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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남일 경북도 도민안전실장 |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예방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선 어릴 때부터 안전의식을 스스로 확립하기 위한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그러나 과연 우리는 어떠한가. 일본은 초·중등 공립학교 안에 수영장이 거의 다 있어 학생들은 어릴 때부터 생존수영을 배운다. 경북도의 봉화·영양·울릉군의 경우 학교 안은 고사하고 군 단위 전체에도 수영장이 하나도 없다. 어린이 교통안전 체험공원도 시·군 단위의 관심이 적어 많이 갖추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경북도민의 안전업무를 맡고 난 이후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고민하는 일 중 하나가 바로 어린이 안전교육 프로그램의 개발과 다양한 안전 체험시설의 확충이다. 그중에서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어린이 공원과 놀이터가 중요하다는 걸 체감하고 있다. 선진 유럽 도시들의 어린이놀이터를 보면 어른들도 같이 놀고 싶을 정도로 색다른 흥미를 유발하는 놀 것들이 즐비하다. 접근성이 좋은 도심 공원 어디에서나 반려동물과 함께 아이들이 안전하고 재미있게 뛰노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아이들은 그 속에서 스스로 안전의 가치를 체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전남 순천시가 ‘기적의 놀이터 사업’을 추진해 전국적으로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 2006년 전국에서 제일 먼저 시행한 ‘기적의 도서관 사업’ 후속사업이라고 할까. 직접 가보니 주민들의 호응이 좋았다. 다섯 번째 만들고 있었고 세종시를 비롯한 타 자치단체로까지 확장되고 있는 점이 부러웠다.
어린이 공원과 놀이터. 어린이의 꿈과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아이들의 공간으로, 일정 규모 이상의 공동주택을 지을 때 설치 안전기준에 맞게 의무화돼 있다. 순천시는 ‘정의로서의 어린이 공원 및 놀이터’와 어떻게 다를까.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지역과 달리 어린이와 주민이 함께 만든다는 것이다. 공원 설계 전부터 아이들이 직접 놀이터의 콘셉트에 대해 의견을 내고 감리는 물론 놀이터 이름까지 아이들이 정하는 등 어린이들의 참여가 제도화돼 있다. 당연한 일이지만 지금까지는 아이들이 노는 곳을 어른들이, 그것도 공무원들이 관리하기 편한 곳에 구색 맞추듯이 만들어온 게 일반적인 과정이다.
또 순천의 어린이 놀이터는 아이들에게 다쳐 멍들 권리가 있다는 걸 보여줬다. 놀면서 자연스럽게 안전의 중요성을 체득할 수 있는 공간에서 아이들은 도전과 모험을 하고 상상을 펼쳤다. 아이들이 놀 때 어른이 감독하는 방식을 지양하도록 아이들 눈에 어른이 보이지 않도록 공간을 배치한 것도 참고할 만했다. 그리고 어린이 공원 등의 조성·관리에 따른 기본 디자인 및 계획 수립에 ‘어린이 공원 총괄기획자’라는 민간 전문가를 두고 일관된 정책 방향을 유지했다. 어린이 공원 등에서 어린이가 안심하고 놀 수 있도록 지도하는 유급의 ‘공원 놀이터 활동가’도 두고 있었다.
요즘 시대는 일찍이 실내에서 휴대폰 게임으로 혼자 놀기부터 배우도록 만든다. 상황이 이럴진대 거창하게 아동 인권을 이야기하지 않아도 순천시의 사례는 우리 지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어린이를 잘 자라게 하는 것이 곧 독립운동’이라며, 어린이날을 만든 소파 방정환 선생님은 동학운동의 3대 교주 손병희 선생님의 사위다. 그 동학의 발상지가 바로 경북도가 아닌가.
앞으로 경북도는 시·군과 협력해 경북만이 가지고 있는 스토리를 넣은 안전하고 창의적이면서도 아름다운 놀이터를 만들 방침이다. 안전성·창의성·심미성 등 3요소에 중점을 두면서, 미끄럼틀·그네·시소 ‘3종 세트’가 없는 ‘3無 경북형 놀이터 만들기 사업’을 중점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진정한 지방정부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어린이에게 관심을 가지고 보육하기 좋은 도시, 청년들이 찾아오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 핵심과제다.
어린이 놀이터, 이제 아이들에게 돌려주자! 그리고 아이들이 만들도록 하자!
김남일 경북도 도민안전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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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경북형 놀이터 만들기 사업 제안](https://www.yeongnam.com/mnt/file/201805/20180530.010290818120001i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