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안 보이는 '치은연상 치석' 스케일링…외출전 양치질도 바이러스 예방 도움
치은연하 치석(왼쪽)과 치은연상 치석. |
코로나19로 인해 몇 번이나 연기되었던 저녁 모임이 있었다. 은사인 대학 교수님을 모신 자리였는데 '음쓰남'이 무슨 뜻인지 아냐고 물어 보셨다. 당신을 손가락으로 가리키시며 그게 당신이라고 하셨다. 다들 무슨 뜻인가 의아해하는데 음쓰남은 '음식물 쓰레기 버리는 남자'의 준말이라고 하며 웃으셨다.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며 느낀 것이 음식을 하고 남은 찌꺼기를 하나로 모아 깨끗하게 버리듯, 입안도 음식물을 씹고 난 후 구석구석 남아 있는 찌꺼기를 모아서 버려야 하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음식물 쓰레기가 집에 남아 있으면 악취와 벌레가 금방 생기듯 입안도 청소 안 된 찌꺼기가 있으면 냄새가 나고 세균들이 자란다. 음식물 쓰레기를 깨끗이 닦아내려면 행주와 솔이 필요하듯 입안도 칫솔을 쓰고 치간칫솔·치실도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회에 이어 입안의 음식물 쓰레기, 치석과 치태에 대해 더 알아보고자 한다.
치석에도 종류가 있다. 무슨 말인가 싶겠지만 사실이다.
우리가 거울을 통해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잇몸 위에서 자라난 치석, 즉 희거나 누렇게 보이는 치은연상 치석이 있고, 잇몸 아래 치근에 붙어 있어 육안으로 관찰이 불가능하며 아주 단단한 흑갈색의 치은연하 치석이 있다. 보통의 스케일링으로 제거할 수 있는 것은 치은연상 치석이며 타액에서 만들어진다. 반면, 치은연하 치석은 잇몸 사이에서 묽게 침과 같은 농도로 나오는 치은 열구액으로 만들어지며 잇몸을 절개해 뿌리를 드러내는 수술을 해야 보이며 완벽하게 제거하려면 치은 판막술, 치주 소파술, 치근 활택술을 해야만 한다. 즉 스케일링 외의 다른 술식이 꼭 필요하다는 얘기다.
스케일링을 한 지 일주일밖에 안됐는데 치석이 다시 생겨오는 환자들이 있다.
불행하게도 치석은 치면세균막이 형성된지 4~8시간 후 석회화가 시작되고, 24시간이 지나면 50%가 석회화되며 12일이 경과한 후는 60~90%가 석회화한다고 한다. 치태 내의 미생물도 24시간 경과 후 점차 산소가 없는 곳을 좋아하는 나쁜 혐기성 세균들이 증가하게 되어 잇몸에 염증을 일으키게 된다.
음식물 쓰레기를 매일 모아 버려야 하듯 입안의 쓰레기, 즉 치태나 치석도 매일 꼼꼼히 버려야 한다.
이를 위한 양치질이야말로 '음쓰'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는 첫 행동이다.
양치질의 부가적인 효과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가 최근 있었다. 영국의 유명 치과의사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외출 전 양치질도 마스크 착용이나 손 씻기처럼 도움이 된다고 발표했는데, 설명에 따르면 치약에는 손세정제와 같은 세척제가 들어 있어 3~5시간 정도 바이러스가 입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는 일종의 치약 보호막이 생성된다고 한다. 특히 외출하기 직전의 양치질은 그 효과를 극대화시킨다고 한다.
둘째 '음쓰'는 스케일링이다. 2019년 다빈도 상병통계에서 치은염 및 치주염 환자가 약 1천674만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는 감기 환자를 뛰어넘은 수치라고 한다. 하지만 아직도 성인 5명 중 1명만 스케일링을 받고 있다.
매일 노란통 앞에서 코를 막는 수고를 마다 않는 '음쓰남' '음쓰녀'도 좋지만, 입안도 깨끗이 비우는 음쓰남·음쓰녀들이 더 많아지길 학수고대한다.
박세호연합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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