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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 무더위 쉼터에서도 거리두기...코로나19가 만든 대구의 여름 풍경

2020-07-18
야외 무더위 쉼터에서도 거리두기...코로나19가 만든 대구의 여름 풍경
17일 오전 신천둔치 대봉교 인근. 대구시설공단이 마련한 야외 무더위 쉼터에 시민들이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다


야외 무더위 쉼터에서도 거리두기...코로나19가 만든 대구의 여름 풍경
17일 오후 대구 중구 국채보상공원 내 야외 무더위 쉼터. 시민들이 냉풍기 앞에 거리를 띄운 채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코로나 19 여파로 '무더위 쉼터' 형태도 변화했다. 기존 경로당·복지관을 중심으로 운영되던 무더위 쉼터가 감염 예방을 목적으로 장기간 휴관에 들어가면서, 더위를 피할 곳 없는 시민들을 위한 별도의 공간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17일 오전 11시30분쯤 찾은 신천둔치 대봉교 인근. 천막 4개가 일렬로 설치돼 있었고 그늘 밑에 배치된 의자에 시민들이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한낮 기온이 30℃를 웃도는 뜨거운 날씨에도 천막 아래는 강바람이 불어 시원한 기운이 감돌았다. 쉼터를 찾은 시민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2m 이상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서인순(여·67)씨는 "잠시 걸으러 나왔다가 마침 휴식 공간이 있어 쉬고 있다. 일상생활 속에 이런 공간이 있으니 참 좋다"라고 말했다. 다른 천막 아래에 있던 김민수(49)씨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야외 활동을 더 선호하게 됐다. 에어컨 틀고 실내에 있는 것보다 바깥에 있는 무더위 쉼터가 더 편리하고 안전한 것 같다"고 했다.

같은 날 오후 1시30분쯤 중구 국채보상공원 광장. 이곳에도 야외 무더위 쉼터가 운영되고 있었다. 냉풍기 앞에는 거리를 띄운 채 앉은 시민들이 이야기꽃을 피웠다. 쉼터 옆에 비치된 아이스박스에는 얼음과 시원한 냉수가 채워져 있었고 지나가던 일부 어르신들은 물을 하나씩 챙기기도 했다.

쉼터 관리 직원은 "주로 어르신들이 찾는 편"이라며 "날씨가 더워지면서 부쩍 이용객이 많이 늘었고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감염 예방을 위해 거리를 유지하게 하고 손 소독제도 제공한다. 일부 젊은이들은 쉼터에 비치된 양산을 대여해 가기도 한다"고 밝혔다.

대구지역 기초자치단체가 코로나19와 폭염을 극복하기 위해 무더위 쉼터 마련에 나서고 있다.

중구는 경상감영공원·국채보상공원, 남산어린이공원, 신천둔치 등 4개소에 천막을 이용한 야외 무더위 쉼터를 조성하고 냉풍기와 냉수, 양심양산 등을 비치했다. 서구는 오는 9월까지 이현공원, 평리공원, 감삼못공원, 가르뱅이공원 총 4곳을 임시 쉼터로 지정했다. 달성군을 비롯한 다른 지자체 역시 야외 공간을 무더위 쉼터로 활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 중이다.

대구시설공단도 대봉교, 파동, 침산교 등 12개소에 야외 무더위 쉼터를 마련했다. 매년 여름 공단이 운영했던 신천물놀이장을 휴장하기로 하면서 내놓은 폭염 대책이다.

한편, 대구시는 질병관리본부의 대응 지침에 따라 이르면 이달 23일부터 경로당, 복지관 등의 운영을 단계적으로 재개할 방침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쿨링포그 가동도 중단하는 등 폭염 대책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모든 시설을 이용할 때는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글·사진=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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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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