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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車부품기업 오너에게 듣는다 .3] 손일호 경창산업〈주〉 회장

2021-06-02

"지역 차부품 자생력 강해…기업하기 좋은 환경 되면 바랄 게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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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일호 경창산업〈주〉 회장이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변화·신뢰·절제를 기반으로 한 '정도(正道) 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손동욱기자

올해로 창사 60년이 된 경창산업〈주〉의 손일호 회장은 '정도(正道) 경영'을 강조한다. '변화' '신뢰' '절제'를 기반으로 한 정도 경영은 손 회장의 부친이자 손기창 경창산업 창업주의 경영철학이기도 하다. 60년 경창 역사에서 세 번의 큰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아흔아홉의 나이에도 하루도 빠짐 없이 오전 8시면 출근하고 있는 부친의 열정과 성실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손 회장은 전했다. 대구경북 자동차부품 업계를 이끌고 있는 경창산업 손 회장을 지난달 25일 대구 성서산업단지 경창산업 본사에서 만나 위기 극복 과정과 미래차에 대한 대비 등에 대해 들어봤다.

변화·신뢰·절제의 '正道 경영'
창업주 부친 경영철학 잇는 중
3세까지 가업 승계 잘 이뤄져
기업수명 30년 고비 훌쩍 넘겨

사업환경 변화 등 구조적 위기
경창 힘으로만 극복 쉽지않아
친환경·자율주행차시대 대비
구동모터 중심으로 재편 집중

대기업 있어야 산업전반 활력
지역 유치전 꾸준히 추진돼야


▶경창산업이 올해로 창사 60주년을 맞았다. 사람으로 보면 회갑인데.

"기업 수명은 대부분 30년으로 본다. 그 이유는 30∼40대에 기업 경영을 시작해 70세 전후에 2세에게 물려주면서 여러 어려움에 봉착하기 때문이다. 아들이 무능하거나, 1세가 권력을 내놓지 않거나, 시대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30년의 고비를 넘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경창산업은 3세까지 경영수업에 나서는 등 현재까진 잘 이뤄지고 있는 것 같아 그나마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 같은데.

"60년간 변화가 많았다. 경창산업은 1961년 부친이 대구 동인동 작은 창고에서 종업원 7명의 자전거부품 회사로 시작했다. 1972년부터 자동차부품으로 업종을 변경한 뒤에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생산품목도 많이 바뀌었다. 처음엔 와이퍼로 시작해 차량용 케이블, 미션에 이어 전기모터까지 다양한 제품을 생산했다. 미래차 시대가 시작되면서 더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경창은 앞으로도 계속 변화해야 한다. 변화를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2세인데 자동차부품업과 인연은 언제부터.

"군 복무를 마치고 나서 대학생 신분이던 1977년부터 사실상 경창 업무를 봤다고 보면 된다. 대학을 졸업하고 이듬해인 1979년 7월 정식 입사했다. 부친의 가업을 승계하기 위해 경창에 들어왔고 1991년부터 경영을 맡고 있다."

▶60년이면 어려움도 많았을 건데, 어떻게 극복해서 지금까지 왔는지.

"크게 세 번의 어려움이 있었다. 지금도 어려움 속에 있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는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때다. 정부가 연간 자동차 100만대 생산 계획을 밝히면서 공장 증설을 3배 규모로 확대하는 대규모 투자를 했는데, 박 대통령 서거 후 10만대 생산에 그치면서 정말 막막했다. 당시 부친이 대구 시내의 땅을 다 팔아 부도를 막았다. 솔직히 지금 생각하면 아쉽다. 하지만 부친은 회사를 경영하면서 번 돈으로 산 땅이기에 회사를 위해 써야 한다며 가족들의 반대에도 전부 팔았다. 두 번째는 IMF 외환위기 때다. IMF보다 당시 1년 가까이 계속된 현대자동차 노사 분규가 컸다. 1996년부터 연매출보다 더 많은 금액을 미션 부분에 투자하며 어려움이 상당히 컸다. 현대차 노사 분규로 1년간 매출이 거의 없었다. 답을 찾지 못할 정도로 답답했는데, 노사가 화합해서 극복할 수 있었다. 당시를 생각하면 직원들에게 고마움 마음이 지금까지도 있다."

▶당시 부도까지 생각하고 여러 고민을 했다고 들었는데.

"사실 부도라는 경우의 수까지 생각했다. 큰 딸이 고3이라 걱정이 더 컸다. 그때 딸에게 한 말이 기억이 난다. '부도가 나도 나는 회사를 살리고, 엄마는 가정을 지키고, 너는 공부를 해야 한다'고 했다. 어려움을 극복했으니 지금 이런 말도 할 수 있는 것 같다. 세 번째 위기는 최근의 3년 연속 적자다. 작년부터 흑자로 전환했지만 힘든 시기를 보냈다. 이번에도 노사가 힘을 합쳐 극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위기는 과거 두 차례 위기와는 좀 다른 것 같다. 과거의 위기는 매출 감소였지만 지금은 구조적 문제다. 인건비 상승, 사업환경 변화, 경쟁력 약화가 핵심인 듯하다. 경창산업 힘으로만 극복이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경영철학이 있다면.

"부친의 경영 철학인 '정도 경영'이 저의 경영 철학이기도 하다. 변화, 신뢰, 절제로 설명할 수 있는 정도경영은 우선 시대에 따라 회사가 변화하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한다. 둘째 노사화합, 고객과의 신뢰, 협력업체와의 신뢰, 사회에 대한 신뢰가 없는 기업은 존재 이유가 없다고 본다. 셋째 아끼는 것도 절제지만 하고 싶은 것을 안 하는 것도 절제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사업재편계획 승인을 받았는데, 미래차 준비는 어떻게.

"벌써 200개가 넘는 기업들이 사업재편계획을 승인 받을 만큼 많은 기업이 지금이 아닌 다음을 준비하고 있다. 경창도 미래차로 넘어가기 위해 구동모터 중심으로 사업재편계획을 승인 받았다. 기존 사업에서도 최선을 다해야 하고 친환경·자율주행으로 대표되는 미래차 시대에도 대비하기 위해 전동화·전장화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직원 300명 정도가 미래차에 전념하고 있다. 내연 차량도 무시할 수 없는 터라 지금은 미래차에 역량을 100%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미래는 미래차에 사활을 걸려고 한다."

▶김상태 평화발레오 회장과 함께 이번에 대구상의 부회장직을 물러났는데.

"이재하 대구상의 회장의 재임도 회장직을 맡으려는 인물이 없어 어쩔 수 없이 한번 더 하게 된 것인데, 우리처럼 나이 많은 부회장이 버티고 있으면 다음에도 회장을 하려는 인물이 없을 것이다. 상의가 조금이라도 젊어질 수 있도록 김 회장과 함께 물러나기로 했다."

▶지역에서 자동차부품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데, 위기라면 위기다.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지역 섬유 업계에서는 각종 단체 등을 통해 정부 사업을 많이 따 오고 했는데, 자동차부품 업계는 그런 것 없이도 이만큼 성장한 것을 보면 자생력이 더 강한 것 같다. 정부와 대구시에서 기업하기 좋은 환경만 만들어주면 다 잘 할 것 같다. 대구시에서는 유능한 인재를 많이 확보해 주고, 정부에서는 노조의 부당행위에 대한 제대로 된 규제만 해 주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지역 경제의 문제점이라면.

"대구에 제대로 된 대기업 하나 없는 것이 크다고 본다. 어떻게든 대기업 한두 개가 있어야 산업 전반에 걸쳐 활력이 생긴다. 구미를 보더라도 대기업들이 빠져 나가면서 심각한 상황을 맞고 있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지만 앞으로도 대구에 대기업을 유치하는 것은 꾸준히 추진돼야 한다."

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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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수

편집국 경북본사 1부장 임성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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