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민경욱 의원(왼쪽)와 방송인 김어준. |
진 전 교수는 '뜻밖에 한편 된 민경욱·김어준'이라는 언론 기사를 링크했다. 통합당 민 의원과 방송인 김어준씨는 나란히 '부정선거 음모론'을 제기한 인물이다. 다만 '정치성향'은 극과 극이다. 김어준씨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자이다.
민 의원은 4·15 총선을 부정선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7일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4·15 총선은 QR코드 전산조작과 투표조작으로 이뤄진 부정선거"라며 "재선거를 실시해야 한다"고 했다. 민 의원은 4·15총선무효선거소송 변호인단과 함께 총선 무효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민 의원의 '부정선거 음모론'에 김어준씨가 뜻밖에 등장한 것은 총선 무효소송에 참여하고 있는 석동현 변호사 때문이다. 석 변호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 저 자들도 과거 박근혜 대통령 당선 후에 개표조작이란 주장을 얼마나 했는지 모른다. 김어준은 '더 플랜'이란 영화까지 만들었다"며 "우습게도 민경욱 의원 등이 개표의 전산조작 가능성을 주장하는 논리 중 일부분은 '더 플랜' 영화속에 그들이 주장했던 것과 상통하다"고 주장했다.
실제 김어준씨는 2012년 대선의 개표 부정 의혹을 제기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더 플랜'을 제작했다. 지난 2017년 4월 개봉했다. 2012년 대선에선 박근혜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꺾었다.
김씨는 '더 플랜'을 통해 "전국 개표소에서 투표지 분류기가 인식하지 못한 미분류표 가운데 박 후보 표가 문 후보 표보다 1.5배(K값) 많은 양상이 나타났다. 누군가 개표 분류기를 인위적으로 조작하지 않고선 일어날 수 없는 현상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문재인 후보가 홍준표 후보를 꺾은 2017년 19대 대선 미분류표를 보면 문 후보 표가 홍 후보 표보다 1.6배 많았다. '더 플랜'에 따르면 19대 대선도 부정선거여야 했지만, 김씨는 침묵하고 있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더 플랜'을 검증했던 뉴스타파 최기훈 기자는 "18대 대선에 조작이 있었다고 주장한 분들은 지금 상황에 대해 말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김어준씨는 (극우 진영에) 노하우를 전수한 것인데 이를 비판하려면 자신의 과오를 반성해야 한다. 다음 대선에서 패배한 진영이 다시 선거 부정을 제기하지 않으리라고 어떻게 장담할 수 있을까. 선거부정 의혹은 진보진영의 죄과가 크다"고 비판했다.
민 의원과 김어준씨를 향해 "같은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이니 이참에 두 세력이 함께 당을 만드는 게 어떨까"라는 진 전 교수의 지적이 전혀 틀린 말은 아닌 듯하다.
조진범기자 jjcho@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