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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변호사 규모 놓고 갑론을박...대구 변호사 업계 불황으로 '밥그릇' 신경전

2021-04-20

코로나19 장기화로 변호사 업계 불황이 지속되면서 새로 진입할 신규 변호사 규모를 놓고 기존 변호사와 로스쿨의 입장 차가 뚜렷하다.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지법(본원·서부·안동·경주·포항·김천·상주·의성·영덕지원)의 1심 본안 민사소송(합의 및 단독) 접수 건수는 총 1만8천299건으로, 전년(2019년·1만9천364건)보다 소폭 줄어들었다. 대구가정법원의 1심 가사소송(합의 및 단독) 접수 건수 역시 지난해 총 4천141건으로 2019년(4천522건)에 비해 감소했다.

소송 건수 감소는 코로나19가 적지 않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법률시장도 경제활동이 이뤄져야 형성되는데, 코로나 여파로 시장이 점점 축소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대구지역 변호사 월평균 수임 건수는 3건이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사 A씨는 "서울의 경우 변호사 1인당 월평균 수임 건수가 1.2건 정도인데, 우리는 그보다는 낫다지만 수임료가 거의 3배 가까이 차이 난다. 불과 10년 전쯤에는 월 평균 5~6건은 선임됐다"고 말했다. 변호사 B씨는 "큰 법률사무소 매출이 예년보다 30~40% 줄어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고 했다.

법률시장이 위축되는 것에 비해 변호사 수는 점점 늘어나면서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대구지방변호사회의 2016년 개업회원은 572명이었지만, 2018년 640명, 지난해 699명, 4월 현재 701명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불똥은 로스쿨로 튀었다. 위기에 봉착한 변호사 업계가 변호사 시험 합격자 감축을 강하게 요구하는 상황이다. 대한변협은 19일 성명을 내고, "1천200명 이상의 변시 합격자 결정은 신규 변호사 대량실업 사태를 초래할 것"이라며 인원 감축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석화 대구지방변호사회장은 "변호사 시험 합격자 정원 감축돼야 변호사 업계가 살아남을 수 있다"라며 "우리나라 법률시장이 6조원 규모인데, 대형 로펌이 2조5천억 원 정도를 장악하고 있다. 남은 파이도 수도권 변호사들에게 집중돼 있어 사실상 지방 시장은 5천억 원 규모를 나눠가지고 있는 실정이다"라고 했다. 또 "로스쿨 '결원보충제'에 따라 함량 미달인 국내 로스쿨도 그대로 살아남고 있는데, 일본의 경우 미달 로스쿨은 폐교되고 자연적으로 시장이 형성된다. 한번은 짚고 넘어갈 문제다"라고 강조했다.

로스쿨은 반대 입장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 이동형 영남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은 "최근 로스쿨 교육 정상화를 위해 변호사 시험 응시자의 60% 이상 합격을 보장해야 한다고 전국 로스쿨 원장들이 의견 일치를 봤다"며 "법률시장 포화 문제는 시장 구조, 체질 개선으로 해결할 문제다. 게다가 변호사 시험 시작 이후 소송 이외의 다른 분야로 진출하는 변호사가 늘고 있는데, 이 같은 방식으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일각에선 기성 변호사들에게 반기를 드는 청년 변호사도 생겨나고 있다. 변호사 시험 출신 한 지역 변호사는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에 따른 '수임료 저하' 등 문제는 전관 변호사 등에게 영향이 가는 것이지, 서비스가 좋은 젊은 변호사의 수임료는 오히려 올라가면서 시장이 조정되는 부분도 있다"라며 "차라리 로스쿨 정원 자체를 줄이고, 합격자를 늘리는 방법이 나을 것 같다. 로스쿨 학생은 많이 뽑아놓고, 변시 합격생은 줄여버리면 고시 낭인을 대폭 양성한다는 점에서 로스쿨 설립 취지를 무색화시키는 것 같다"고 했다.

법무부는 21일 2021년도 제10회 변호사 시험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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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정경부 서민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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