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 불고 있는 한류열풍
한국과 韓문화의 이해 위해
추천하는 일연의 '삼국유사'
단군신화를 최초 제시한 책
한민족의 문명·역사를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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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칸 앞잘 아흐메드 경북대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연구교수 |
한류 열풍은 이제 인도에서도 대단하게 불고 있다. 한국에서 한국 현대문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최초의 인도인으로서 항상 인도 지인들로부터 아래와 같은 질문들을 받는다.
"한국은 어떠한 나라인가요?" "한국과 한국문화를 잘 이해하려면 어느 책을 반드시 읽어야 하나요?" 내가 그들에게 제공해주는 답은 늘 "한국은 '단군의 나라'와 '삼국유사의 나라'"라고 이야기한다.
삼국유사는 한국어를 아는 외국인에게도 어려운 책이다. 그러나 한국을 잘 알려면 삼국유사에 대해 어느 정도 알 필요는 있다.
삼국유사(三國遺事)는 신라, 고구려, 백제라는 삼국의 역사를 기록한 삼국사기 이후에 나온 고서다. 이는 삼국에서 발생한 신이(新異)한 일이라는 의미를 지닌다고 하지만 누락한 이야기들이라는 의미도 있다.
삼국유사의 저자는 고려 시대의 불교 고승인 일연이다. 그는 영남지역인 군위에서 삼국사기의 누락한, 신비스러운 여러 제왕의 모습과 다양한 이야기들을 상세하게 기술하였다. 이 점을 보아 일연은 신화가 있는 나라들이 가지는 문명국가의 이미지를 중요시했음을 알 수 있다.
신화가 있으면 문명이 있다. 중국 신화에는 여와·헌원황제·염제신농이 있고, 그리스 신화에는 프로메테우스와 아테나 등이 있다. 인도 신화엔 인드라가 있고, 유대 신화엔 여호와가 있다. 또 기독 신화와 이슬람 신화에 아담과 이브가 있다.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는 한국의 신이한 단군에 대해선 일연이 최초로 책을 통해 제시해주었다. 일연에 따르면 단군에게는 고조선의 건국자로 환인(제석천)이라는 할아버지와 환웅이라는 아버지가 있다. 어머니는 원래 곰이었으나 환웅에게 인간이 되기를 기도하였다가 수행 끝에 인간이 된 후 환웅과 부부가 되어 한민족의 뿌리인 단군을 낳았다. 한국은 단군 신화가 있음으로 인해 문명국가가 된 만큼 일연은 한국 역사를 위대하게 만든 학자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보편적으로 신화를 현실로 믿는 인도인들에게 이 정도로만 공유하는 것은 불충분하다. 각 문명의 신화에 대한 각각의 인식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예컨대 단군의 후손이 한민족이고, 황제의 후손이 한족이고, 인드라의 후손이 힌두이고, 여호와의 후손이 유대인이고, 아담과 이브의 후손은 기독인이다.
화이(華夷) 관념을 주장한 한족은 자신을 전 세계의 중심으로 자부한다. 유대인은 스스로를 지구상에서 가장 신성한 혈통을 가진 인종이라 본다. 힌두민족은 역시 남보다 자신을 더 높여서 본다. 가령 각 신화에서 발전된 각 민족들이 오직 자신만을 신성시한다면 기타 문명국을 비하하게 될 수 있다.
따라서 나는 인드라의 후손인 인도인들에게 "삼국유사는 인도의 베다와 마하바라타와 같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것은 서구의 성경, 중국의 사기나 논어와도 같다"고 한다. 즉 모든 신화와 그 민족은 다 신성하다.
일연은 삼국유사에서 문명을 상징하는 신화의 색채를 활용하여 한민족의 역사를 김부식의 것보다 더 훌륭하게 기술했을 뿐만 아니라 유교와 불교의 교육 이념을 동원하여 이상적인 국가의 건설을 위해 노력했다.
그만큼 삼국유사는 한국문명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다양한 언어로 삼국유사를 전 세계에 정확하게 번역하고 소개함으로써 한류열풍과 더불어 한국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다.
칸 앞잘 아흐메드 <경북대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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