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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국건정치칼럼] 예측가능 與, 오리무중 野

2021-06-21

대선후보 경쟁구도 차이
순혈인 여권은 질서정연
출신성분 제각각 야권은
물과 기름처럼 겉돌면서
혼돈 빠지는 대선스케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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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본부장

원래부터 한 집안인 여권은 질서가 각이 잡혔고, 예측가능하며, 중심이 딱 서 있다. 여러 집안이 뒤섞인 야권은 질서가 안 잡혀 어지럽고, 예측 불가능하며, 좀체 중심이 보이지 않는다. 차기 대통령선거 후보 선출에 돌입한 여야의 극명한 차이점이다. 더불어민주당 후보 경쟁은 '1강(이재명)·1중(이낙연)·1약(정세균)' 구도로 쭉 이어지다 최근 박용진·추미애·이광재 등 여러 명의 다크호스가 등장했다. 역대 대선 때마다 보던 유력 정당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후보경선 시기를 놓고 빨리 확정되고 싶은 1위 주자(이재명)와 추격자들 사이에 마찰이 생겼는데, 그 정도는 대선후보 경쟁에서 양념이다. 원래 민주당 울타리 안에서 커왔던 정치인들이니 티격태격해도 결국은 제자리로 돌아가 정해진 룰에 따라 대표선수를 뽑을 거란 예측이 가능하다. 비문(非文) 이재명으로 굳어지면 친문(親文)이 반란을 일으켜 범여권 후보가 둘 나올지도 모른다는 관측은 보수의 희망 사항일 뿐이다. 진보 진영은 공동의 위기 앞에선 내부의 적과 완전히 등을 돌리지 않을 정도로 중심이 서 있다. 보수진영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두고 공멸인 줄 알면서도 둘로 쪼개진 일 같은 건 진보에서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범야권의 대선후보 경쟁은 위태롭다. 문재인 정부의 실정에 실망한 유권자 상당수가 정권교체를 바란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속속 발표되지만 '누구를 내세워서?'로 가면 예측이 불가능하다. 범야권 여론조사 1위 주자(윤석열)는 장외(場外)에 머물며 제1야당 국민의힘을 기웃거리기만 한다. 입당 여부를 놓고 호흡을 맞추지 못한 참모(이동훈 대변인)가 열흘 만에 그만두는 일도 벌어졌다. 윤석열의 대안, 플랜 B라는 최재형은 여전히 문재인 정권의 감사원장이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도 장외에서 서성인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합당 조건으로 당명변경을 요구하는 건 천적인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당과 합당하기 싫다는 메시지다. 이준석은 '자강론'을 강조하며 장외 주자의 입당이나 국민의당과의 합당에 미온적이다. 하지만 당내 주자들은 확장성에 한계를 노출한 인물들로 채워져 있다. 대구에서 탄핵이 정당했다고 외친 이준석의 대권주자 자강론 대상에 탄핵찬성파인 유승민·원희룡·하태경이 나란히 들어간 점도 시빗거리다.

어쨌거나 범야권 대권주자들은 차고 넘친다. 그런데 순혈(純血) 일색인 민주당과 달리 출신성분이 다양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발탁한 인물(윤석열·최재형·김동연), 민주당과 합쳤다가 헤어진 인물(안철수), 직전 당 대선후보였지만 아직 복당도 못한 인물(홍준표), 탄핵국면에서 정통 보수정당을 떠났다가 복귀한 인물(유승민·원희룡·하태경)이 현재로선 범야권의 잠룡군을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황교안·김태호·안상수 등도 대권도전 의지를 밝히니 갑자기 후보 풍년이다. 하지만 한 명씩 뜯어보면 도저히 같은 울타리 안에서 공존하거나 선의의 경쟁을 할 걸로 상상하기 어려운 인물들도 섞여 있다. 막후에서 킹메이커를 자임하는 원로그룹도 마찬가지다. 하나같이 사심(私心)이 읽힌다. 이 상태론 이준석의 말대로 10가지 고명만 밥 위에 보기 좋게 올려져 있다가 제대로 비벼지지도 못하는 사이에 선거가 지나가 버릴지도 모른다. 큰 그림을 그리며 교통정리 할 인물이 필요한데 보수 안에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를 거치며 보수의 중심이 사라져버린 까닭이다.
서울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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