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부부 관찰 예능 인기몰이
현실적 이야기로 시청자 공감
불화·이혼설까지 불거지기도
자극적 설정 우려감 없지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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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견인 프로그램 굳혀
리얼리티 관찰 예능의 한 장르로 진화된 부부 예능은 한 철 유행 소재가 아닌, 시청률을 견인하는 안정적인 프로그램으로 입지를 굳혔다. 그도 그럴 것이, 판타지를 심어줘야 할 스타들이 외려 자신들의 내밀하고 민감한 부분을 적나라하게 공개해 흥미와 호기심을 유발했고, 스타의 일상도 우리와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공감대 형성은, 부부 예능이 유독 큰 인기를 끌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이하 '동상이몽2')의 시청률은 월요 예능 전체 1위다. 광고 관계자들의 중요 지표인 '2049 타깃 시청률'은 1.7%, 분당 최고 시청률은 6.4%까지 나왔다. 2017년 7월부터 방영을 시작한 '동상이몽2'는 요즘 방영하는 부부 예능 중 가장 순하다. '동상이몽' 시즌1이 사춘기 자녀를 둔 스타 부모의 고민을 관찰을 통해 가감 없이 보여줬다면, 시즌2에선 '너는 내 운명'이라는 부제를 달고 부부 관찰 예능으로 탈바꿈했다.
새로운 포맷의 시작을 성공적으로 연 건 한중 스타 부부의 일상을 자연스럽게 담아낸 추자현·우효광 부부였다. 연예계 대표 잉꼬부부 최수종·하희라의 은혼식 기념 여행도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다. 그 바통은 최근 송창의·오지영 부부, 박성광·이솔이 부부, 정찬성·박선영 부부, 오지호·은보아 부부 등으로 이어지며 신혼 커플의 달콤함과 연차가 있는 부부의 소소한 일상으로 웃음과 공감을 잡았다.
◆이혼설까지 불거진 생생한 일상
부부 예능이 종편으로 넘어오면서 좀 더 과감해졌다. 종편 중 가장 먼저 부부 예능을 시작한 TV조선 '아내의 맛'은 '동상이몽2'와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스타 부부들이 식탁에서 소확행 라이프를 찾는 콘셉트로 시작했다. 하지만 18세 나이 차와 국적을 초월한 만남으로 주목받은 함소원·진화 부부, 일명 '함진부부'의 이야기가 부각되면서 추자현·우효광 부부 못지않은 화제성으로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궜다.
함진부부가 보여주는 일상은 지극히 현실적이다. 중국인 시어머니와의 고부갈등, 부부싸움 등이 사실적으로 그려지기도 했는데, 이로 인해 함진부부의 불화설과 이혼설까지 불거졌다. 하지만 부부는 최근 공개된 영상에서 딸 혜정의 양육을 두고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였다. 함소원은 육아 전문가 오은영 박사에게 도움을 요청해 문제를 조금씩 해결해나갔고, 다투던 부부도 솔직한 대화를 나누며 한 뼘 더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함진부부의 활약에 이어 홍현희·제이쓴 부부, 박은영·김형우 부부, 신혼인 배슬기·심리섭 부부, 박휘순·천예지 부부 등도 소소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색다른 콘셉트의 부부 예능도 있다. JTBC '1호가 될 순 없어'는 매년 이혼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유독 개그맨 부부 중 이혼 커플이 없는 이유가 무엇일지 파헤쳐 본다는 콘셉트에서 출발했다. 개그맨 커플이라고 해서 별반 다르지 않은, 일상 속 위기 상황들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지가 관전 포인트다. 연예계 대표 장수 커플이자 '개그맨 부부 1호'로 잘 알려진 팽현숙·최양락 커플을 비롯, 개그계 원조 미녀와 야수 커플 김지혜·박준형 부부, SNS상에서 서로를 향한 애정 어린(?) 디스전을 선보이며 개그계 '돌+I 커플'로 등극한 이은형·강재준 부부 등이 출연해 개그맨 부부만의 '웃픈' 일상으로 시청자를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솔직·대담한 19금 이야기
채널A와 SKY(스카이) 채널이 공동 제작한 '다시 뜨거워지고 싶은 애로부부'(이하 '애로부부')는 '19세 이상 시청가'를 표방한다. 안방극장에서 접하기 힘들었던 내밀하고 파격적인 소재들을 화두 삼아 매회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시청률은 아직 높지 않지만, 화제성 면에서는 단연 최고다. 연예인 부부가 필터링 없이 부부의 이야기를 폭로하는 '속터뷰' 코너는 방영되자마자 순식간에 포털사이트 실시간 인기검색어에 링크될 정도다.
특히 개그우먼 조혜련의 동생인 배우 조지환이 출연해 첫 만남부터 부부생활에 대한 고민까지 솔직하게 털어놓은 게 화제가 됐다. 반면 홍승범·권영경 부부는 소원해진 부부관계에 대한 고민을 털어놔 공감을 샀다.
'애로부부'는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을 떠올리게 하는 재연 드라마도 함께 보여주고 있는데,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현실 속 부부의 세계가 매회 흥미롭게 소개된다.
한편, TV조선은 이혼한 스타 부부가 다시 한 집에서 생활해보는 모습을 관찰하는 '우리 이혼했어요'를 20일 처음 방송한다. 배우 이영하·선우은숙이 이혼 13년 만에 동반 출연한다고 전해져 화제가 된 바 있다. 다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의도적으로 자극적인 설정에 포커스를 맞추는 건 아닌지에 대한 우려감도 있다.
김광원 대중문화평론가는 "관찰 예능이 점점 자극적으로 되어가는 이유는 비슷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이 넘쳐나 이제 더 이상 리얼리티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라며 "최소한 부부 예능만이라도 그들이 현실적으로 맞닥뜨리게 되는 다양한 문제점에 대한 담론이 형성될 수 있도록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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