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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진단] 까치밥

2020-01-14

홍시 나눠먹는 까치의 베풂
교훈 실천해도 모자랄 판에
검찰은 인사태풍에 난장판
정치권은 아귀다툼만 벌여
국민 절반이 화병으로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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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택 교육인재개발원장

신문사 인근 단독주택에 감나무 고목이 한그루 있다. 지난해 12월 초순 무렵 주인이 나무 끝자락에 홍시 세 개를 남겨뒀다. 어느 날 까치 두마리가 앉아서 홍시를 쪼아 먹고 있었다. 이틀 후 직박구리 한마리가 까치가 남겨 둔 홍시로 늦은 점심을 해결하고 있었다. 50여m 떨어진 곳에 있는 까치는 침입자를 쫓아내기는커녕 겨울의 햇볕을 즐기고 있었다. 이어 참새들이 날아와 남아있는 홍시로 허기를 달랬다. 까치는 자신의 배를 불린 뒤 자신보다 체구가 작은 직박구리와 참새에게도 나눠준 것이다.

연말연시다. 모두 바쁘다. 살아온 날을 되돌아보고 새해에는 더는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시기다. 이웃을 위한 배려가 부족하지 않았나 반성하기도 한다. 까치의 나눔을 관찰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전국 교수들이 올해(2019년)의 사자성어를 발표했다. 개인적으론 꼭 챙겨보는 편이다. 1위로 공명지조(共命之鳥)가 뽑혔다. ‘한몸에 두 개의 머리를 가진 새로, 어느 한쪽이 없어지면 자기가 살 것 같다고 생각하지만 그러다간 모두 죽고 만다’라는 뜻이다. 사람 보는 눈이 대동소이(大同小異)하다는 점에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공명지조’라는 사자성어가 나오게 된 것은 바로 정치권 때문이다. 불과 두어 달 전 ‘조국 수호’와 ‘조국 아웃’으로 광화문과 서초동을 달궜던 진영 간 집회의 구호가 '윤석열 아웃’과 ‘윤석열 수호’로 바뀐 채 지난 주말부터 또다시 불타올랐다. 그사이 ‘조국’이라는 이름이 ‘윤석열’로 치환됐을 뿐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둘이 사이좋게 검찰 개혁을 잘 완수하라고 등을 토닥이고, 윤석열 총장에게는 "살아있는 권력까지 손을 대라"고 격려까지 한 바가 있다. 서로 다치지 않게 약속 대련을 하라고 올려보냈더니만 실제로 싸움이 벌어진 것이다. 교수 출신의 조국 법무부 장관이 임명 전에 강하게 나간 측면이 있다. 한마디로 꾀없이 너무 센 한 방을 날린 것이다. 선방을 허용한 윤 총장은 "이게 아닌데. 약속이 틀리잖아 "라면서 싸움꾼 특유의 연타로 일어서지 못할 만큼 팬 것이다. 난감한 문 대통령이 5선의 추미애 법무부장관을 링에 급히 올려보냈고, 급기야 윤 총장 수족을 한직으로 내려보내는 인사를 했다.

윤 총장과 그 측근들은 예상과 달리 줄사표를 내지 않고 있다. 과거에 어디 한 두번 당해 봤는가. 여간내기들이 아니어서 2라운드가 어떻게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미 공수처법안이 통과돼 공수처 설치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검찰수사 도중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 장례식에서 상주(喪主)를 했던 문 대통령이 아닌가. 개인적으로 검찰개혁은 천추((千秋)의 한(恨)이었을 것이며, 공수처 설치가 이 정권의 국정과제 1호였다. 이번 공수처 설치 과정에서 과한 측면도 있지만, 당사자인 검찰의 원죄 때문임을 부정할 수 없다. 어쨌든 검찰개혁을 슬기롭게 마무리하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

보수진영도 단식과 삭발로 대여 강경투쟁을 했지만 손에 쥔 것은 없다. 오히려 보수통합에 그 에너지를 쏟았더라면 어땠을까. 보수는 ‘부패로 망한다’더니 오히려 분열로 망하기 일보 직전이다. 2018년 6·13지방선거 하루 전날 싱가포르에서 트럼프와 김정은이 회동하면서 보수는 참패했다. 북으로부터 ‘삶은 소대가리’라는 모욕을 듣는 이 정권이지만 재선에 목매는 트럼프와 탈출구를 마련하려는 김정은이 총선 하루 전에 만나게끔 주선할 수도 있다. 이러면 보수진영에선 죽도 밥도 안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까치밥’ 교훈을 실천해도 모자랄 판에 정치권이 서로 아귀(餓鬼)다툼만 벌이고 있으니 국민 절반이 화병에 시달릴 수밖에.장용택 교육인재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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