판에 대한 질의를 이유로 오재원이 퇴장 명령을 받은 것과 관련해 KBO의 대처, 발표 내용에 유감을 표시한다. 심판위원의 판정과 권위를 존중하지만, 이번(오재원) 퇴장 근거가 되는 KBO와 심판위원회의 결정사항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한다”고 밝혔다.
두 번째 사례는 두산 경기에서 다시 벌어졌다. 10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두산의 경기 7회초, 당시 타석에 선 양의지는 삼성 투수 임현준이 던진 바깥쪽 공을 정종수 주심이 스트라이크 판정하자 불만을 표시했다. 결국, 삼진을 당한 양의지는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두산은 7회말 선발 후랭코프를 내리고 곽빈을 투입시켰는데, 곽빈이 연습 투구를 하며 던진 공을 양의지가 받지 않고 살짝 피했다. 정종수 주심이 몸을 겨우 피하면서 공은 다리 사이를 빠져나갔지만, 하마터면 곽빈이 던진 공에 주심이 맞는 아찔한 장면이 연출될 뻔했다. 양의지가 앞선 자신의 타석에서 스트라이크 판정을 한 정종수 주심한테 일종의 복수를 하려 했던 것으로 해석할 소지가 있었다. 이에 두산 김태형 감독이 곧바로 양의지를 더그아웃으로 불러 야단을 치기도 했다.
김 감독이 양의지를 혼낸 것으로 이번 사건이 매듭지어지는 것으로 보였지만, 결국 KBO 상벌위원회 안건으로 올라가게 됐다. KBO는 12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도곡동 KBO 5층 회의실에서 상벌위원회를 열고 양의지의 비신사적 행위 여부에 대해 심의할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양의지는 현재 한사코 고의가 아님을 강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의지에 대한 KBO 측의 판정결과를 통해 향후 야구판에서 심판의 권위의식과 선수의 과격한 항의 행위에 대한 논란이 더욱 크게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일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반응은 양분되고 있다. 한 야구전문가는 “지난해 한 고등학생 야구선수가 심판 판정에 항의했다가 ‘야구 그만두고 싶냐’는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심판의 권위의식에 의한 갑질은 프로나 아마야구 할 것 없이 만연해 있다. 이번 사태도 그와 비슷한 상황에서 벌어진 것이라 생각하고, 양의지도 고의로 그랬다면 평소에 얼마나 심판진에 불만을 가졌으면 그랬는지 이해가 간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심판 권위 의식에 대한 문제가 부각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야구전문가는 “KBO리그에서 벌어지고 있는 ‘타고투저 현상’과 국제대회에서의 부진으로 인해 (KBO 가) 스트라이크존을 확대하기로 했는데, 오재원과 양의지의 사례는 일종의 과도기에 벌어질 수 있는 해프닝으로 봐야 할 것 같다. 스트라이크존 확대를 결정한 만큼, KBO와 일선 심판들도 관련 판정과 이후 벌어지는 선수들의 항의에 대해 보다 엄격해진 것 같은데 선수들이 이 같은 분위기에 빨리 적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명민준기자 min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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