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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서 신라 시조 박혁거세 왕비 알영 이야기 깃든 길이 150m 고대 수로 확인

2021-04-28

발천(撥川)의 옛 물길과 왕궁 북문으로 이어지는 석교·도로 유구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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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동부사적지지대 발굴조사과정에서 새롭게 발견된 '발천' 수로와 그곳에 놓였던 돌다리 터. <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은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사업의 하나로 추진 중인 경북 경주동부사적지대(발천) 수로 복원·정비를 위한 발굴조사에서 679년(문무왕 19년)에 만들어진 동궁과 월지와 연결된 것으로 추정되는 새로운 고대 발천 수로를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사업추진단에 따르면 수로 방향은 북동에서 남서쪽으로 진행하며, 최대 길이는 150m 정도로 확인됐다. 수로는 5.2m 정도의 일정한 너비를 가진 직선 형태지만 중앙부는 최대 너비 15m 정도의 부채꼴이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새로 확인된 수로는 오랫동안 알려져 왔던 수로와는 다른 것으로, 이번 발굴을 통해 삼국 시대에는 넓었던 하천 폭을 통일신라에 들어서면서 좁혀 사용했고, 고려 전기까지 사용하다 폐기한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설명했다.

발천(撥川)은 경북 경주 동궁과 월지에서 월성 북쪽과 계림을 지나 남천으로 흐르는 하천이다. 이 하천의 이름은 신라 시조 박혁거세의 왕비 알영과 관련된 삼국유사의 기록에서 유래됐다. 삼국유사 권 1 기이 1편에 "사량리 알영정에 계룡이 나타나 왼쪽 옆구리로 여자아이를 낳았는데 입술이 닭의 부리 같아 목욕을 시켰더니 그 부리가 퉁겨져 떨어졌으므로 그 천의 이름을 발천이라 하였다"라고 기록돼 있다.

아울러 발굴조사에는 760년(경덕왕 19년) 축조된 경주 춘양교 터와 월정교 터보다 제작 시기가 훨씬 앞서는 것으로 추정되는 7세기 후반 석교 터도 발견했다.

석교 터는 하천의 너비가 5.2m인 것에 비해 다리 너비가 교각을 기준으로 11m가 넘는다. 잘 다듬어진 장대석을 이용해 양쪽 교대를 만들고 하부에는 교각과 교각 받침석 7개가 거의 같은 간격으로 배치했다. 이외에 난간석·팔각기둥·사각기둥과 청판석 등의 석재가 상부에서 흩어진 채로 확인됐다.

또 석교지 북쪽의 도로에는 초석(礎石)과 적심석(積心石·돌을 쌓을 때 안쪽에 심을 박아 쌓은 돌)이 확인돼 기와집 문의 흔적(門址·문지)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신문왕 3년(683) 왕궁의 북문에서 일길찬(신라 시대 17관등 가운데 7번째 등급) 김흠운의 어린 딸을 왕비로 정하고 성대하게 맞이하였다"라는 삼국사기 기록으로 보아 이번 도로 유구의 발굴은 신라왕궁 북문의 위치를 밝힐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도로 서쪽 경계부는 잘 다듬어진 화강암으로 암거식(暗渠式·물을 대거나 빼기 위해 땅속이나 구조물 밑으로 낸 도랑) 배수로를 설치했으며, 통일신라 석교 터와 연결되는 도로는 너비 20m 정도로, 잔자갈이 깔린 도로면 위에서는 수레바퀴 흔적도 확인됐다.

문화재청·경북도·경주시는 발굴조사 성과 공유를 위해 오는 29일 오전 10시에 발천 유적 조사 현장을 공개한다. 또 29·30일 이틀간 라한셀렉트 경주에서 '발천, 신라왕경의 옛 물길'을 주제로 발천 복원·정비 방안을 논의하는 학술대회를 연다. 현장 공개와 학술대회는 문화재청 유튜브 채널을 통해 볼 수 있다.


송종욱기자 sj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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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욱 기자

경주 담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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