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구시장 선거는 보수의 아성 대구에서 모처럼 펼쳐진 역대급 전투였다. 시민들은 투표를 통한 정치 효능감을 마음껏 느꼈다. 국민의힘 추경호 후보의 당선은 그야말로 롤러코스터 끝의 안착이었다. 그는 당 공천 확정 이전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1 대 1 가상대결 여론조사에서 10%대 격차로 밀렸다. 선거전이 개시되면서 지지세가 서로 딱 붙었다. 개표 과정도 드라마틱했다. 사전투표의 변수가 숨은 탓이기도 했으나, 초반 열세를 딛고 역전승했다. 53.92 % 대 45.05% 11만5천표 차이였다.
우리는 이 과정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흔히 인용되듯 민심이란 '일반 의지(general will)'가 무섭다는 점을 깨닫는다. 엎치락 뒤치락 개표 과정은 대구시민들에게 잠시나마 신념이 다른 상대진영을 떠올리고, 대구의 미래를 고심하는 시간이 됐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승패가 가려진 직후 두 후보가 던진 소감부터 먼저 기억해야 한다.
김 후보는 승자의 당선부터 축하했다. "나 자신의 패배이지 변화를 열망하는 시민의 패배는 아니다"고 했다. "경쟁이 대구에서 벌어지면서 서비스로서의 정치 가능성을 보았다"고 평했다. 총리와 4선 의원의 성숙도가 묻어 있다. 추 후보도 호응했다. "김 후보에게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대구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은 다르지 않았다"고 상대를 인정하면서 "선거과정에서 제시된 의견과 제안 역시 경청하겠다"고 밝혔다. 그렇다. 경쟁속에 제기된 대구의 문제, 대구의 비전을 우리는 공유해야 한다.
대구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경제는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다. 그게 정치적 퇴행에서 오는 것이든 대구 시민사회 전반의 몰자각에서 오는 것이든 절절한 변화를 요구한다. 당선자 추경호의 '독한 의지'가 필요하다. 신공항의 국가재정 사업화에서부터 반도체, 테슬라 공장, 대기업 유치는 화려하나 야당 시장으로서는 솔직히 버거운 공약이다. 독해야 하는 까닭이다. 낙선했으나 58만6천명의 유권자가 밀어준 김부겸의 지원 사격이 보태져야 한다.
한국은 중앙집권 국가이고, 대통령 이하 중앙행정부의 권한은 막강하다. 김 후보는 여야 협치와 대구 예산폭탄을 공언했었다. 지체된 TK신공항이 삽을 뜰 수 있도록 1조원 재정지원도 약속했다. 민주당 정권이 대구 민심의 균형추를 진정 인정한다면 없던 일이 되서는 안될 것이다. 물론 국민의힘 12명 국회의원도 더는 손을 놓고 있어서는 곤란하다. 6·3 대격돌을 겪으며 우리는 대구의 문제를 다시 인식했다. 대구의 갈 길이 멀다는 점도 새삼 깨달았다. 그 자각은 대구도약의 충전 에너지로 변환돼야 한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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