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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과 한국문학] 세대 간 언어 격차 해소를 위한 '신어 오지라퍼'

2021-03-11

중년층 이상 언어소외 심각

TV 속 신어들 모를 때 많아

의미와 쓰임 먼저 알려주고

거부감 대신 포용력 가지면

세대간 언어격차 줄어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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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정 경북대 국어국문학과 BK교육연구단 연구교수

흔히 '오지랖이 넓다'는 말은 쓸데없이 지나치게 아무 일에나 참견하는 사람을 가리킬 때 쓰인다. 그런데 최근 한 공익 광고에서 디지털 격차 해소에 도움이 되는 긍정적인 오지랖을 내세우고 있어 흥미롭게 본 기억이 있다.

공익 광고의 내용은 이렇다. 카페 무인 단말기 앞에서 어려움을 겪는 중년 여성, 목적지를 찾지 못해 헤매는 이 어르신에게 친숙한 이미지의 연예인이 다가가서 무인 단말기 주문을 도와드리거나 스마트폰 지도 검색 사용법을 알려 드리는 등 '디지털 오지라퍼'로 활약한다. '오지라퍼'는 '오지랖'에 사람을 나타내는 영어 접미사 '-er'이 붙어 오지랖이 넓은 사람을 지칭하는 말로 쓰인다. 디지털 세상에서 디지털을 누리지 못하고 오히려 소외되는 분들에게 먼저 다가가 도와드리자는 의미로 '디지털 오지라퍼'를 내세운 것이다.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디지털 오지라퍼'에 필자도 적극 동감하는 한편 디지털 격차와 무관하지 않은 세대 간 언어 격차를 새삼 생각해 보게 되었다. 세대 간 언어 격차는 어느 시기나 있어 왔겠지만 요즘처럼 그 정도가 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필자가 어릴 때만 해도 휴일의 모습을 떠올리면 온 가족이 함께 텔레비전을 보는 장면이 생각난다. 요즘은 어떠한가. 디지털 매체의 다변화로 인해 부모님은 텔레비전, 첫째는 유튜브, 둘째는 SNS를 보고 있지 않을까. 이러한 디지털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른 세대 간 디지털 격차가 세대 간 언어 격차를 심화시키는 하나의 원인이 되고 있다. 세대 간 언어 격차는 세대 간 불통을 낳으며, 특히 새로운 디지털 매체에 익숙하지 않은 중년층과 노년층의 언어 소외는 심각한 문제로 인식될 필요가 있다.

필자의 부모님도 함께 텔레비전을 시청할 때면 종종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신어의 뜻을 물어보곤 하신다. 필자의 설명을 듣기 전까지는 텔레비전의 사람들이 왜 웃는지, 어떤 상황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꽤나 있다. 부모님 세대에게만 이러한 답답함이 있는 것은 아니다. 유튜브·SNS에 무관심한 필자 역시 강의를 하면서 학생들의 발표를 들을 때, 학생들이 사용하는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면 필자는 학생들에게 그 말의 의미와 쓰임을 물어보는데, 본인들에게는 익숙한 표현을 모르는 선생님의 모습에 당황하면서도 한편으론 신이 나서 성심성의껏 알려준다. 오히려 학생들에게 신어를 배우면서 학생들과 소통하고 있음을 느끼기도 한다.

필자에게 신어의 의미와 쓰임을 알려준 학생들처럼 나도 누군가에게 '신어 오지라퍼'가 돼 보면 어떨까. 내가 사용한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분이 있다면 그냥 지나치거나 답답해하지 말고 그 말의 뜻을 설명해주는 '신어 오지라퍼' 말이다.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젊은 출연자가 삼겹살을 먹으면서 "미쳤다"라고 외쳤다. 요즘 '미쳤다'는 기존의 의미 외에 '미치도록 좋다'는 극찬의 표현으로 자주 쓰이는데, '미쳤다'의 새로운 의미를 모르는 중년의 출연자는 그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다. 이에 나머지 출연진이 모두 입을 모아 '미쳤다'의 새로운 의미를 알려주었고, 중년의 출연자는 그 말의 뜻을 바로 이해해 적절하게 구사했다. 우리 주변에서도 이러한 '신어 오지라퍼'들이 활약하고, 신어를 모르는 사람도 새로운 말에 대한 거부감보다는 알아가려는 태도를 가진다면 세대 간 언어 격차를 조금은 줄일 수 있지 않을까.


김수정 경북대 국어국문학과 BK교육연구단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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