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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금주의 영화] 완벽한 가족…안락사 결정한 엄마와 남은 가족의 진실·화해찾기

2021-01-08

겉으로 보여지는 화목함 뒤 서로 풀지못한 서운함
사랑하고 부족한 것을 채우는 것이 진정한 완벽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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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릴리(수잔 서랜든) 가족이 한 자리에 모였다. 두 딸의 엄마이자 아내였던 릴리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 하기 위해서다. 온몸이 점차 마비돼 가는 심각한 병을 앓고 있던 릴리는 의사인 남편 톰(샘 닐)과 오랜 고민 끝에 안락사를 결정했다. 출가한 맏딸 제니퍼(케이트 윈슬렛)와 오랜만에 얼굴을 비친 둘째 애나(미아 와시코브스카)가 각각 남편과 아들, 애인과 함께 왔고, 엄마의 절친 리즈(린제이 던칸)까지 참석했다. 릴리는 "솔직하고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면 좋겠다"는 당부와 함께 가족과의 짧았던 마지막 시간을 보낸다.

"자기가 어떻게 될지 결정할 수 있는 지금이 떠날 때다." 영화 '완벽한 가족'은 톰의 극 중 대사처럼 다소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안락사'를 죽음을 대하는 한 인간의 주체적인 이야기로 담담히 풀어간다. 죽음에 굴복당하지 않으려는, 그리고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낭만을 찾고 싶었던 릴리의 선택을 특별한 순간으로 만들어가는 이 과정은 미처 밝히지 않았던 가족들의 속내를 들어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가족과 엄마를 챙겨야 한다는 책임과 의무감으로 늘 어깨가 무거운 제니퍼는 반항적인 동생 애나가 영 마뜩잖다. 가족과 연락을 끊고 지냈던 동생이 동성 애인까지 데려온 것도 모자라 엄마의 결정까지 강하게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제니퍼는 그런 애나에게 "단 1주일만 걱정 안하게 해달라"고 당부한다. 조울증을 앓고 있는 애나는 사실 자살을 시도했을 만큼 정신적으로 피폐한 상태지만 가족들은 그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더욱 황당한 건 아빠가 엄마의 절친 리즈와 내연 관계였다는 점. 엄마의 인생이고, 엄마의 결정이라고 생각했던 제니퍼는 돌연 진정성을 의심하며 엄마의 안락사 결정에 반대한다.

완벽하지 않을 때 더 행복할 수 있다. 릴리 가족 역시 겉으로 보여지는 화목한 모습 이면에 서로 풀지 못한 서운함과 앙금이 속으로 깊게 남아 있다. 스스로는 사랑스런 아내로, 자식에겐 모범적인 엄마로서의 삶을 살아왔다고 자부한 릴리 또한 예외는 아니다. 애나로부터 "남들이 좋은 엄마로 봐주길 바라는, 자식들이 걸리적거리지 않게 키운 겉모습만 모범적인 엄마였다"는 말을 듣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다. 영화는 안락사로 야기되는 윤리적, 도덕적 문제보다는 가족의 소통 부족과 오해로 비롯된 진실과 화해 찾기의 과정에 주목한다. 부족함을 채우는 것이 진정한 완벽함이고, 서로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비로소 완전해질 수 있음을 영화는 말한다. 연출을 맡은 로저 미첼 감독의 말처럼 "죽음이 아닌 살아가는 것에 대한 이야기"다.(장르:드라마 등급:15세 관람가)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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