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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취수원 해법을 찾다] (하) 지역상생 기틀 마련해야…대구, 해평취수원 이용 '물꼬'…구미 일부 반발 설득 과제로

2021-10-06
[대구 취수원 해법을 찾다] (하) 지역상생 기틀 마련해야…대구, 해평취수원 이용 물꼬…구미 일부 반발 설득 과제로
구미시가 대구시와 공동이용하는 것을 조건부 수용한 해평취수원.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구미 해평취수원을 대구취수원으로 공동이용하는 내용의 '낙동강통합물관리방안'에 대해 구미시가 조건부 수용방침을 밝히면서 대구시의 30년 숙원인 취수원 이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해평취수원에서의 전량 취수를 고집했던 대구시가 구미에서 하루 30만t을 가져오고 대구취수장에서 초고도 정수처리를 통해 하루 28만t을 취수하는 취수원 다변화로 방향을 틀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하지만 구미시의회와 일부 주민의 반발이 변수다. 이들의 설득 여부에 취수원 다변화의 성패가 달렸다.

구미시장 용기 있는 결단으로
하루 30만t 취수 '조건부 합의'
시의회 "민의 배제된 졸속결정"

대구시, 상생안 추진으로 화답
국책사업 추진에도 적극 협력


◆물꼬는 텄으나

대구취수원 이전문제는 구미시장들에게는 피하고 싶은 사안이었다. 하지만 장세용 구미시장은 정치적 부담이 큰 이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장 시장의 용단이 대구시민들로선 어둠 속 한 줄기 빛처럼 반갑다. 대구와 구미는 오랜 불신과 오해를 털고 물 문제 해결의 물꼬를 텄다.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당장 구미 지역구 국회의원과 구미시의회의 반발이 크다. 지역구 국회의원은 공동성명을 통해 "주민의견 청취가 배제된 절차적 문제와 낙동강 유역 수질 개선이라는 근본적인 해결책 제시조차 없는 짜 맞추기, 졸속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구미시의회도 낙동강통합물관리방안을 정치적 힘의 논리를 이용해 일방적으로 심의·의결했다며 철회를 촉구했다. 일부 시민단체도 "취수장 이전으로 인한 피해는 해평면만이 아닌 구미시민과 구미산단 전체의 피해"라며 반대했다.

◆대구시의 진정성 있는 설득 필요

구미시가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린 만큼 대구시의 추후 대처가 중요하다. 대구시는 대구와 구미가 상생 발전할 방안을 지속해서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해평취수장을 공동 이용할 경우 연간 100억원 규모의 상생기금을 조성해 해평 등 상수원보호구역 주민에게 지원한다. 구미경제 활성화를 위한 국책사업 추진에도 적극 협력한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최근 김부겸 국무총리를 만나 구미의 숙원인 'KTX 구미역사 신설'을 건의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대구시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연결도로 건설 △구미5산단 규제 완화 등 경제발전의 토대 마련 △농축산물 직거래 장터 운영 등 농가 소득 증대에도 힘을 쏟는다.

하지만 물질적 대가만으로 취수원 문제를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 취수원 이전을 반대하는 이들의 말처럼 자칫 '낙동강 물을 대가성 거래 대상으로 전락'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진정성을 가지고 구미시민을 설득해 마음을 얻어야 한다. 취수원 이전을 두고 오랜 갈등을 빚어온 것이 대구시의 일방적인 밀어붙이기 때문이라는 지적을 허투루 들어선 안 된다.

대구와 경북은 예부터 한 뿌리임을 강조해왔다. 다시 하나가 되기 위해 행정통합이라는 장대한 길을 걷기 시작했다. 특히 대구와 구미는 지척의 이웃이고 대구엔 구미 출신이 많이 산다. 구미에 새로운 활력을 줄 대구경북통합신공항도 구미 바로 옆에 들어선다. 구미와 대구는 이미 한 생활권이나 다름없다. 상생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취수원 이전 외에도 광역경제권 구축 등에서 유기적인 협조체제가 필요하다.

◆수질 개선 노력 필요

대구시는 낙동강의 수질 개선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대구가 오랫동안 물로 인해 고통을 겪었던 만큼 후손과 낙동강 하류지역 주민이 같은 고통을 겪지 않도록 수질 개선에 힘써야 한다. 성서산단 등에서 배출하는 공장 폐수를 현재보다 훨씬 고도화된 시스템으로 처리해 낙동강 하류지역 주민이 수질문제로 고통받지 않게 해야 한다. 노후 하수관로 정비사업, 비점오염저감시설 확대 설치 등으로 도심내 오염원이 하천에 직접 방류되는 것도 차단해야 함은 물론이다. 그래야 대구시가 현재 2급수 수준을 장기적으로 1급수까지 개선하겠다는 계획이 실현된다.

김수영 논설위원 sykim@yeongnam.com

"취수원 공동 이용 소모적 논쟁 끝내야"

[대구 취수원 해법을 찾다] (하) 지역상생 기틀 마련해야…대구, 해평취수원 이용 물꼬…구미 일부 반발 설득 과제로
장세용 구미시장은 "30년 넘게 이어져온 낙동강 물에 대한 소모적 논쟁을 끝내야 한다. 해평취수원 공동 이용은 대구경북의 상생발전을 위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이지용기자
■ 장세용 구미시장

구미시로서는 해평취수원을 대구와 공동 이용키로 한 게 분명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장세용 시장이 용단을 내린 것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조건부 수용을 했다.

"낙동강 물을 둘러싼 갈등이 30년 넘게 이어졌다. 물은 누구의 것이 아니라 구미와 경북, 나아가 국민의 것이다. 공공재로서 물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 구미와 대구의 취수원 공동이용 문제는 오랜 갈등을 유발했다. 소모적 논쟁을 끝내야 한다. 앞으로 대구경북은 하나의 메가시티로 통합한다. 대구경북의 상생발전을 위한 선택이었다."

▶반대 목소리도 있는데.

"취수원 공동 이용은 주민동의를 전제로 했기 때문에 구미와 대구, 경북이 함께 주민을 설득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 주민동의 문제는 환경부와 협의하겠지만, 객관적 공정성을 고려해 시에서 추진하기보단 공신력 있는 언론사, 조사기관을 통한 설문조사 등의 방법을 논의 중이다. 구미시의회와 지역구 국회의원의 의견도 참고하겠으나 구미 미래를 위한 생산적 논의가 필요하다. 시민도 무조건적 반대를 벗어나 협치·상생이라는 가치와 함께 확실한 실리를 얻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장기적으로 상수원보호구역이 확대되고 대구시 지원책도 흐지부지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취수원 이전문제는 구미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사안이라는 것을 잘 알고, 반대주민의 우려를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 환경부도 이를 알고 있기에 상수원보호구역 확대는 없다는 것을 통합물관리방안 심의·의결 시 명문화했다. 구미시는 환경부 입장을 수용하면서 주민의 재산과 권익을 철저히 보호할 것이다. 조금이라도 피해가 생기면 원점으로 돌아간다. 향후 체결할 협정서에 제도적 장치를 확실히 마련하겠다."

▶국가정책사업과 관련해 정부에 요구할 것은.

"KTX 구미역사 신설, 구미 5산단 규제 완화 등에 대해 논의 중이다. 구미시는 과거 수출의 전초기지 역할을 했으나 지금은 어려운 처지다. 취수원 공동 이용을 기회로 구미와 대구경북 발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이다." 김수영 논설위원

"대구시의 낙동강 수질 개선 선행돼야"
[대구 취수원 해법을 찾다] (하) 지역상생 기틀 마련해야…대구, 해평취수원 이용 물꼬…구미 일부 반발 설득 과제로
김재상 구미시의회 의장은 해평취수원 공동 이용을 논의하기 전에 대구시의 낙동강 수질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 김재상 구미시의회 의장

구미시의회는 해평취수원 공동이용을 조건부 수용한 구미시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취수원 공동이용을 무작정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김재상 구미시의회 의장은 "취수원 공동이용 전 대구시의 낙동강 수질 개선이 선행돼야 하고 공동이용을 위해선 구미시의 철저한 준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평취수원 공동이용과 관련해 구미시와 견해가 다른데.

"해평취수원은 구미시민과 기업이 사용하는 생활용수·공업용수를 공급하는 곳으로 시민 삶과 직결된다. 구미시의회는 지난 8월 낙동강통합물관리방안과 관련해 시민 의견 수렴, 낙동강 수질 개선 대책 마련 등을 통해 근본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을 찾자는 내용의 성명서를 냈다. 그러나 구미시는 이틀 후 조건부 수용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낙동강통합물관리 방안에 대해 재검증을 요구했다.

"낙동강유역통합물관리 방안 마련 연구 용역이 대구시에 유리하게 변경됐다는 의혹이 있다. 객관적인 판단을 위해 이에 대한 검증 용역과 대구취수원 구미 이전에 따른 영향분석 용역 추진을 집행기관에 요구했다. 현재 검증용역이 진행 중이며 영향분석 용역은 검토·준비 중이다."

▶낙동강통합물관리 방안 용역의 문제점은.

"낙동강통합물관리방안 용역 중간보고 중 지난해 1월과 4월 보고에는 가용수원 첫 번째가 임하댐·영천댐, 두 번째가 대구강변여과수, 세 번째가 고도정수 처리였는데 9월 보고에는 논의된 적 없는 해평취수장이 첫 번째로 올라왔다. 얼마 전 대구 부시장도 퇴임 인사말에서 본인이 환경부에 큰 역할을 해서 변경됐다고 말했다. 용역결과의 신빙성에 문제가 있다."

▶대구시에 바라는 바는.

"물 문제 해결을 위해선 낙동강 본류의 수질 개선이 시급하다. 해평·대구 취수원 모두 낙동강 물이고 2급수다. 낙동강 본류 수질을 2급수 이상으로 개선해야 식수 불안이 해소된다. 구미와 대구가 오염원 차단을 위해 공동 노력해도 부족할 상황에 취수원 이전과 관련된 섣부른 논의는 또다시 물 분쟁을 촉발할 뿐이다."

김수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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