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신공항 이전을 둘러싼
군위와 대구경북 극한대결
시간끌수록 후유증만 커져
지역민 위한 공익적 차원서
파국적 지역대결은 끝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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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대 법학부 교수·대구시민센터 이사장 |
우리는 전쟁 중이다. 6·25전쟁 발발 이후 강도(强度)를 달리하며 70년간 지속된 전쟁도 지긋지긋한데, 우리 지역에서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이 무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대구경북 및 중앙정부의 연합군과 같은 행정구역에서도 군위 우보에만 모두걸기를 통해 결기를 보이고 있는 군위군과의 여론전쟁이 불을 뿜고 있다.
한반도는 아직 전쟁의 끝,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평화의 비둘기가 날지 못하고 있는 전시(戰時)다. 참전용사들에게는 포탄과 총알이 소나기처럼 쏟아지고 옆 자리에서 동고동락하던 전우들이 비명과 함께 피를 토하고 쓰러지던 전쟁터의 매캐한 화약 냄새가 아직 생생하다. 이제 노년이 되고 있는 전후 1세대 또한 집과 학교에서 부모님과 선생님들로부터 받은 지속적인 반공교육 그리고 청장년기에 겪었던 북한의 크고 작은 무력도발 사건 기억으로 북한은 여전히 호전적 적대세력이라는 잠재의식과 함께 한반도가 언제라도 전시상황이 될 수 있다는 불안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
경제적 성장과 풍요 속에서 세계 속으로 뻗어나가는 대한민국을 경험하며 자란 청년과 미래세대는 한반도의 표피적 전쟁 없는 상태를 평화로 오해하고 있지만, 잊을 만하면 북한의 다양한(?) '폭파쇼'와 미사일 발사를 보면서 현실과 인식의 인지부조화에 혼란스러운 상태다. 오는 27일이면 한국정전협정 체결 67주년이지만 이는 전투의 정지일 뿐 한반도에서 전쟁의 완전한 중단과 종식을 의미하지 않는다.
혹자는 정전협정과 휴전협정을 구별하지 못하고 정전협정을 휴전협정이라고 부르며 휴전협정은 장기간 지속되면 평화협정이 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상급의 정치적 합의 없이 평화협정으로 둔갑할 수는 없다. 더욱이 정전협정 이후 지금까지 크고 작은 수만 건의 군사적 충돌이 있었다는 사실은 정전협정이 평화를 담보하는 합의라는 주장을 무색하게 한다. 그래서 코로나19 시국에서도 국회에서는 종전선언으로 남북이 사이좋게 어울리는 평화달성까지는 아니더라도 한미군사훈련과 핵 투발 수단인 미사일 발사실험을 주고받는 준전시적 상황의 반복은 끝내자는 논의가 진지하게 진행되고 있다.
4·15 총선 이후 처음 개회한 국회의 대정부질문에서 종전선언에 신중해야 한다는 야당의원의 주장에 총리가 "그럼 의원님께선 전쟁 상태가 계속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말하며 남북관계 개선의 출발점으로서 종전선언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종전선언은 남북뿐만 아니라 당장 우리 지역에서 절실히 필요하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을 둘러싸고 전개되고 있는 군위와 대구경북의 살벌한 대결이 시급히 종식되어야 한다. 그동안 양측은 세세하게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고 상호 간에 설득을 위한 최대한의 노력을 해왔다. 지역 언론은 날마다 이 문제를 대서특필하며 심도 있게 분석하고 대구경북 시도민의 민심이 어느 쪽에 있는지 전달하고 있다.
절차를 꼬이게 만든 원인제공자인 중앙정부도 대구경북이 제시한 해결방안을 지원하고 나섰다. 이제 통합신공항 이전지역의 이익극대화를 위한 논리싸움의 수순은 지나갔다. 후유증이 클 수밖에 없는 지역분열적인 여론대결 종식과 군위와 의성을 포함한 대구경북 부활이라는 대의명분, 그리고 지역민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이라는 공익적 원칙에 따라 위대한 결심을 해야 할 때다. 해는 저물어 어둠이 강을 건너오고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군위는 파국적 지역대결의 종전을 위한 테이블에 나서야 한다.
대구대 법학부 교수·대구시민센터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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