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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호성의 사주 사랑(舍廊)]- '궁합법 중에서 가장 문제 되는 궁합법' 띠궁합의 오류

2020-10-28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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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궁합은 여러 가지 궁합법 중에서 가장 문제 되는 궁합법이다. 왜냐하면 첫째 띠궁합은 엉터리로서 미신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둘째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띠궁합법으로 궁합을 봐주는 역술인(철학관)과 사이트가 수없이 많고, 띠궁합을 믿는 사람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셋째 띠궁합을 곧이곧대로 믿은 나머지 좋은 인연을 놓치고 나쁜 인연을 만나서 사는 불행이 허다하기 때문이다.

띠궁합법은 앞에서 살펴본 구궁 궁합법 및 납음오행 궁합법과 같이 생년으로 궁합을 보는 생년 궁합법의 하나이다. 다만 구궁 궁합법 및 납음오행 궁합법은 생년 간지로 궁합을 보는데 반해 띠궁합법은 생년 지지 곧 띠로만 궁합을 본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남녀의 띠와 띠를 맞춰봐서 삼합·지합이 되면 서로 화합하며 잘 살아가므로 좋은 궁합이고, 원진·충·형·해·파가 되면 서로 다투고 싸우다 헤어지므로 나쁜 궁합이라고 판단한다. 삼합을 이뤄 좋다는 궁합은 원숭이띠·쥐띠·용띠끼리의 만남, 뱀띠·닭띠·소띠끼리의 만남, 범띠·말띠·개띠끼리의 만남, 돼지띠·토끼띠·양띠끼리의 만남이다. 지합을 이뤄 좋다는 궁합은 쥐띠·소띠, 범띠·돼지띠, 토끼띠·개띠, 용띠·닭띠, 뱀띠·원숭이띠, 말띠·양띠의 만남이다.

충·형·해·파가 되므로 나쁘다는 궁합 중 서로 충이 되어 나쁘다는 궁합은 쥐띠·말띠, 소띠·양띠, 범띠·원숭이띠, 토끼띠·닭띠, 용띠·개띠, 뱀띠·돼지띠의 만남이다. 서로 형이 되어 나쁘다는 궁합은 범띠·뱀띠, 뱀띠·원숭이띠, 원숭이띠·범띠, 양띠·개띠, 개띠·소띠 소띠·양띠, 쥐띠·토끼띠, 용띠·용띠, 말띠·말띠, 닭띠·닭띠, 돼지띠·돼지띠의 만남이다.

12지지끼리의 삼합·지합·충·형·해·파 원리는 정통명리학에서도 채용하고 있고 삼합·지합·충·형·해·파로 인하여 발생하는 사안은 실제에 적합하므로 삼합·지합 관계는 좋고, 충·형·해·파 관계는 나쁘다는 주장 자체는 옳다. 그런데 삼합·지합·충·형·해·파는 4개 지지 전체에 적용해야 하고, 남녀(부부)사이의 좋고 나쁨을 볼 때는 일지에 집중해서 봐야 하건만 띠궁합법은 띠에만 적용해서 궁합을 보므로 실제로 맞지 않으니 엉터리라는 것이다.

남녀의 만남이 원진 관계여서 나쁘다는 궁합은 쥐띠·양띠, 소띠·말띠, 범띠·닭띠, 토끼띠·원숭이띠, 용띠·돼지띠, 뱀띠·개띠의 만남이다. 원진이란 서로 미워하고 싫어한다는 뜻이니 원진 관계인 남녀가 만나면 서로 지지고 볶으며 지내다 결국은 원수가 되어 헤어진다고 보는 것이다. 이들 띠끼리 만나면 왜 미워하고 싫어하는지 그 이유를 보면 좀 황당하다.

쥐띠·양띠가 원진인 것은 쥐는 양의 뿔을 싫어하기 때문이요(서기양두각鼠忌羊頭角), 소띠·말띠가 윈진인 것은 소는 밭갈지 않는 말을 미워하기 때문이요(우증마불경牛憎馬不耕), 범띠·닭띠가 원진인 것은 범은 닭의 부리가 짧은 것을 미워하기 때문이다(호증계취단 虎憎鷄嘴短)

또 토끼띠·원숭이띠가 원진인 것은 토끼는 원숭이의 허리가 굽은 것을 미워하기 때문이요(토원후불평土怨猴不平), 용띠·돼지띠가 원진인 것은 용은 돼지의 검은 얼굴을 싫어하기 때문이요(용혐저면흑龍嫌猪面黑), 뱀띠·개띠가 원진인 것은 뱀은 개가 짖는 소리에 눌라기 때문이다(사경견폐성巳驚犬吠聲). 이상은 지지끼리의 원진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동물의 형상을 그럴듯하게 갖다 붙인 것에 불과하다.

어쨌거나 문제는 시중 역술가(철학관)가 띠궁합을 볼 때 원진 관계를 매우 중요시한다는 점이요, 사람들도 이 말을 확정판결처럼 믿고 따른다는 점이다. 어디 가서 궁합을 봤는데 원진 사이여서 절대 결혼하면 안 된다고 하더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띠로만 삼합·지합·충·형·해·파와 원진을 따지는 띠궁합은 결코 맞지 않다. 궁합을 보려면 먼저 사주를 봐야 한다. 사주를 보고 건강, 성격, 배우자복, 자식복, 관복, 재물복 등 인간이 살아가는 데 절대 필요한 복분을 따져야 한다. 그리고 미래는 어떻게 흘러가는가, 성공하는 운인가 실패하는 운인가, 행운이 오는가 불운이 오는가를 봐야 한다.

그런 다음에 남녀는 성격이 조화를 이루는가 못 이루는가, 부부로서의 사이는 좋은가 나쁜가, 음양오행은 조화를 이루는가 못 이루는가, 성의 조화는 좋은가 나쁜가, 상생보완의 만남인가 상극상해의 만남인가를 따져 봐야 한다. 이게 궁합이다.

사주팔자 전체를 보지 않은 채, 내용은 보지 않은 채 팔자의 하나인 띠만 보는 띠궁합은 한 포기 풀만 보고서 산을 평가하는 행위와 다름없다. 한 포기 풀로 산을 논할 수 없고 한 덩이 돌멩이로 산을 논할 수 없듯이 띠로만 본 궁합으로 결혼하면 좋으니 결혼하면 나쁘니라고 판단할 수 없다. 띠궁합으로 결혼의 가부를 판단하는 일은 매우 위험하다.

 

■우호성<△언론인(전 경향신문 영남본부장)△소설가△명리가(아이러브사주www.ilovesajoo.com 운영. 사주칼럼집 ‘명리로 풀다’출간)△전화: 010-3805-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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