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산업클러스터 근거법만은 꼭 해결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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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산업 진흥법의 국회 통과에 앞장 섰던 자유한국당 원대수석부대표 윤재옥 의원(대구 달서을)은 30일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물산업은 대구 미래 혁신산업의 핵심축으로 지원법안 통과로 관련 사업추진에 상당한 힘을 받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
지난 28일 대구가 물산업의 메카로 성장하기 위한 근거법인 ‘물관리기술 발전 및 물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곽상도 의원(대구 중구-남구) 법안과 윤재옥 의원(대구 달서구을) 법안을 합친 ‘상임위 대안’이 통과됐지만 윤 의원 법안이 중심이 됐다.
법안에는 현재 대구 달성군에 조성 중인 ‘물산업클러스터’를 지원하는 내용이 들어 있어 ‘지역특혜법안’이란 말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물산업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관련 사업을 추진해온 대구의 노력이 결실을 거둔 측면이 더 크다. 그럼에도 통상 이런 법안이 통과되면 국비 예산의 우선 지원이 이뤄지기 때문에 각 지역구 이익을 중시하는 의원들의 집합체인 국회에선 통과가 쉽지 않다. 따라서 원내수석부대표로서 여당과 통과시킬 법안을 서로 정리하고 협상하는 실무책임자인 윤 의원이 법안 통과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현 대구시장으로 자유한국당 권영진 후보는 최근 지역 중견언론인 모임인 아시아포럼21 토론회에서 “물산업 관련 법안의 국회 통과는 윤재옥 의원이 일등공신”이라고 치켜세웠다.
법안 발의자인 동시에 법안 통과에 앞장선 윤 의원을 만나 막전막후 얘기, 앞으로 남은 과제를 들어봤다.
▶법안을 발의한 배경은.
“2015년부터 대구 달성군에 물산업클러스터가 조성되면서 근거법이 필요하다고 해서 19대 국회에서 이종진 의원이 관련 법안을 발의했었다. 그러나 당시 야당으로부터 ‘TK(대구·경북)특혜법’이라고 낙인이 찍혀 상임위도 통과 못 하고, 19대 국회 임기 만료와 함께 자동폐기됐다. 20대 국회 들어와 곽상도 의원이 2016년 7월에 다시 법안을 발의했지만 이마저도 TK 특혜법이란 굴레가 씌워져 지난 3월까지 상임위 소위에서 묶여 있었다.
물산업법 TK특혜법으로 오인받아
들어내도 문제없는 부분 수정한 뒤
타지자체도 기관설립 가능하게 바꿔
대구만의 법안이란 지적 안 받게 해
민주당 원내수석과도 지속적 협의
‘물관리 3법’으로 묶어 처리하게 돼
요즘 법안은 다 주고받는 것
원하는게 있으면 상대 법안도 처리
박 前대통령 이후 TK의 정치 공백
대구경북 시도민 자존심 상해 있어
지역 정치권이 뭉치는 수밖에 없다
그런 가운데 지난해 정기국회에서 정부예산안 심사 때부터 ‘근거법이 없어 물산업클러스터에 예산을 주지 못하겠다’는 정부 주장이 처음 나왔다. 심지어 주무부처인 환경부 장관은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발언마저 해 난관에 봉착했다. 대구로서는 물산업이 신성장산업이며 대구경제의 미래가 달려 있다. 대구지역 언론에서도 물산업법안이 대구 정치권의 역량 부재로 통과가 안 된다고 문제 제기를 계속했다. 클러스터에 입주할 기업들도 몸을 사리게 되고 불안해했다. 그래서 지난해 12월 원내수석을 맡으면서 이거 하나는 꼭 해결하고 자리를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이후 환경부와 대구시 관계자들을 불러 법안의 문제점을 검토했다. ‘왜 TK 특혜법으로 낙인찍혀서 대구시 숙원사업이 해결 안 되는냐’고 물어보니 몇 가지 지역 특혜로 오인받을 수 있는 내용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들어내도 문제가 없는 부분은 수정한 뒤 지난 3월에 법안을 새로 발의했다. 예컨대 곽 의원 법안에는 ‘물산업클러스터’가 명시돼 있었으나, 제 법안에선 ‘물산업 실증화시설 및 집적단지’로 바꿨다. 하지만 부칙에서 ‘집적단지’가 ‘클러스터’라고 못 박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차이가 없다. 또 새 법안에선 다른 지자체에서도 ‘물산업 지원센터’ 같은 관련 기관을 설립할 수 있는 근거를 새로 마련해 대구만을 위한 법안이란 지적을 안 받도록 했다.”
▶그래도 지역특혜법이라고 타 지역 의원들의 견제가 심했던 것으로 아는데 어떻게 대응했나.
“법안은 새로 발의했지만 어떻게 통과시킬지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데 마침 문재인정부에선 물관리 일원화가 정부 조직개편 방향이었다. 국토부에 있는 하천관리 기능과 수자원 개발 기능을 환경부로 넘겨 물관리를 일원화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정부 출범 초기부터 법안 통과를 요구했는데 우리 당은 4대강 사업에 대한 정치적 보복이라고 간주해 당론으로 막았다. 민주당은 우리 당에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저는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와 협상을 하면서 물관리 일원화를 위한 정부조직법안과 국토교통위 소관 물관리기본법안, 환경노동위 소관인 물산업법안 세 개를 세트로 처리하는 방법을 제안해 민주당이 동의했다. 그러나 우리 당 안에서, 특히 국토위 의원들 중에서 국토부에 있는 물관리 기능을 환경부로 넘기는 데 반대하는 분이 많았다. 김성태 원내대표와 상의해서 하천관리 기능은 국토부에 그대로 남기고 수자원개발 기능만 환경부로 넘기는 방식으로 절충안을 찾았다. 그 결과 우리 당 국토위 의원들도 대부분 설득이 됐고 민주당도 그 정도 선이면 양보하겠다고 해서 물관리 3법을 동시처리하기로 지난 18일 합의했고, 28일 본회의에서 처리된 것이다.”
▶한국물기술인증원 설립에 대해선 재정당국인 기획재정부가 반대한 것으로 아는데, 어떻게 무마했나.
“기재부는 새로 공공기관이 설립되면 국비예산이 들어가기 때문에 반대한다. 그러나 현재 물기술 관련 인증업무를 회원사들이 만든 상수도협회에서 하고 있기 때문에 ‘셀프인증’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앞으로 물기술과 관련된 인증업무는 해외 진출을 위해 대단히 중요한데 공신력 있는 독립된 인증기관이 필요하다는 논리로 기재부를 설득했고, 기재부 출신인 추경호 의원(달성군)도 힘을 보탰다. 민주당 쪽에도 ‘기재부가 반대하면 당신들 법안도 세트로 안 되는 거다’라고 압박했다. 결국 원내교섭단체 대표들끼리 합의된 사안이기 때문에 기재부가 받아들인 것이다.”
▶결과적으로 수석부대표라는 자리가 법안 통과에 중대한 역할을 한 것 같은데.
“김성태 원내대표가 제 입장을 많이 존중해줬다. 권영진 대구시장도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드려 법안 통과 필요성을 얘기했고, 제가 주선해서 대구 국회의원들과 원내대표가 만나는 자리도 만들었다. 거기서 중점처리법안으로 선정해달라고 요청해 원내대표가 받아들였다. 제가 협상 테이블에 실무책임자로 나갔기 때문에 우리 당 의원들 중에서 일부 반대가 있었음에도 여당과 거래가 가능했다. 요즘 법안은 전부 다 주고받는 거다. 우리가 통과를 원하는 게 하나 있으면 상대 법안도 하나 처리해줘야 한다. 한 당이 원내 절대다수를 점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불가피한 현상이다.”
▶김성태 원내대표와는 어떤 인연이 있어 수석부대표로 발탁됐나.
“19대 국회 4년, 20대 전반기 동안 개인적으로 김 원내대표와 인연은 없다. 다만 김 원내대표 입장에선 실무적으로 협상을 꼼꼼히 챙기고 원내 행정을 맡길 만한 재선급 의원으로 저를 적임자로 본 것 같다. 지역적으로도 원내대표가 수도권이니까 TK 출신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해 저를 발탁한 것 같다.”
▶국회선진화법 이후 입법 생산성이 떨어져 ‘식물국회’라는 지적이 많이 나오는데.
“국회선진화법은 18대 국회 말에 통과됐기 때문에 기간으로 6년 정도 흘렀다. 제도적으로 정착되는 데 시간이 충분하지 못했다. 여야는 새로운 환경 속에서 협치하고 입법의 생산성을 제고하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앞으로 다당제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그런 상황에선, 어렵겠지만 교섭단체 간에 협상하고 타협하는 정치문화를 만들어내야 한다. 일각에선 국회선진화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그건 좀 더 시간이 흐른 뒤에 판단할 문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TK 정치권은 존재감이 약해졌고 침체기에 빠져 있다는 평가를 듣는데.
“박 전 대통령 이후에 TK의 정치적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가는 지역 정치권의 가장 중요한 숙제라고 본다. 대구가 경제도 어렵지만 경제가 어려운 건 허리띠를 졸라매고 참을 수 있다. 대한민국 발전에 중심적 역할을 한 대구·경북 시·도민의 자존심은 많이 상해 있다. 결국은 정치권이나 공적인 영역에서 TK의 위상을 재정립하고 또 TK 출신 정치인과 공직자들이 나라를 위해 발군의 역량을 발휘하고 역할을 할 때 시·도민의 자존심은 회복되는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우리는 TK의 차세대 대권 후보군도 만들어야 하고 정치 지도자도 키워내야 한다. 지역민도 그런 지도자를 만들어내는 데 힘을 보태주셔야 한다. 하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 전에는 지역 정치권이 뭉치는 수밖에 없다. 지역 현안에 공동 대응하면서 한목소리를 내고 또 각자가 최선을 다할 때 정치하는 사람들이 시·도민으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고 그 공백도 메울 수 있다.”
▶지방선거 결과 전망은.
“지금은 많은 국민이 선거에 무관심하다. 어떤 얘길 해도 선거가 국민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 선거 이슈가 안 먹힌다. 하지만 선거일이 목전에 다가오면 자연스럽게 선거 관련 이슈들이 부각될 것이고 그 과정에서 문재인정부의 독선과 오만, 정책적인 문제점, 적폐청산을 빌미로 한 정치보복적 국정운영에 대한 견제가 필요하다는 중간지대의 국민 인식이 함께해줄 것이라고 믿는다. 선거가 어려운 건 틀림없다. 여론조사들을 보면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몇 군데 승리할 수 있을지 우려도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런 민심들이 모여 야당이 견제할 수 있는 힘을 실어줄 것으로 확신한다.”
대담=권혁식기자kwonhs@yeongnam.com
정리·사진=김상현기자 sh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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