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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만에 다시 부르는 시인 문형렬의 '고통과 허무의 노래'

2020-02-19

첫 시집 '꿈에 보는 폭설' 재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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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눈뜨는 넋, 죽음으로 기어가/ 숨을 불어넣고 가슴으로 녹입니다/ 한마리 불꽃으로 살아나라고./ 잠이 옵니다./ 죽어서 화려할 수 있을까요?/ 그리움 없이 살 수 있을까요?/ 나는 다시 버리는 시를 씁니다." <문형렬 '다시 버리는 시(詩)' 중에서>

소설가이자 시인인 문형렬 작가의 시집 '꿈에 보는 폭설'(도서출판 북인)이 발간됐다. '꿈에 보는 폭설'은 1990년 1월 출간됐던 문 작가의 첫 시집으로, 30년 만에 재출간 됐다.

밤에 눈이 내리는 모습을 그림으로 담은 것 같기도, 검푸른 심연의 바다를 표현한 것 같기도 한 표지 속 시집에는 1부(꽃 폭풍 쏟아지는 벌판으로 오라)와 2부(그리운 앞날), 3부(나의 노래)로 나눠 '빈 수반' '언제나 갈 수 있는 곳' '늦가을, 이제, 강의실에서' '술잔 속의 집' '기억이 정확하다면 당신은' '한 방울의 모든 것' '사각형' 등 70편에 가까운 시가 실려 있다.


'술잔 속의 집' 등 70편 詩 3부로 수록
젊은 시절의 슬픔·고뇌·그리움 담아


고령 출신인 문 작가는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시, 매일신문 신춘 문예에 소설이 당선됐다. 이후 1984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다시 소설이 당선되는 등 시와 소설 두 분야 모두에서 화려한 신고를 하며 문단에 등장했다.

작품으로는 소설 창작집 '언제나 갈 수 있는 곳' '슬픔의 마술사' 등과 장편소설 '바다로 가는 자전거' '눈먼 사랑' '연적' '어느 이등병의 편지' '굿바이 아마레' 등이 있다. 문 작가는 교사와 영남일보 기자 및 논설위원을 지내기도 했다.

글 속에서 늙지 않는 문제의식과 긴장감, 어쩔 수 없는 어둠이 느껴지는 것은 한때 언론인으로 살았던 작가들의 공통된 특징일까. 이 시집 역시 그렇다. '감꽃 목걸이' '일기' '봄밤' '가을옷' 등 서정적인 제목의 시들도 그 내용은 마냥 귀엽거나 아름다운 것만은 아니다. 슬픔과 고뇌와 그리움을 담고 있다. 작가는 한창 젊었을 30년 전에도 그런 감정들에 예민하게 떨었던 것 같다.

1989년 겨울, 첫 시집 발간 전 문 작가가 쓴 일종의 서문이 시집의 분위기를 짐작하게 한다.

"시인은 모든 것으로부터 배반당한다. 언젠가는 복수하리라고 맹세하지만 세월 앞에 어쩌랴. 모아놓고 보니 이것들이 내 꿈이고, 내 살갗이었는지, 울음이 터지려 한다. 사랑도 비애도 검게 타버리고 이제 나는 어디로 가나. 악마를 향해 걸어가나."

이 글처럼 시집 속 시들은 사랑도 비애도 모두 태워 쓴 것 같은 깊은 쓸쓸함이 느껴진다.

진형준 문학평론가는 해설에서 "얼핏 카뮈의 시지프스 신화 혹은 부조리의 미학을 연상시키는 그의 시(옛날에는 금잔디)에는 문형렬의 시적 분위기를 이루고 있는 고통·허무의 노래들, 사랑·꿈의 노래들, 또한 그것들 간의 긴장들이 압축되어 표현되고 있다. 예컨대 고통·허무를 노래하되 그에 침잠하지 않으며, 사랑·꿈을 노래하되 그것의 찰나성·무기력함으로부터도 눈을 돌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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