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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식의 산] 관룡산(觀龍山·해발 754m)…병풍같이 둘러진 바위능선 '기암괴석의 전시장'

2021-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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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삼거리 건너보이는 바위봉우리 뒤로 정상이 보인다.

주 능선 '노단이 마을' 이정표 삼거리
사계절 마니아들 찾는 암릉 구간 시작
귀바위·좌선대 각종 바위 촬영 인기
등산로 곳곳 밧줄·안전 시설물 설치
전망대 지나니 용선대 석조여래좌상
관룡사 내려다 보며 가을풍경 감상


창녕군 하면 먼저 화왕산이 떠오른다. 드넓은 억새평원은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명소다. 같은 화왕산군립공원에 속하면서도 많이 알려지지 않은 명소가 한 곳 더 있다. 직선거리로 약 2㎞ 거리에 있는 관룡산이다. 이웃한 산이지만 두 산은 성격이 판이하다. 화왕산은 진달래가 피는 봄과 억새가 출렁이는 가을에 등산객이 많이 찾는다면 관룡산과 구룡산을 잇는 병풍바위 암릉은 4계절 마니아들로부터 사랑받는 곳이다.

관룡산과 구룡산의 유래는 절을 세울 당시 화왕산 정상부 삼지연못에서 아홉 마리의 용이 승천하는 모습을 보고 관룡사로 이름을 짓고, 그 뒤의 산을 구룡산으로 불렀다고 한다. 그 뒤 관룡사가 신라 8대 사찰로 알려지면서 관룡사 뒤에 있는 산이라 하여 관룡산으로 부르게 되었고, 현재는 높이가 비슷한 두 봉우리를 관룡산과 구룡산으로 구분해 이름이 붙여졌다.

아직 마음의 준비가 덜 되었는데 예고도 없이 겨울이 성큼 다가온 느낌이다. 곱게 물들어가는 단풍을 기대하다가 가을 문턱에 들어서자마자 영하의 기온을 보이며 채 물들기도 전에 단풍잎이 말라든다. 기온변화가 심한, 계절이 교차하는 이즈음에 혼자 산행에 나서기 두려운 지인들 연락이 많은 편인데 이번에는 친구가 연락이 왔다.

"어디 갈 낀데?" "관룡산." "같이 갈까?" "같이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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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룡사 입구 옥천매표소 부근에서 본 관룡산.

관룡사 입구 주차장에는 이른 아침임에도 꽤 많은 차들이 주차돼 있다. 축대를 쌓은 석문으로 올라서서 대나무 숲 사이로 난 길을 오르면 관룡사 경내에 들어서게 된다. 대웅전을 중심으로 여러 부속건물이 있는데 임진왜란 때 약사전을 제외하고 모두 불탔다가 1617년에 중건한 건물이다. 약사전(보물 제146호), 관룡사석조여래좌상(보물 제519호), 대웅전(보물 제212호),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 및 대좌(보물 제1730호), 관세음보살벽화(보물 제1816호) 등 보물들이 가득하다. 대웅전 뒤로 잠시 뒤에 오르게 될 바위능선이 병풍을 두르듯 관룡사를 에워싸고 있다.

사천왕문을 나와 산 쪽으로 바라보면 관룡산과 화왕산 일대 등산안내도가 세워져 있다. 정면은 청룡암을 지나 구룡삼거리로 오르는 길이고, 오른쪽은 붉은색으로 구룡산까지 '미지정, 관리하지 않은 등산로임'으로 표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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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룡사를 에워싸듯 병풍처럼 두른 관룡산.

구룡산까지의 암릉구간을 오르기 위해 오른쪽 미지정 등산로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입구에 들어서서 얼마 지나지 않아 부도 2기를 지나고 산허리를 따라 작은 능선을 두어 번 가로질러 오른쪽으로 크게 돌아 나간다. 10여분 돌아나가니 좌우로 '위험' 표시와 안전띠가 쳐져 있다. 완만한 오르막인데 위험하다는 표시가 계속 이어져 의아하지만 조금 더 오르면 그 답이 나온다. 작은 능선 위에 올라서니 움막이 있고, 그 옆에 '송이버섯 채취구역' 현수막이 걸려있다. 송이 움막에서 능선을 따라 오르는 길은 바윗길인데 왼쪽으로 조망이 트이는 바위를 몇 곳 만나는데 진행할 바위능선과 발아래는 관룡사가 내려다보이고 저 멀리 화왕산 정상부 억새평원이 지나야 할 능선 끝에 걸려있다. 밧줄을 타고 오르는 구간을 지나 주능선에 올라서니 '노단이마을 0.9㎞, 관룡산 1.3㎞'로 적은 이정표 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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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선대 석조여래좌상.

여기부터가 본격적인 암릉구간이 시작된다. 귀바위, 좌선대로 불리는 바위 등 기암괴석 전시장 같은 능선을 더듬듯 넘어선다. '등산로 아님' 위험 표지판이 세워져 있고 대부분 우회하는 길도 있지만 줄곧 바위구간만 넘는다. 앞서간 산객들은 풍경이 좋은 바위를 만나면 교대로 바위 위에 올라서서 기념촬영 하느라 바쁘다. 몇 번의 바위봉우리를 넘어 민둥한 봉우리에 올라서니 Y자 삼거리인데 오른쪽은 부곡온천, 왼쪽은 진행할 관룡산과 화왕산으로 표시되어 있다. 오른쪽으로 50m 거리에 사방이 숲에 가려 조망은 어렵지만 작은 표석이 있는 구룡산 정상이다.

오르던 Y자 삼거리까지 되돌아 나와 왼쪽 화왕산 방향으로 길을 잡아 내려서면 철쭉 군락지를 지나면 오른쪽으로 부곡온천 이정표가 있고 정면의 바위구간은 출입금지 푯말이 나무에 걸려있다. 부곡온천 방향으로 크게 돌아 우회길이 있지만 직진해 바위구간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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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출산 구정봉을 닮은 바위.

바위가 움푹 파여 물이 고였는데 월출산의 구정봉을 닮은 바위를 지나니 밧줄이 묶여있기는 하지만 오르기는 쉬워도 몸을 돌려 기듯이 내려서야 하는 위태로운 구간을 지난다. 정면으로 건너다보이는 우뚝한 바위봉우리 뒤로 숲에 가린 정상이 보인다.

어렵사리 안부에 내려서서 청룡암에서 올라온 길과 만나니 등산로는 더욱 선명해지고 밧줄과 안전시설물을 설치해두어 지나온 길과는 딴판이다. 가벼운 복장으로 올라온 산객까지 합류하니 오랜만에 느껴보는 주말의 산길답다. 잠시 숲길이다가 좌우로 밧줄을 설치한 구간을 오르니 지나온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 좋은 바위봉우리를 만난다. 이후는 완만한 숲길이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봉우리에 올라서게 되는데 사방이 숲에 가려 조망이 어려운 관룡산 정상이다. 참나무 아래에 정상 표석이 놓였고, 그 앞은 수풀이 무성한 헬기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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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식 (대구등산아카데미 강사)

직진은 화왕산 방향, 하산은 용선대 방향의 헬기장 끝에 보이는 나무계단을 내려서면 된다. 마사토가 깔린 바윗길인 데다가 경사가 심해 조심스럽지만 계단이며 밧줄이 설치되어 있어 위험하지는 않다. 용선대가 내려다보이는 전망대를 지나 갈림길에서 계단을 오르면 관룡산 용선대 석조여래좌상(보물 제295호)과 만난다. 넓은 바위가 용선을 닮아 붙여진 이름이며 용선 위에 놓인 불상은 관룡사를 내려다보며 앉아있다. 용선대에서 내려서면 계단과 데크가 깔린 평탄한 길인데 10분 정도면 관룡사 경내로 들어서게 된다. 오전의 차갑던 기온이 올라 경내는 따사롭기까지 하고, 뜰에 가득한 국화꽃 망울들이 아직은 가을이라며 소곤대는 듯하다.

대구등산아카데미 강사 apeloil@hanmail.net

☞산행길잡이

관룡사 -(30분)- 능선 갈림길(움막) -(20분)- 노단이마을 삼거리 -(40분)- 구룡산 -(30분)- 구룡삼거리 -(30분)- 관룡산 정상 -(40분)- 용선대 -(10분)- 관룡사

관룡산은 억새 군락지로 유명한 화왕산군립공원에 포함되어 있으나 화왕산의 명성에 가려 많이 알려지지 않은 산이다. 화왕산 정상부는 민둥산이지만 관룡산 주능선은 바위능선을 이루고 있어 서로 대조적이다. 관룡사에서 청룡암, 구룡삼거리로 올라 관룡산을 한 바퀴 돌면 약 3.5㎞로 3시간 남짓 소요되고, 소개한 구룡산, 관룡산을 이으면 약 5㎞ 거리로 4시간 30분 정도면 넉넉하다.

☞교통

중부내륙고속도로 창녕IC에서 내려 직진으로 우포, 유어농로를 따라 약 1㎞를 간 다음 삼거리에서 창녕군공설장례식장 방향으로 좌회전해 탐하로를 따른다. 약 1.8㎞를 가면 고속도로 아래 통로를 지나 창원방향의 경남대로를 따른다. 약 5㎞를 가면 계성, 화왕산군립공원 방향으로 내려 계성교를 건너 좌회전으로 약 6㎞를 가면 옥천매표소 앞 주차장이 나온다. 대형차라면 이곳에 주차해야 하고, 소형이라면 화왕산군립공원 관룡사방향 좌측 길을 따라 약 2㎞를 가면 관룡사 아래 주차장이 나온다.

☞주소

경남 창녕군 창녕읍 화왕산관룡사길 171(관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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